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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천 국립생태원 생태학자의 길 : 소로우 길 이야기

2023.05.18(목) 01:24:45경명(jsh_letter@naver.com)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서천 국립생태원에 오시면 생태학자의 길이라는 이색 여행길을 만날 수 있습니다. 생태학자의 길은 생태학이 태동하고 발전하는 과정에서 중요한 이정표를 제시한 생태학자 업적을 기리고, 그들이 평생 추구했던 생태학 가치와 의미를 방문객과 함께 교감하고 나누기 위해 만든 길입니다. 2014년에 가장 먼저 선을 보인 제인구달의 길을 시작으로 2015년에는 찰스다윈의 길, 그랜트 부부의 길을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이번에 소개하는 소로우 길은 2017년에 만들어졌답니다.

이번에 소개하는 '소로우 길'은 에코리움 외곽길을 출발해 용화실못 일대 1.3km 구간을 거니는 동안, 소로우가 살았던 삶과 생활을 만나는 형식으로 만들어졌습니다. 
소로우 길’의 주인공인 헨리 데이비드 소로우(1817~1862)는 미국의 문학자이자 사상가인데, 생태학이라는 용어를 처음 사용한 세계적인 자연주의 철학자이기도 합니다. 그는 삶 대부분을 자연을 관찰하며 살았고 인간과 자연과의 관계를 주제로 한 다수의 저서를 집필했습니다. 특히 월든 호숫가 숲에 2년 2개월 동안 홀로 오두막을 짓고 자급자족하며 지낸 삶을 기록한 '월든'은 전 세계 많은 이들에게 생태주의에 대한 영향을 미친 세계적인 스테디셀러이기도 합니다. 

서천 국립생태원 생태학자의 길 : 소로우 길 이야기 사진


소로우 길▲ 국립생태원 생태학자의 길 : 소로우 길


소로우 기념지를 만나러 가는 산길 코스와 소로우 길이 이어지는 용화실못 둘레길 코스 분기점에서 소로우가 추구했던 8가지 삶의 태도를 소개하는 문구를 가장 먼저 만납니다. 잠시 발걸음을 멈추고 마치 한 편의 책을 읽듯이 그가 남긴 문구를 하나하나 천천히 곱씹어 보는 시간을 갖습니다. 

1) 야생은 세상에서 보존되어야 하는 곳이다. 
2) 천국은 우리 머리 위 하늘에도 있고, 발 밑 대지에도 존재한다.
3) 대자연과 같이 심사숙고하여 하루하루를 보내자.
4) 착한 행동은 절대로 실패하지 않는 유일한 투자이다.
5) 순수하고 맑은 아침공기를 마실 수 있도록 해 달라.
6) 꿈이 있는 방향으로 자신 있게 전진하라. 그리고 당신이 상상하는 삶을 살아라.
7) 바라보는 것보다 보고 깨닫는 것이 중요하다.
8) 사랑, 명성, 돈보다 진실을 달라. 

서천 국립생태원 생태학자의 길 : 소로우 길 이야기 사진


12▲ 소로우 길 : 소로우가 남긴 글귀를 만나는 순간


소로우길 용화실못 둘레길 코스를 먼저 걸을까 아니면 산길 코스를 먼저 걸을까 고민하다가 용화실못 둘레길 코스를 선택해 여정을 계속 이어갑니다. 이 길은 '소로우 길'을 걷는 방문객이 다양한 식물을 관찰하고 자연이 주는 편안함과 즐거움을 느낄 수 있도록 다양한 수목을 식재했다고 합니다.
조성된 산책로를 따라 산림생태(숲생태)와 토양에 관한 내용들을 해설판을 통해 보여주는 동시에 소로우가 남긴 저서인 월든에 담긴 주요 문구를 함께 소개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용화실못 둘레길 풍경도 감상하고 월든 책 문구도 읽으면서 천천히 거니는 시간을 갖습니다. 

서천 국립생태원 생태학자의 길 : 소로우 길 이야기 사진


ㅂㅈㄷ▲ 소로우 길 : 용화실못 둘레길 코스


천천히 용화실못 둘레길 코스를 거닐면서 감상을 마친 후, 소로우 길 하이라이트인 소로우 기념지를 향해 길을 나섭니다. 안내표가 가리키는 나무계단길을 따라 올라가다 보면 언덕배기에 지어진 작은 오두막 한 채와 소박한 통나무 정원이 모습을 드러냅니다. 이곳에 만들어진 소로우 기념지는 헨리 데이비드 소로우가 실제 월든 호숫가에 손수 짓고 2년 2개월 동안 살았던 오두막을 그대로 재현한 공간입니다. 이 공간을 통해 한평생 ‘자연 그대로의 것’과 ‘생태학적 삶’을 추구한 소로우의 삶을 기념하고, 동시에 이곳을 찾는 방문객들이 그 가치를 함께 공유할 수 있도록 안내합니다.

서천 국립생태원 생태학자의 길 : 소로우 길 이야기 사진


서천 국립생태원 생태학자의 길 : 소로우 길 이야기 사진


소로우 길 : 소로우 기념지 가는 길▲ 소로우 길 : 소로우 기념지


오두막 안으로 들어서기 전에 소로우 삶과 철학을 소개하는 안내판을 먼저 만납니다. 그가 숲 속으로 들어간 이유, 오두막을 짓고 자급자족하면서 살면서 당시 경제시스템에 대한 비판적 분석에 관한 면모 등을 엿볼 수 있습니다. 특히 그가 이 책을 지은 지 어느덧 1세기 반이 훌쩍 넘는 시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그가 제기한 주택 문제는 여전히 현대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삶을 관통하는 주제라는 사실이 씁쓸할 따름입니다.   

<월든 : 숲속의 경제학>
아무리 미개한 부족이라 할지라도 저마다 최상의 주택에 못지않은, 소박하고 단순한 요구를 충분히 충족시킬 수 있는 집 한 채를 갖고 있다. 하늘을 나는 새는 둥지를 갖고 있고, 여우는 굴을 갖고 있으며, 원주민들도 오두막을 갖고 있다. 하지만 현대 문명사회를 살아가는 우리는 전체 인구 중 집을 갖고 있는 사람이 절반도 되지 않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문명이 위세를 떨치는 대도시나 큰 마을에서 자기 집을 갖고 있는 사람은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현대문명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집이란 몸에 걸치는 겉옷이나 다름없을 정도로 거의 필수불가결한 대상이 되어 버렸다. 때문에 집이 없는 사람은 매년 원주민 마을 하나를 살 수 있을 만큼의 거금을 갖고 있으면서도 이 돈을 집세로 내면서 세를 들어 산다. 그러니 죽는 날까지 가난 속에 허덕일 수밖에 없다. 

서천 국립생태원 생태학자의 길 : 소로우 길 이야기 사진


서천 국립생태원 생태학자의 길 : 소로우 길 이야기 사진▲ 소로우 길 : 소로우 오두막 안내 표지판 


드디어 오두막 안으로 들어섭니다. 헨리 데이비드 소로우 재단 자문을 받아 소로우 오두막을 그대로 재현한 공간을 마주합니다. 침대를 제외하고는 벽난로, 책상과 의자 등 모든 공간이 기록에 남아있는 그대로 제 눈앞에 펼쳐집니다. 벽에 걸려 있는 자료를 보면 소로우가 월든이란 책을 통해 소개한 오두막 이야기도 같이 읽을 수 있습니다. 

1) 내 집은 호수 한편에 있는 언덕배기에 있는데, 집 주변은 월둔 호수 일대를 둘러싸고 있는 소나무와 호두나무로 우거진 숲이었다. 호수는 집에서부터 30미터 안팎 거리에 있었고, 집에서 그곳까지 언덕을 내려가는 작은 오솔길이 있었다.
2) 집에는 세 개의 의자가 있다. 하나는 고독을 위해, 둘은 우정을 위해, 셋은 사교를 위한 것이다. 뜻하지 않게 많은 손님이 왔을 때 내가 내어줄 수 있는 의자는 부족하지만, 대부분 서서 사교활동을 하므로 효율적으로 집 공간을 이용할 수 있다. 조그만 집에 많은 사람을 수용할 수 있는 일이 참 놀랍다. 

서천 국립생태원 생태학자의 길 : 소로우 길 이야기 사진


서천 국립생태원 생태학자의 길 : 소로우 길 이야기 사진


소로우 길 : 소로우 오두막 ▲ 소로우 길 : 소로우 오두막


그렇게 한참을 오두막 안에 머물며 그가 남긴 생태주의 철학을 생각하는 시간을 가져봅니다. 벽난로 앞 흔들의자에 앉아보기도 하고, 책상 앞 창밖 풍경을 감상하는 시간도 가집니다. 오두막을 나와 집 주변을 한번더 둘러본 후, 마지막으로 '소로우길' 숲길 코스를 거닙니다. 
한평생 '좋은 삶은 무엇인가'에 대한 근원적인 질문을 던지고 그에 대한 답을 얻고자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소박하고 지혜로운 삶'을 따랐던 소로우 이야기를 이렇게 마무리합니다. 

소로우길 : 숲길 구간▲ 소로우길 : 숲길 구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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