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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義(의)’, 자신을 부끄러워하는 마음입니다

내포문화숲길, 마음으로 걷다- 내포역사인물길 제2코스

2022.08.26(금) 22:58:19도정신문(deun127@korea.kr)

호주병오의병주둔유지비

▲ 호주병오의병주둔유지비



오늘 걸어갈 길은 백월산 정상을 지나 병오의병비로 향하는 길입니다. 백월산을 내려와 도로를 따라가다 보면 예상치 못한 곳에서 한 안내판을 만날 수 있습니다. 병오의병비라고도 불리는 ‘홍주병오의병주둔유지비’ 안내판입니다. 안내판에는 1906년 병오년에 민종식을 중심으로 봉기한 의병 600여 명이 이곳에서 집결한 후 홍주성을 공격했다는 내용이 적혀 있습니다. 길의 한 쪽 구석에 있어 이 길을 걷는 분들도 그냥 지나치기 쉬울 것 같은 이 안내판과 비석, 우리는 이 비석의 의미를 되새겨야 합니다.

한말 유학자들에 대하여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단발령과 신분제 폐지로 대표되는 사회 개혁에 반대하며 수만 명이 연판한 상소를 올리던 그들의 모습, 우리는 때로 이들을 세상의 변화를 부정한 고리타분한 양반으로 기억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한말 유학자들이 주도하였던 의병 활동마저 평가절하해서는 안 됩니다. 이 의병 활동은 그들이 행동하는 실천자였음을 우리에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맹자는 측은해하는 마음, 부끄러워하고 미워하는 마음, 사양하는 마음, 시비를 가리는 마음을 각각 인의예지(仁義禮智)의 단서로 보았습니다. 그 중 의(義)의 단서가 되는 마음이 부끄러워하고 미워하는 마음, 수오지심(羞惡之心)입니다. 도대체 무엇을 이토록 부끄러워하고 미워해야 하는 것일까요? 그 대상은 바로, ‘자신이 옳지 못함’입니다.의병들은 ‘자신이 옳지 못함’을 부끄러워하고 미워하여 세상에 나왔습니다. 그들은 나라가 쇠퇴하고 국권이 일본에 의해 침탈당하는 상황에서 아무런 행동을 하지 못하는 자신을 부끄러워하고 미워했습니다. 수오지심은 향촌에 묻혀 살던 유학자들을 의(義)를 좇아 세상으로 나오게 만들었습니다. 그 끝에 비록 자신들의 죽음이 기다리고 있다 하더라도 말입니다.

자신이 부끄럽고 미워하는 마음이 생길 때, 여러분은 어떤 행동을 하시나요? 그 책임을 ‘어쩔 수 없는 현실’의 탓으로 돌리고 넘어가지는 않으신가요? 한말의 의병들은 국권마저 잃어가는 현실 속에서도 ‘자신이 옳지 못함’을 먼저 생각하고 부당함과 마주했습니다. 그들의 마주함을 우리는 외면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아무도 찾을 것 같지 않은 이 길 위의 비석을 보며, 나의 삶에서 자신의 수오지심을 생각하고 반성해봅니다.
/이경복 충남역사문화연구원 내포문화진흥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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