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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안 동문리 마애삼존불입상을 보다

사내대장부 기행 46

2023.10.29(일) 17:45:31사내대장부(danjung638@gmail.com)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태안 동문리 마애삼존불입상을 보다]



사내대장부 기행 46

태안 동문리 마애삼존불입상을 보다 사진

필자는 태안 동문리 마애삼존불입상을 보고 왔다. 백화산을 몇 번 올라가긴 했어도 마애삼존불입상을 보는 것은 괜스레 귀찮아서 보지 않고 지나쳤는데 이번에는 다행히 귀찮아하는 마음을 이겨내고 보고 왔다. 사실 태안 동문리 마애삼존불입상이 국보였다는 사실을 알았다면, 진즉에 한 번 보고 왔을 텐데 이렇게나 유명한지는 몰랐다. 항상 느끼지만, 충남 곳곳에 볼거리들이 왜 이렇게 많은지 놀라울 따름이다. 아울러 최근 날씨는 화창하고 선선해서 구경하는데 불편한 점은 없었다. 그럼 서론은 이쯤에서 넘어가고 태안 동문리 마애삼존불입상에 대해 간단하게 설명하고자 한다.

태안 동문리 마애삼존불입상을 보다 사진

태안 동문리 마애삼존불입상은 지난 2004년 국보로 지정됐다. 특징으로는 일반적인 삼존 배치와 달리, 중앙에 보살, 좌우에 불상을 배치했다고 한다. 일반적인 형태와 달라서 국보로 지정이 된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우리가 일반적으로 보는 불상은 중앙의 보살이 상당히 큰 면적을 차지하는데 태안 동문리 마애삼존불입상은 특이하게도 가운데 불상이 상대적으로 작다. 이런 파격적인 배치와 구도는 보는 이들에게 재미를 선사하고 있다.

태안 동문리 마애삼존불입상을 보다 사진

아울러 좌우의 불상의 형태는 기본적으로 같은데, 오른쪽 불상의 얼굴이 더욱 개성적으로 표현돼 있다. 특히 윤곽이 뚜렷하고 좀 더 입체적으로 표현돼 있는 것이 특징이다. 전문가들은 부여 군수리 석조여래좌상과 비슷하다고 얘기하고 있고 그래서 태안 동문리 마애삼존불입상 백제불의 전통에서 유래하고 있는 것으로 평한다. 또한, 전문가들은 중국 북제 또는 수나라의 장대한 불상 양식 계열의 영향을 받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동문리 마애삼존불입상은 좀 더 위풍당당한 점에서 부처의 위엄을 더욱 명쾌하고 유쾌하게 표현했다는 평이다. 아울러 통견의 불의도 두껍고 힘 있게 처리됐으며, 앞자락이나 두 팔에 걸쳐 내린 옷자락도 묵직하게 표현돼 부처의 위엄을 돋보이게 한다고 한다.

태안 동문리 마애삼존불입상을 보다 사진

그러면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 필자가 태안 동문리 마애삼존불입상을 보고 온 소회를 밝혀 보려고 한다. 처음 마애삼존불입상을 봤을 때 느껴졌던 것은 독특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익히 알고 있는 입상의 모습은 아니었지만, 투박하면서도 어딘지 모르게 톡 튀어나온 불입상의 생김새에서 개성이 느껴졌다. 세월의 흔적 때문에 마애삼존불입상의 얼굴은 보이지 않아서 어떤 표정일까 상상하는 맛도 있었다. 틀에 박힌 일상에 맞춰 살아가는 요즘의 내 모습과는 확연히 달랐다.

태안 동문리 마애삼존불입상을 보다 사진

사실 아무리 부정하고 부정해도 세상이 정한 기준에서 벗어나면 힘든 것은 사실이다. 남들과는 다르다는 것? 그것은 분명 개성이 될 수도 있다. 그러나 독특한 개성을 제대로 뽐내지 못하면 세상에 잡아 먹힌다. 개성은 곧 치부가 되고 비난의 대상이 된다. 다르게 살아볼까 해도 다른 이의 시선에 지레 겁먹고 금방 포기하게 된다. 사실 기준에서 벗어난다고 한들 크게 도전할 수 있는 것이 많지도 않고…. 그러다 보니 대부분이 세상이 정한 틀에 맞춰 살아간다. 맨날 불평불만을 늘어놓으면서.

태안 동문리 마애삼존불입상을 보다 사진

그러나 아득히 먼 옛날. 백제가 한강을 상실한 이후부터 해상 교역의 중심지로 역할을 하기 시작한 태안에 왔던 기술자들은 달랐다. 그들은 자기 작품에 자신의 개성을 마음껏 표출했다. 그래서 필자는 문득 이런 생각들이 들었다. 어쩌면 태안 동문리 마애삼존불입상은 저 시대 기준에서 볼 때 굉장히 독특하고 색다른 도전이 아니었을까? 지금 우리에게 영감을 주는 저 불입상은 어쩌면 당시 시대에 비난의 대상이 됐을 수도 있었겠다는 생각. 여타 다른 기술자와는 다른 길을 갔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물론 시대에 유행 따라 한 것일 수도 있지만, 답답한 요즘 그냥 내 생각을 불상에 대입해봤다.

태안 동문리 마애삼존불입상을 보다 사진

끝으로 태안 동문리 마애삼존불입상의 소회는 이쯤에서 마무리하려고 한다. 아무튼 이날은 날씨도 너무 화창했고 참 구경하기 좋았다. 생각을 달리하고 불상을 바라봐서 그런지 방문객들이 손수 쌓아 올린 돌탑도 다르게만 느껴졌다. 돌탑을 쌓은 이들은 어떤 개성을 갖고 어떤 세상에서 살아갈지 궁금해지는 대목이다. 뭐가 됐든 간에 각자의 기준에 맞게 위축되지 다들 잘 살아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제 곧 단풍이 절정이다. 한적한 주말 오후 또는 평일에 태안 동문리 마애삼존불입상도 보고 주변 풍경도 보며 마음을 힐링해 보시길 바란다.


태안 마애삼존불
충남 태안군 태안읍 원이로 78-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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