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주와 세종의 경계 정도에 위치한 충남 공주시 의당면 월곡리 271번지
이곳에 앞 모습을 볼 수 없는 특별한 불상이 있습니다.



대한불교 조계종 동혈사!!
풀잎에 가려서 안 보이지만 여기서 600m 올라가면 천태산 중턱에 위치한 잘 알려지지 않은 조그만 사찰이 나옵니다.



올라가는 길에 천태산 등산로가 보이나 이용하는 사람도 없고 정비가 되지 않아 풀이 무성하게 자라있네요.



입구까지 차로 올라올 수 있으며 여기서 멈추면 됩니다.입구에 들어서자 스님께서 합장을 하시며 반갑게 맞아주십니다.
카메라 둘러멘 저를 보고 '아직 노을이 지려면 좀 더 있어야 한다고'
저도 따라 가볍게 합장하며 지금도 근사하니 천천히 둘러보겠다고 했습니다.



곳곳에 산 길을 거닐며 읽어볼 수 있는 귀한 말씀들이 있고요.무엇보다 절에서 염불 대신 클래식이 나오고 있다니 매우 참신하고 풍경과도 조화로웠습니다.

요즘 조금 유명해진 절들은 확장공사로 조용할 날이 없던데
이곳은 대웅전인 금당과 위의 나한전이 전부인 소박하고 아담한 절입니다.



금당 뒤 올라가는 계단 옆에 동혈사라는 이름이 생기게 된 혈 터 장소가 있는데 이곳은 TV' 전설의 고향'에도 나왔던 쌀바위 전설이 있다고 합니다.
 
옛날 도력이 큰 스님 앞에 호랑이가 나타나 입을 쩍 벌리자 안을 들여다보니 큰 가시가 걸려있어 그걸 빼주었다고 합니다. 호랑이가 고마운 마음에 스님을 데려간 곳이 이 쌀바위 앞이라고 합니다.  쌀바위에서는 절 형편에 맞게 쌀이 나와서 끼니 걱정이 없이 지내게 되었는데, 어느 날 살림을 맡던 공양 보살이 쌀을 더 얻기 위해 구멍을 크게 넓히니 바위에서 붉은 핏물이 떨어지며 더 이상 쌀이 나오지 않게 되었다고 합니다.〈공주시청 마을소개 참고〉



자연 멍! 노을 멍! 하기 좋은 이 곳을 알리고  오늘 이 시간 이 풍경을 담기 위해 제가 동혈사에 온 것입니다.일몰 각이 좋을 때는 다음 달 이후지만 노을이 없어도 남서향이 확 트여있어 충분히 멋지고 시원한 풍경입니다.

약사여래불은 2017년도에 만들어졌다고 하며 천태산을 병풍 삼아 공주시를 내려다보고 있습니다. 


 
불상 뒤로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담겨있는 삼층석탑이 있습니다.
바로 옆 안내문에는 '공주시 향토문화유적 유형 제37호로 고려 말 충청 지역 석탑의 특징이 반영되어 있다'고 써 있습니다.



나한전에서 바라본 불상의 뒷모습 이며 불상과 같은 시선으로 세상을 봅니다.



이곳에서 저도 한참을 머물며 잔잔해지는 마음을 느낍니다. 평온함이 그리울 때 다녀가세요. 생각이 많아지고 심란할 때 정리하며 비우는 시간을 여기서 가져보시길 바랍니다.



어쩌면 불타는 노을보다 은은한 오늘 같은 여명이 더 잘 어울리는 사찰이 아닐까 합니다.
다시 합장으로 스님과 인사를 나누고 내려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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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르고 내려가는 길이 S자 경사가 있지만 무리 없이 다닐만한 길입니다. 길가에 예쁜 꽃들과 벌어진 밤 송이를 보며 가을이 다가오고 있음을 느끼네요.
오늘 저녁은 동혈사에서의 평온한 여운을 길게 느끼며 소박한 저녁을 차려볼까 합니다.


동혈사
충남 공주시 의당면 월곡리 271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