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통합검색 바로가기
메인메뉴 바로가기
화면컨트롤메뉴
인쇄하기

정책/칼럼

정책/칼럼

충남넷 미디어 > 도민의 눈 > 정책/칼럼

결혼의 조건

성인지 감수성 충전소

2023.05.30(화) 17:33:05도정신문(deun127@korea.kr)

결혼의 조건 사진



2022년에 발간된 한국노동연구원의 ‘노동과 출산 의향의 동태적 분석’ 보고서의 일부 내용이 최근 이슈화 되었다. 한국의 저출생 현상과 관련하여 수많은 선행 연구자들은 여성의 결혼과 출산과정을 중심으로 정책적 해법을 제시하였는데, 해당 보고서의 3장은 ‘남성 임금 불평등과 결혼 지연’을 주제로 왜 남성들이 지속적으로 결혼을 미루는지 분석하였기 때문이다. 여성은 출산 이후 노동시장 이탈 가능성이 높아지는 만큼 결혼을 미룰 유인이 충분하지만 남성들은 어떠한 이유로 미룰까. 주제 그대로 남성의 소득수준이 큰 영향을 미쳤다. 경제활동인구조사 8월 부가조사 데이터를 활용하여 '07-'09시기와 '17-'19시기의 연령별 혼인 남성 비율을 비교한 결과 전체적으로 혼인하는 남성의 수가 확연히 줄었고 혼인을 하더라도 그 시기는 늦어졌으며 소득 수준이 높은 40대 이상의 남성은 혼인비율이 크게 감소하지 않았다. 그리고 주변 사람들에 비해 자신의 소득이 더 높을 경우 혼인을 할 가능성은 높아졌고 맞벌이 여성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았다. 그렇다면 맞벌이 부부의 가구 내 성별 분업은 이러한 현상에 맞추어 개선되고 있을까?

2021년 가족과 출산 조사(한국보건사회연구원) 결과를 분석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남편이 하는 일은 돈을 버는 것이고 아내가 할 일은 가정과 가족을 돌보는 것이다’는 성역할 가치관에는 남성의 27.5%, 여성의 19.6%만이 응답해 전통적 성역할 가치관이 희석되고 있음을 나타냈다. 하지만 ‘아이는 아빠보다 엄마가 더 잘 키운다’에는 무려 남성의 61.3%, 여성의 47.9%가 동의하였다. 이분화된 성역할에는 반대하지만 여전히 양육만은 여성의 몫이라는 뿌리 깊은 인식은 출산 이후 자연스럽게 여성의 노동시장 이탈로 이어진다. 이는 30대 이후 여성의 치솟는 경력단절현상과 OECD 국가 중 가장 높은 성별임금격차라는 오명으로 이어진다. 동일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남성은 결혼의 조건을 ‘사랑과 신뢰’ 다음으로 ‘본인의 경제적 여건’, ‘본인의 일과 직장’ 및 ‘안정된 주거 마련’의 순서로 중시하였고 여성은 ‘사랑과 신뢰’ 다음으로 ‘안정된 주거 마련’과 ‘배우자의 일과 직장’, ‘배우자의 경제적 여건’의 순서로 중시하였다.

결국 자녀 출생 이후 양육은 여성의 몫이고 가족의 경제적 부양의 주된 책임자는 남성의 몫이라는 사회적 관념 속에서 노동시장에 진출한 여성들은 출산 이후 노동시장 이탈을 대비해야 하니 예비 남편의 경제적 여건이 중요하고 소득수준이 낮은 남성은 쉽게 결혼을 선택할 수 없다. 다양한 결혼 및 출산장려정책이 이미 수행중이지만 모성과 양육에 대한 역할상은 변화하기가 참으로 힘들다. 변화한 사회를 통찰하며 모두가 유익한 선택을 할 수 있도록 집단지성을 발휘하는 충남이 되길 기대한다.
/충남여성가족청소년사회서비스원 오민아 연구위원


 
제4유형
본 저작물은 "공공누리" 제4유형:출처표시+상업적 이용금지+변경금지조건에 따라 이용 할 수 있습니다.
댓글 작성 폼

댓글작성

충남넷 카카오톡 네이버

* 충청남도 홈페이지 또는 SNS사이트에 로그인 후 작성이 가능합니다.

불건전 댓글에 대해서 사전통보없이 관리자에 의해 삭제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