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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을 위한, 청소년에 의한, 청소년의 축제에 대해...태안군 청소년 문화축제

오월은 푸르구나, 우리들의 꿈!

2023.05.22(월) 22:07:21나드리(ouujuu@naver.com)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탄생과 성장 그리고 성숙과 쇠퇴로 이어지는 사이클(Cycle)을 주기(週期)적으로 반복하는 계절을 보면 참 신기하지요. 진리(眞理)라고 부르는 이 자연의 법칙은 우리들의 일상에서도 적용되는 것 같아요. 진리를 사전적인 말로 “참된 이치”라고 하는데요. 봄은 탄생에 해당하고, 여름은 성장, 가을은 성숙의 계절이며 겨울은 쇠퇴기에 해당합니다.  

5월 어느 날 청소년 수련관 앞 풍경

▲ 5월 어느 날 청소년 수련관 앞 풍경


계절의 여왕 5월은 ‘성장’에 해당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들의 삶에서 이 성장기에 해당하는 것이 “청소년”입니다. 푸르름이 가득한 5월은 청소년을 닮아 하늘 끝까지 닿을 듯 생명력이 가득하지요. 가만히 보면 지역마다 청소년들의 취향이 조금씩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는데요. 바닷가에서 자란 청소년들은 수영을 잘 하지만, 취미로 등산을 좋아합니다. 산골에서 자란 청소년들은 산을 잘 오르지만, 바다를 동경하지요.

태안군 청소년 수련관

▲ 태안군 청소년 수련관

 
태안군 청소년들은 어떨까요? 태안은 청소년들을 위한 인프라가 부족한 곳입니다. 어른들은 아이들이 공부만 잘 하기를 기대하기 때문에 마음 놓고 놀고 즐기는 시설을 만들지 않았죠. 어른들은 건강하고 올바른 아이들을 키우기 보다는, 공부 잘하고 부모님의 말을 잘 듣는 아이들을 원하잖아요. 사실 우리 어른들도 아이들 시절이 있었는데, 동심(童心)을 잊고 어른들의 눈높이에 맞추려다 보니 아이들이 많이 힘들어 합니다.

시내 도로 옆에 청소년 문화축제 현수막이 걸려 있다.

▲ 시내 도로 옆에 청소년 문화축제 현수막이 걸려 있다.

 
태안군은 5월을 맞이해서 ‘청소년 문화축제’를 열었는데요. 초대가수까지 초청해서 청소년들을 위한 축제를 준비했지요. 청소년들을 위한 축제는 청소년들이 주체가 되어야 합니다. 어른들은 다양한 놀이와 체험 부스를 준비해서 청소년 축제를 즐길 수 있도록 했는데, 아이들이 즐겁지 않다는 것이 문제였어요.

청소년 문화축제장 입 간판

▲ 청소년 문화축제장 입 간판

 
정치인들이 개막식을 이용해서 내년 총선을 위한 발언을 하는가 하면, 표창장을 받는 어른들이 아이들보다 많다는 것은 아쉬웠습니다. 청소년들의 잔치에 왜 어른들이 생색을 내는지 이해가 안 됩니다. 청소년 문화축제에 자본주의적인 어른들의 모양새는 조화롭지 않잖아요.

지역 유지들과 관계자들이 단상 위에 앉아있다.

▲ 지역 유지들과 관계자들이 단상 위에 앉아있다.

 
아이들은 어른들의 모순된 논리와 ‘확증편향’된 이념으로 만들어진 사회에서 방황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한 낮에 술을 마시고 운전하는 어른들에게 목숨을 잃는 아이들, 짐승보다 못한 행위로 아이들의 성을 착취하는 어른들. 이런 사회에서 청소년들의 진정한 ‘멘토’를 찾는 것은 매우 어렵겠지요. 어쩌면 범죄자 어른들로부터 안전한 청소년들의 공간은 없어 보입니다.

행사장에 놓인 심폐소생술 기구

▲ 행사장에 놓인 심폐소생술 기구

 
청소년들은 이 나라의 미래입니다. 인구 감소로 소멸되어가는 지방의 마을들을 보면 우리 어른들이 얼마나 무거운 죄를 짓고 있는지 되돌아보게 됩니다. 아이들의 삶이 두려운 사회는 아이들이 행복하지 못하지요. 아이들의 삶이 행복하지 못하니 이 세상에 태어나기를 두려워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문화축제 행사장에 있는 체험 부스

▲ 문화축제 행사장에 있는 체험 부스

 
하지만, 어른들은 돈으로 그 아이들의 행복을 만들 수 있다고 거짓말을 하고 있습니다. 국가의 예산이나 지방자치단체의 예산을 보면 출산율을 높이기 위해서 임신한 부부에게 지원금을 지급하고 있는 것이 한 예이지요.
 
출산지원금을 받기 위해서 아이를 갖는다면 얼마나 슬픈 일일까요. 부부의 사랑으로 아이를 잉태하고 낳고 기르는 것이 정상이지요. 아이가 돈으로 환급되는 시스템은 아이들의 인권을 어른들 입맛대로 만드는 제도입니다. 생명은 돈으로 살 수도 없지만 비교될 수도 없는 것입니다. 돈은 아이를 잘 키울 수 있는 도구이지, 돈이 있어야 아이를 낳는 것은 잘못된 생각이지요.

청소년보다 어른들이 더 많아 보인다

▲ 청소년보다 어른들이 더 많아 보인다

 
우리나라는 OECD 회원국 중 유일하게 ‘출산율 0명대’입니다. 2022년 합계출산율이 0.84명을 기록했으니까요. 정부는 저 출산 문제를 극복하겠다면서 지난 2018년 26조3000억원, 2019년 32조3000억원, 지난해 37조6000억원 등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가 출산율이 높았던 1960년대는 참 가난했지요. 출산율은 돈이 아니라 사회 환경이 중요하다는 것을 언제쯤 깨닫게 될지 궁금합니다.

청소년들이 체험하기에는 뭔가 아쉬운 부스들

▲ 청소년들이 체험하기에는 뭔가 아쉬운 부스들

 
아이들의 세상은 순수해야 합니다. 아이들에게 자본주의적 사회성을 강조하는 것은 아이들을 범죄자로 만드는 것과 같다고 생각해요. 아이들은 돈이 없어도 학교들 다녀야 하며, 갖고 싶은 것을 공유할 수 있도록 부모와 사회가 머리를 맞대어야 합니다. 돈 많은 아이들이 선망의 대상이 되는 사회가 아니라, 호연지기(浩然之氣) 갖추고 큰 꿈을 꾸는 아이들이 선망의 대상이 되어야 하지요. 그래서 1등, 2등, 3등 같은 차별적인 등수는 학교에서 사라져야 합니다.

태안군 중앙로 광장의 청소년 문화축제 전경

▲ 태안군 중앙로 광장의 청소년 문화축제 전경

 
청소년 문화축제에 청소년 보다 어른들이 많이 모였다는 것은 많이 아쉬웠습니다. 축제를 진행하는 어른들은 청소년에 대한 배려는 없었으며, 청소년을 위한, 청소년에 의한, 청소년의 축제를 만들지 못했지요. 아이들은 어른들의 소유물이 아니잖아요. 아이들 스스로 그들만의 세상이 잘 유지되도록 튼튼한 울타리가 되어야 하는 것이 어른들의 몫입니다.

축제를 즐기는 청소년들의 표정이 밝지않다

▲ 축제를 즐기는 청소년들의 표정이 밝지않다

 
나이가 지긋한 어른들이 모여서 “청소년 문화축제”라는 이름으로 자화자찬하는 모양은 눈살을 찌푸리게 합니다. 지금, 경로를 이탈하고 있는 청소년들을 제 자리로 돌아갈 수 있도록 사회적 제도를 구축하는 것이 더 중요하지 않을까 합니다. 청소년이 즐겁지 않는 문화축제보다, 현실에 맞지 않는 ‘국가균형발전 특별법’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습니다.

청소년들과 눈을 마주보면서 그들의 고민을 들어주고, 실현가능한 대안을 제시해주는 진정한 “멘토”가 되는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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