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꽃 필 무렵 부여 여행, 궁남지와 정림사지 오층석탑, 정림사지 박물관까지!
2023.07.12(수) 13:22:55여행작가 봄비(springlll8@naver.com)
궁남지
여름은 그늘 하나 없는 땡볕에 서 있는 것만으로도 다리가 후들거린다.
양산 하나를 들고 궁남지로 향했다. 시기에 맞춰 온 덕분에 궁남지 정원엔 연꽃이 만발했다.
궁남지 연꽃은 처음이다. 우리나라 최초의 인공정원으로 알려진 궁남지는 옛 백제 왕실의 별궁 연못이었다.
약 8km 떨어진 능산리 동쪽 산골짜기에서 물을 끌어와 인공 연못을 만들고
주위엔 버드나무를 심어 궁의 정원 역할을 하던 곳.
주위엔 버드나무를 심어 궁의 정원 역할을 하던 곳.
어느 계절이든 아름답지만, 가장 많은 이가 모이는 시기는 당연코 연꽃이 필 7월 중순이다.
진흙 속 오염물질을 자양분 삼아 청량한 산소를 만들고 꽃까지 피우는 연꽃은 궁남지에서 빠질 수 없는 꽃이다.
신라 선화공주와 결혼한 무왕의 서동요 전설이 깃든 궁남지는 사적 135호로 지정되어 있으며, 주변에는 약 5만 평의 습지로 둘러싸여 있다. 구불구불 흙길을 걸었다. 흙길이지만 대체로 평지로 이뤄져 걷기엔 무난하다.
다만 버드나무와 정자가 중간중간 잘 마련되어 있지만, 그 외의 길엔 그늘 하나 없는 땡볕.
집에서 들고 온 우산 겸 양산이 이렇게 유용하게 사용될 줄이야.
궁남지 한가운데 작은 섬 하나가 있다.
이 섬에는 포룡정이라는 정자가 놓여 있고, 이 정자로 향하는 다리가 있어 이 정자까지 당도할 수 있다.
하늘이 맑은 날이라 연못이 하늘인지, 하늘이 연못인지 모를 정도로 아름다운 풍경을 담고 있다.
정림사지
정림사지
궁남지에서 그냥 발길을 돌리기 아쉬워 도보로는 15분, 차로는 5분 거리에 자리한 정림사지로 향했다.
정림사지는 옛 백제시대 절터로 동아시아에서 가장 오래된 역사를 자랑한다.
이 자리에서 발굴된 기와에 '정림사'라는 단어를 보아 이 자리가 절터였고,
그 이름이 정림사였다는 것을 추정할 수 있다.
정림사 한가운데에는 우리나라 국보 제9호로 지정된 정림사지 오층석탑이 자리하고 있다.
이 오층석탑은 목탑의 한계를 극복한 것으로 완벽한 비례미와 절제미를 자랑한다.
오층석탑을 지나 뒤편에 자리한 건물로 들어가면 마모와 훼손이 심해 희미하고 뚜렷하지 않지만, 형체는 그대로 남아 있는 석조여래좌상을 만날 수 있다. 석조여래좌상은 고려 시대 불상으로 추정되고 있다.
햇볕에 서 있다 그늘에 있으니 다시 나가기 힘들다. 가만히 앉아 정림사지를 물끄러미 바라보다 정림사지 바로 옆에 자리한 박물관으로 향했다.
2006년에 개관한 정림사지박물관은 백제 사비시기 불교와 그 중심에 있었던 정림사를 주제로 백제 불교문화를 재조명하고자 설립된 박물관이다. 정림사지 박물관은 제1전시실(정림사지관), 브릿지, 제2전시실(백제불교역사관)과 영상실, 뮤지엄샵 등으로 이뤄져 있다.
연꽃 필 무더운 여름, 부여로 가보자. 궁남지, 정림사지가 늘 그 곁을 지키고 있다.
궁남지
충청남도 부여군 부여읍 동남리
- 입장료 : 무료
- 주차 : 궁남지 자체 주차장(무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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