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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안 터미널에서 기후변화를 생각합니다.

2023.05.15(월) 21:55:20정림의환경이야기(sjl8544@naver.com)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오늘도 #태안공용 터미널은 시골스럽다.
양편으로 나눠 설치된 의자에는 생활의 흔적이 고스란히 배어 나온다.

 
태안터미널 모습
▲ 태안터미널 모습

아저씨와 아줌마들이 꾸러미를 옆에 두고 두리번두리번 주위를 둘러본다.
오 년쯤은 입었을 듯한 점퍼와 검은색 느낌의 바지는 패션 감각과는 동떨어진 모양새다.
구부정한 자세로 앉는 얼굴에는 지금까지의 인생이 재미없다고 확신하는 양미간 주름이 선명하게 눈에 들어온다.

태안 터미널에서 기후변화를 생각합니다. 사진

젊은이들이 앉자마자 핸드폰에 시선을 뺏기는 모습이 익숙한 것에 비교된다.
아마도 혹시 아는 사람들이라도 만날까? 기대하는 마음에서 일 것 같다.
오랜만에 만나는 지인과 서로 안부를 묻고 세상 사는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서일 거라고 생각하자 피식 웃음이 새어 나온다.

태안 터미널에서 기후변화를 생각합니다. 사진

나의 마음도 덕분에 푸근해진다.
모자란 부분을 경계심 없이 보여 주고 서로 확인하고 채우는 모습을 확인하는 과정이랄까?
나는 인간스러움이라고 이름하며 나도 그 부류에 속하는 호모사피엔스이기를 마음먹는다.
 
계속 바라보는 내 시선이 부담스러울까 봐 주변을 둘러본다.
하얀 페인트로 마감하여 제법 현대적이고 깔끔한 느낌이 묻어나는 카페가 새로 생겼다.
궁금증은 발길을 그곳으로 나를 인도한다.
메뉴를 살펴보니 재미있다.
아메리카노와 다방커피를 함께 적어놓은 것이다.
웃음을 속으로 삼키며 나는 아메리카노를 주문하며 텀블러를 내민다.
젊은 분위기를 풍기려 노력한 흔적이 역력한 아저씨가 반갑게 웃으시면서 텀블러를 뜨거운 물로 행군 후 2샷 에스프레소를 내려준다. 2,500원이 카드로 긁어진다.
태안터미널의 2,500원에는 많은 사연이 담긴다.
2 shot coffee에는 시골의 촌스러움이 다소 떫은 맛으로 코 끝에 뿌려진다.
다음은 아저씨의 푸근한 넉넉함이 구수하게 혀 위를 자극한다.
그리고 목으로 넘어가는 구수함은 인간스러움에 대한 편안함이다.
따뜻한 온도로 내 몸을 덥혀준 것은 익숙한 편안함과 안도감이다.
 
2,500원의 여유를 즐기면서 다리를 꼬고 나는 습관처럼 핸드폰을 켠다.
네*버 주요 뉴스에 오늘도 어김없이 기후  관련 기사가 검색된다.

태안 터미널에서 기후변화를 생각합니다. 사진

원인을 모르는 산불로 나무와 동물을 고스란히 태우는 장면이 설명글과 함께 검색된다.
좀 전까지 푸근했던 마음에 걱정과 속상함이 고스란히 얹어진다.

태안 터미널에서 기후변화를 생각합니다. 사진

잠시 눈을 들자 핸드폰을 응시하던 시야에 터미널 게시판에 붙여진 환경 포스터가 보인다.
우리는 홍보문화의 홍수 속에 살고 있다.
공공기관 게시판 한 구석을 늘 차지하는 환경 포스터, 진보단체의 행동, 거리 한쪽에서 바람에 나부끼는 거리행동 현수막을 떠 올리면 쉽게 이해할 것이다.
학교, 시민단체, 심지어 경노당까지 환경을 보호하여야 한다는 활자물이 거리에 널려 있다.

공공 게시물  사진
▲ 공공 게시물 사진

그런데 왜 점점 불편한 기상현상과 기후현실에 직면하는 것일까?
전문가들은 왜 지구의 미래를 걱정하는 U-tube에서 열정을 토해내는 것일까?
나는 왜 산불이 또 다른 산에서 발생하면 어쩔까 염려를 하는 것일까?

사실 구석기 시대와 신석기 시대의 구분도 기후변화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기후과학자들은 주장한다. 인류의 1차 혁명이라고 명명하는 #농업혁명이 신석기 시대의 가장 큰 구분점인데 그 당시 지구의 온도가 까닭 모르게 5∼6℃ 상승하여 농업이 가능한 대변화가 생겼기 때문이다. 시대로는 B.C(before Christ) 10,000(기원전 1만년 전) 무렵의 일이다. 현생 인류의 조상이 B.C 26,000(기원전 260만년)에 등장하여 혹독한 신생대의 빙하시절을 견디어 낸 후에 발생한 호재이니 그들이 얼마나 좋아하였을지 짐작할 만하다.

인류의 불 사용도 자연이 베풀어준 현상에서 시작한다. 갑자기 지구온도가 올라가면서 고온 건조한 기후상태는 바람결에 서로 부딪히는 나뭇잎과 나뭇잎의 마찰열에 의한 불씨가 원인이 되어 생겨난 자연현상인 것이다. 이 전까지는 익혀서 먹는 방식을 전혀 모르던 인류의 조상은 거대한 불에 타죽은 동물의 사체를 어쩌다 먹어보고 색다른 맛을 발견한 것이다. 이때부터 인류는 불을 만들고 다루는 똑똑한 동물로 거듭나면서 지금의 화석연료 고갈이라는 슬픈 현상을 목전에 두고 있는 것이다.

2023년 들어 산불이 너무 많이 발생하고 있다. 나는 그 옛날 인류의 조상들이 나와 같은 마음이었을까? 생각해본다. 그늘진 마음으로 핸드폰을 밀쳐내는 순간이 임계치였다. 그래도 방법이 있으리라는 마음을 갈무리하며 버스에 오른다. 버스 뒤에 매달리는 태양의 고개 떨굼이 고민에 답하는 신호일까?
 
2시간 남짓 달린 버스는 이미 어둠이 깔린 #센트럴강남고속터미널 건물의 출입구로 안내한다.
“감사합니다” 인사를 뒤로 광화문 교보문고를 향한다.

태안 터미널에서 기후변화를 생각합니다. 사진

나는 볼 일이 생겨 서울에 오면 방문하려고 노력하는 곳이 두 곳이 있다.
하나는 #스타벅스이고 다른 하나는 #광화문 교보문고이다. 특히 마음 전환이 필요할 때 서점의 책 냄새를 맡는 습관이 있다. 오늘의 산불이 더욱 산소같은 책 향기를 필요로 하는 것이다.

태안 터미널에서 기후변화를 생각합니다. 사진

평일이어선지 서점에는 사람이 그리 많지 않았다.
나는 산불과 관련있는 환경, 기후주제 코너에서 코를 한껏 부풀리며 향기에 취한다. 눈과 손은 재빠르게 책들의 표지와 저자, 제목을 스캔하고 있다. 20분 남짓 책들과의 산책에 빠져있을 무렵 드디어 나의 시선이 어딘가에 쏠린다.

태안 터미널에서 기후변화를 생각합니다. 사진
 
 “ BILL GATES, 빌 게이츠, 기후재앙을 피하는 법”
HOW TO AVIOD A CLIMATE DISASTER.(우리가 가진 솔루션과 우리에게 필요한 돌파구)   
세계적인 부호이며 똑똑함의 아이콘인 MS의 사장인 사람 빌 게이츠이다.
 
태안 터미널에서 기후변화를 생각합니다. 사진

게다가 제목이 #기후재앙을 피하는 법이라고 한다.
태안에서부터 느꼈던 산불 발생의 묵직한 불편함에 민트향이 쫙 퍼지는 느낌이다.
그라면 확실한 답을 제시할 수 있지 않을까?
독자의 이런 기대감을 눈치챈 출판사는 시원스레 대문자로 해답을 제목으로 들이밀었다.

HOW TO AVIOD A CLIMATE DISASTER.
게다가 조금 설명을 보태어 한글로 해석까지 해 주었다.
 
시선과 관심을 모두 책에 담은 나는 바닥에 앉아 책장을 넘기기 시작한다.
#빌 게이츠는 첫 문장을 이렇게 시작한다.
 
“기후변화와 관련하여 당신이 기억해야 할 숫자가 두 개 있습니다.
하나는 510억이고 다른 하나는 제로(0)입니다. 라고 말이다.
과학자이어서랄까? 숫자로 제시한 시작이 궁금증을 유발한다.
 
저자는 510억은 오늘 우리가 처해있는 현실이다.
제로(0)는 우리가 달성할 목표이다.
지구 온난화를 멈추고 최악상황을 피하려면 인류는 온실가스를 STOP!! 해야 합니다.
제로(0)로 가는 길은 불가능할까요?
어렵지만 도달할 수 있습니다.” 라고 대화를 시작한다.
고개를 끄덕이는 나에게 게이츠는 다시 구체적 질문을 던진다

* 510억톤은 무엇일까? 현 인류가 매년 발생하는 온실가스 총량
* 인류는 현재 얼마나 많은 전력을 소비할까? 5,000기가와트.
* 얼마나 많은 돈을 사용해야 탄소를 제로할 수 있을까?
매년 510억톤*100달러= 매년 5.1조 달러/ 세계경제의 약 6%에 해당하는 금액.


나에게는 상상이 어려운 액수와 규모이다.
그는 세계적 부호라서인지 구체적 숫자를 제시하고 있다. 다만 나는 지구의 기후가 조금 이상하다는 점에 공감하므로 빌 게이츠의 주장이 더욱 가슴에 쿵 다가오는 느낌이 들었다.
 
저자는 기후 위기의 주범을 5가지로 꼽는다.
- 무언가를 만드는 제조산업(31%)
- 전기 생산(27%).
- 사육과 재배(19%).
- 교통과 운송(16%).
- 냉방과 난방(7%)이다.


저자는 이산화탄소 발생을 해결하기 위해서 '깨끗한 많은 전기'를 만들어 사용해야 한다고 말한다.
즉, 친환경이나 핵융합 등을 이용하여 깨끗한 전기를 대량으로 만들어, 전기 생산과 제조, 교통 운송 등에 사용하도록 권장한다.
또한 식습관을 고치고, 친환경 건축을 통해 냉난방 기술을 획기적으로 개선하도록 주장한다.
정부는 고위험 친환경 기술에 계속 투자할 수 있는 제도적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말하며
마지막으로 전 세계적 협력과 규제나 정책 지원으로 그린 프리미엄제품이 권장되는 환경을 함께 만들자고 강조한다.
 
저자는 특히 신기술의 개발 확대가 중요하다며 목록을 작성하여 제시하였다.
① 탄소 없이 배출된 수소
② 핵융합, 차세대 핵분열
③ 한 계절을 버틸 수 있는 그리드 스케일 전기 저장 장치
④ 탄소 포집
⑤ 전자연료
⑥ 지하 송전선
⑦ 제로 탄소 플라스틱, 시멘트, 철강, 비료
⑧ 차세대 바이오 연료
⑨ 지열에너지, 축열, 양수발전
⑩ 인공 고기
⑪ 가뭄과 홍수에 강한 식용 작물
⑫ 냉매가 없는 냉각수


나는 우리나라의 현실을 떠올렸다. 반도체 기술발전 속도는 이미 상상을 넘어서고 있다. 특히 우리가 주목하여야 할 것은 국가와 기업이 힘을 합쳐 목록에 명시한 신기술개발에 노력한다면 인간을 위한 지구환경을 기대할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감이 생긴 것이다. 중요한 것은 모든 정책의 수립과 실행과정에 탄소중립 실천이라는 통합적 목표를 항상 포함한다는 과제가 명시되어야 할 것이라는 점이다. 생각에 몰두하다 보니 얼마 전 "공공시설 음식물폐기물처리 방향"세미나에서 서울시립대학교 이동훈 명예교수의 주제발표가 기억나서 관련 slide를 살펴보기 시작하였다. 내용은 서산시에  설립된 자원회수시설을  RE-100이 선순환구조로 실행되는 모범적인 사례라고  소개하였다. 나는 음식물이 포함된 유기성폐기물처리에 특히 관심이 많은 터라 검색을 시작하였다.

서산시 양대동 환경종합타운에 설립한 자원순환용 바이오가스화시설은 행정안전부와 한국생산성본부가 공동 주관한 '지방자치단체 생산성 대상' 환경안전 분야 우수사례로 선정되어 서산시가 전국 최초로 운영하는 유기성폐자원 통합처리시설로 2016년 환경부 유기성폐자원 통합처리 시범사업에 선정돼 2018년 착공 2020년부터 운영하고 있다. 

태안 터미널에서 기후변화를 생각합니다. 사진
 
시설은 전국 최초의 가축분뇨 및 음식물·하수 쓰레기 통합 처리 시설로, 하루 가축분뇨 100t, 음식물 쓰레기 50t, 하수 슬러지 100t 등 유기성 폐자원 320t을 통합 처리하며 부산물로 약 8000㎥ 바이오가스를 생산한다고 한다. 2020년부터 2022년 현재까지 유기성 폐자원 약 20만 톤을 처리하고, 바이오가스 610만㎥를 생산하여 폐기물 처리 최종 부산물인 슬러지 건조시설 건조 열원과 전력 생산을 위한 재생에너지로 활용된다.

환경평가에서는 온실가스의 주범인 이산화탄소를 연간 9,800톤을 저감(2억 원 가량 경제적 효과)을 기대하여 약 7만 그루의 소나무를 심는 효과와 비슷하다고 한다. 또한 신기술로 고농도 유기성폐기물에 적용 가능하고, 처리효율이 우수해 바이오가스 발생량을 최대화 시킬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바이오가스 내 포함된 악취성분(황화수소) 발생량을 저감할 수 있다는 이점을 살려 지역에서 방류하는 수질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뿐 아니라 악취 민원을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탄소중립 실천을 향한 RE-100을 깔끔하게 실천하는 현장의 사례를 충청남도 서산시에서 발견한 것이다.  
 
태안 터미널에서 기후변화를 생각합니다. 사진

바이오 가스화 시설은 타 지자체와 해외에서도 큰 관심을 끌고 있어 100여 곳의 지자체와 기관에서 벤치마킹했으며, 카자흐스탄 국영방송에 소개되기도 했다고 충청신문에 연재된 기자를 살펴볼 수 있었다. 사례를 살펴본 후 이미 시작한 흐름에 안도감이 느껴졌다. 빌 게이츠는 책의 끝부분에서 어렵지만 불가능하진 않은 일'이라고 말한다. 중요한 건 '의지', 곧 기후 위기를 반드시 극복해야 한다는 위기 의식을 갖는 일이 아닐까. 나를 포함해, 전 세계의 모든 사람들이 말이다. 
  
#제임스카메룬 감독, #샌드라 블룩과 잘 생긴 #조지 클루니가 주연하여 2014년 #오스카상을 받은 영화 #gravity에서 마음 속 깊은 상처를 안고 우주로 떠난 과학자 샌드라블룩이 “우주에서 무엇이 가장 마음에 드냐”는 질문에 “Silence“라고 대답하는 장면이 있다.

태안 터미널에서 기후변화를 생각합니다. 사진
 
오늘 나는 샌드라블룩의 Silence처럼 빌 게이츠의 외침과 서산시의 자원순환형 바이오가스시설에서 위안을 얻는다. 영화는 영화 끝 장면에 고장난 우주선을 탈출해 무사히 두 다리로 지구를 밟는 장면으로 끝마침한다.
나도 지구가 언제라도 무사히 두 다리로 무사히 디딜 수 있는 환경이었으면 좋겠다.
빌 게이츠의 외침을 마음에 담고 고민하는 기회를 가져 보기를 소망해본다.
서산시의 힘찬 탄소중립 실천이 전국으로 확산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절실하다. 
책을 덮는 손 위로 뜨거운 숨내가 토해진다.
시원한 커피 한잔으로 열정을 식히려 마음 먹으며 서점문을 나섰다.
모처럼 확실한 희망을 안겨준 책을 가방에 넣으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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