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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공주문화예술촌 입주작가 릴레이전<박춘화 전시회>

2023.10.15(일) 12:15:34수화(nabiewha@naver.com)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2023년 공주문화예술촌 입주작가 릴레이전 <박춘화 전시회>2023 공주문화예술촌 입주작가 릴레이전<박춘화 전시회> 사진

2023 공주문화예술촌 입주작가 릴레이전<박춘화 전시회> 사진

 

2023 공주문화예술촌 입주작가 릴레이전<박춘화 전시회> 사진


1. P00l,162*97cm, 장지에 아크릴, 2023


어두운 밤 홀로 공원에 나가 보니 가로등 불빛이 작은 연못을 비추는데 아무도 없다.
나무의 짙푸른 초록 잎은 밤의 어두움에 더욱 검게 보여지고 
가로등 불빛에 연못 안의 물은 낮보다 더 파랗고 싱그럽게 느껴지는데
아무도 없다.
이 쓸쓸하고 외로운 순간에
잠시 멈추어 보자. 

2023 공주문화예술촌 입주작가 릴레이전<박춘화 전시회> 사진


2. 봄이 온다, 150*210cm, 장지에 ,아크릴 2023


다리 밑의 다리 그림자가 어둡다.
다리의 그림자를 벗어나면 겨울의 싸하고 냉랭한 온도의 바람이 뺨을 때릴 것 같다.
그러나 저 곳을 지나가야 한다. 
나무는 겨울을 나기 위해 나뭇잎을 다 떨구고
벌거벗은 몸으로 겨울의 매서움을 몸으로 받고 있다.
벌거벗음이 나무의 살 길이다.
봄의 전령이 오기까지 벌거벗음의 순간을
잠시 멈추어 보자.
 

2023 공주문화예술촌 입주작가 릴레이전<박춘화 전시회> 사진


3. 붉은 그늘을 지나서, 150*210cm, 장지에 아크릴, 2023 


나무는 늘 그 자리에 있다.
하루가 지나 그 다음 날을 알리는 12시 자정에도 
여명이 밝아오는 아침에
새의 지저귐 소리를 듣기 전에도

정오를 알리는 태양이 나무의 머리 위에 있을 때도
태양이 하루를 살고 서쪽으로 기울어 질 때 까지도
나무는 그저 그렇게 서 있다.

해맑게 비추어 주던 태양이 온통 하늘을 붉게 물들이고
그사이 아이의 경쾌한 발 놀림의 몸짓이 계속될 때까지
아이는 혼자가 아니다.
대지와 하늘과 태양이라는 공간과 함께 있다. 
잠시 멈추어 보자. 

2023 공주문화예술촌 입주작가 릴레이전<박춘화 전시회> 사진


4. 설경, 45.5*65.3cm, 장지에 아크릴, 2021


알 것 같은 두려움이 몰려오나 어쩌지 못할 상황에 있을 때 와 같다. 
앞으로 나가야 할지 그대로 멈춰야 할지
더군다나 밝음이 나를 이끌어주지 못할 때 
깊은 숨 들이 쉬고 내 쉬기를 반복하며
잠시 멈추어보자.

2023 공주문화예술촌 입주작가 릴레이전<박춘화 전시회> 사진


5. 야경, 112*165cm, 장지에 아크릴, 2023


작은 불빛 하나에 모든 물체들은 살아난다.
없었던 것이 아니라 존재하고 있던 것이다.
보이고 느껴질 것이다.
잠시 멈추어 보자.

2023 공주문화예술촌 입주작가 릴레이전<박춘화 전시회> 사진


6. 길은 가는 동안, 91*116.5cm, 장지에 아크릴, 2022


늘 곁에 있는 길이다.
밝은 낮의 부산함의 길을 어두운 밤이 감싸고 있다.
답답하거나 무언가가 조여 오는 느낌 속에 있을 때
길을 가는 동안 
가만히
잠시 멈추어 보자.

2023 공주문화예술촌 입주작가 릴레이전<박춘화 전시회> 사진


7. 밤길3, 150*210cm, 장지에 아크릴, 2022


혼자 걷는다는 것은 외로움이 아니다.
외로워서 홀로 걷는 것이다.
...
잠시 멈추어 보자.

2023 공주문화예술촌 입주작가 릴레이전<박춘화 전시회> 사진


8. 산책, 112*162.2cm, 장지에 아크릴, 2021


홀로 걷는다는 것은 성장하기 위해서다.
새벽길이어도 좋고
어둠이 반만 내리는 저녁이어도 좋다.
그 산책 길은 나를 알아가는 시간이다.
그 시간 속에
잠시 멈추어 보자.

2023 공주문화예술촌 입주작가 릴레이전<박춘화 전시회> 사진


9. 큰나무 아래로, 72.7*91cm, 장지에 아크릴, 2023


가로등 불빛만 있는 길에서 만나는 커다란 나무의 그림자는 짙게 드리워 있다.
그래서 더욱 내가 작아지는 순간이다.
어두움 속에 잠시 멈추어 서서 보면 
짙은 그림자는 음영으로만 남고 
걷는 사람은 그저 무심히 걷는다.
그러다 내 발끝이 보이는지
잠시 멈추어 보자. 

2023 공주문화예술촌 입주작가 릴레이전<박춘화 전시회> 사진


10. 야행,116.5*91cm, 장지에 아크릴, 2022


길을 걸으면 그 많던 생각들이 한 순간 사라진다.
낮 동안 들렸던 잡다한 소리는 어둠이 삼켜 버린 듯,

내 쉬고 내 뱉는 내 숨소리만 들리고
저벅거리는 내 발자국 소리만 들리고
또르르르 내 귓 속 이명만 들린다.

내가 나인지 아닌지도 분간이 안 갈 때,
잠시 멈추어 보자.

2023 공주문화예술촌 입주작가 릴레이전<박춘화 전시회> 사진


11. 검고 푸른, 150*210cm, 장지에 아크릴, 2022


바다의 출렁거림에 두려움을 느껴 본 적이 있는가?
바다가 나를 집어 삼켜 버릴 것 같은 무서움을 느껴 본 적이 있는가? 
내가 보고 느낀 바다는 검은 색이었다.
끝이 보이지 않았고 바다의 깊이를 알 수 없었다.

바다는 혼돈이었고
바다는 무(無)였다.

잠시 멈추어 서서 보자.

2023 공주문화예술촌 입주작가 릴레이전<박춘화 전시회> 사진


11. 검고 푸른, 150*210cm, 장지에 아크릴, 2022


어두워야 보이는 것이 빛이다.
오로라의 별빛도 어둠이 있어야 보이는 것처럼.
우리 모두에게도 어둠이 있어 빛이 있는 것이다.

어둠과 두려움과 불안과 우울은 피해가는 것이 아니다.
정면으로 맞이하는 것이다.
잠시 멈추어 서서...


<박춘화 전시회>는 '잠시 멈추다.'의 뜻을 갖고 있다.

작가는 살아가며 모든 불안이나 답답함에서 숨 고르기를 하고
잠시 멈추어 서서 보기를 원한 건 아니었을까?
 도시 생활은 활기차기는 하지만
그 반대로 차갑고 우울하고 두려움이 쌓인 곳일 수도 있다.
또한 군중 속의 외로움을 온전히 감당해야 하는 자기만의 몫인 것이다.

어두움의 표현에서, 혼자 걸어가는 길에서, 가을이 되고 겨울이 오는 길목에서,
살아오면서 힘들었을 때
외로움에 뒤돌아 보기도 하고 지나갈 것 같지 않은 시간을 보내다
잠시 멈추어 서서 보면
다시 봄이 오는 것이 보인다.

잠시 멈추어 서서 보면....


<장지>: 닥나무의 껍질을 벗겨 낸 후 여러 공정을 거쳐 한지가 되고
         한지를 중량을 늘여 두껍게 만들어 낸 종이가 순지이고   
         순지를 2~4겹으로 만들어 낸 것이 장지이다.


장지에 아크릴 아크릴 물감을 매우 묽게 만들어 이를 무수히 반복해 칠해 올린다.
물감의 물성을 종이 위로 스며들고 얹히기를 거듭하며 
그것이 마르고 적셔져 만든 얼룩의 효과와
그 위로 갈필의 스친 효과를 더해 수성의 질펀한 맛과 깊이를 주려고 하였다.
(발췌: 박춘화 작가의 작업노트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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