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통합검색 바로가기
메인메뉴 바로가기
화면컨트롤메뉴
인쇄하기

정책/칼럼

정책/칼럼

충남넷 미디어 > 도민의 눈 > 정책/칼럼

쓰레기, 고물 속에 숨어있는 보물을 찾아라

내포칼럼 - 편세환 서산문화원장

2023.09.25(월) 14:47:14도정신문(deun127@korea.kr)

쓰레기, 고물 속에 숨어있는 보물을 찾아라 사진


쓰레기, 고물 속에 숨어있는 보물을 찾아라 사진


우리 주변에 매일 많은 생활 쓰레기들이 배출되고 있다. 행정당국에서도 이 쓰레기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쓰레기 처리를 위한 소각장을 놓고 지방자치단체 간에도 협조하거나 반목하는 경우를 종종 본다.

어느 지방자치단체에서는 일반 생활 쓰레기 중 재활용이 가능한 것과 소각 처분할 것을 분리수거, 읍면 별로 경진을 시켜 처리하고 있다. 참으로 바람직 한 일이라 여겨진다.

한편 각 지역에는 개인적으로 운영하는 고물상들이 다수 있다. 작은 동산처럼 쌓인 고물 속에는 참으로 귀중한 우리들의 삶의 흔적과 역사적 가치가 있는 유물들이 숨을 죽인 채 주인을 기다리고 있다. 그러나 이 가운데 일부는 용광로 속으로 사라지기도 한다. 

농촌에서 대를 이어 오랜 기간 살던 옛집을 처분하고 도시나 아파트로 이주할 때 버리게 되는 살림도구 속에도 간혹 귀중한 유물이 들어있다. 그뿐만 아니라 한 가정에서 어른이 돌아가시면 그분의 일생을 통하여 기록된 많은 사진이나 관련된 물건(상장, 발령장) 등을 무조건 소각하는 경우를 종종 본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한 장의 사진은 한 편의 논문이나 문서보다도 더 큰 가치를 발휘하게 되는 경우가 종종 있기 때문이다. 

당국에서는 이렇게 무분별하게 처리되는 쓰레기 속에서 보물을 찾아내는 안목으로 전담 수거팀을 구성하여 귀중한 유물을 발굴, 보존하는 것이 어떨까하는 생각이 든다. 오늘 보잘것없은 쓰레기나 폐기물이 내일은 귀중한 역사적 보물이 될 수도 있다. 

현재 각급 지방자치단체가 설립한 국공립, 또는 사립 박물관들이 많이 있다. 다양한 이름의 각종 테마 박물관이나 종합박물관이 그것이다. 

 우리 충청지역은 구석기 시대부터 사람이 살았던 유적과 유구가 곳곳에서 발굴되고 있으며, 특히 백제의 고도인 공주, 부여에서는 그 시대의 유물이 다량 발굴되었기에 국립박물관을 비롯한 많은 유형의 박물관이 집중적으로 설치되어 있다. 

최근 서산시 음암면 부장리 고분군(사적 457호)에서 금동관모, 환두대도, 금동 신발, 철제 초두, 곡옥, 구슬, 중국제 도자기 등 귀중한 우물들이 대량 발굴되어 학계를 놀라게 하였다. 이는 과거 육로가 발달하지 못한 해운(海運)시대, 내포 지역은 외부와의 문물 출입이 활발했던 관문 지역이었기에 한성백제 시대부터 서산지역에는 왕권에 가까운 막강한 세력이 존재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지리적으로 볼 때 충청남도에는 현재 두 갈래의 문화권이 형성되어있다. 즉 금강을 중심으로 금강 문화권과 가야산맥을 중심으로 해양 내포 문화권이 그것이다. 하지만 어찌 된 일인지 금동관모가 발굴된 지역에는 국공립 역사박물관은 고사하고 특수 박물관, 사립 박물관, 수장고도 하나 없는 실정이다. 이 지역에서 발굴되는 유물은 박물관이 없다는 이유로 모두 외지로 반출되고 있기에 주민들은 몹시 안타까워하고 있다.

요즘 다행스럽게 행정당국에서 박물관 설치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여기에 발맞추어 서산문화원에서는 유물 수집 운동을 전개하고 있으나 그 실적이 저조하다. 이는 유물 소장자의 인식 부족이 한 원인이라 할 수 있다. 즉, 이런 것쯤은 박물관에 보존될 가치가 없는 별로 귀한 것이 아니라는 편견과 귀중한 유물은 박물관에 기증하거나 기탁하여 보존하는 방법을 몰라서 개인이 소장함으로써 부식되거나 훼손, 파손되는 경우를 본다. 당국에서도 유물 구입에 인색하지 말고 예산을 충분히 확보하여 보존가치가 있는 유물은 사전에 서서히 확보하여 대비해야 할 것이다.

문화원에서는 10년간의 격차를 두고 주기적으로 옛 사진 공모전을 전개하고 있다. 이 사업은 역사적 가치가 있는 한 장의 사진을 발굴 확보하고 우리 생활 속 삶의 흔적을 도록에 고이 담아 보존하기 위한 사업이다. 

우리나라 사진 역사상 외국 사람이 찍은 가장 오래된 사진은 한강 입구에 침입한 서양사람들의 배 위에서 협상차 승선한 조선 관리들이 그들이 먹고 쓰레기통에 버린 빈 맥주병을 공짜로 얻어 신기한 듯 보물처럼 끌어 앉고 있는 사진이라 한다. 이 사진은 가끔 여러 곳에서 인용되고 있는데 이렇듯 한 장의 사진은 생생한 역사의 기록이 되기도 한다.

박물관에 대한 인식이 날로 높아지는 요즘, 내포 지역에 멋진 도립박물관이 설치되기를 바라며 충청 도민 모두는 박물관에 전시될 유물기증 운동에 동참하여 자기 주변에 흩어져 있는 귀중한 자료들을 관심 있게 살펴야 할 것이다. 과거에 쓰다 버린 사기 등잔 하나가 오늘에는 귀중한 유물이 되기 때문이다.


제4유형
본 저작물은 "공공누리" 제4유형:출처표시+상업적 이용금지+변경금지조건에 따라 이용 할 수 있습니다.
댓글 작성 폼

댓글작성

충남넷 카카오톡 네이버

* 충청남도 홈페이지 또는 SNS사이트에 로그인 후 작성이 가능합니다.

불건전 댓글에 대해서 사전통보없이 관리자에 의해 삭제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