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사 김정희는 조선을 대표하는 천재 학자, 실사구시에 충실한 실학자, 그리고 서예와 그림에 일가견을 보인 예술가 등 다양한 수식어를 가진 분입니다. 이런 추사 김정희 선생이 남긴 발자취를 따라가는 시간을 갖기 위해 생애 처음으로 추사고택을 방문합니다.

추사고택 일원은 말 그대로 추사 김정희 유적지입니다. 추사 김정희 선생이 나고 자란 추사고택 이야기부터 시작해, 증조부 때부터 이어지는 가족 이야기, 추사 김정희 선생이 남긴 대표 업적, 그리고 추사 김정희 선생과 연관이 있는 장소 등 다채로운 이야기를 경험할 수 있습니다.

이 중에서도 추사기념관은 추사 김정희 유적지에 관련된 정보를 체계적으로 안내하는 종합 전시관입니다. 추사기념관을 둘러보는 동안 추사 김정희라는 한 개인뿐만 아니라, 추사고택 일원에서 경험할 수 있는 다양한 콘텐츠에 대한 배경지식을 제공하는 다양한 전시물을 관람할 수 있습니다.

▲ 추사 김정희 유적지 : 추사기념관

추사기념관에서 안내하는 기본동선이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맨 마지막 관람 단계에 있는 영상관에서 영상을 먼저 시청하는 동선을 추천하고 싶습니다. 짧은 동영상이지만, 전시관을 비롯한 추사 김정희 유적지에서 빠트리지 않고 꼭 챙겨야 할 중요한 이야기와 작품이 무엇인지를 꼼꼼하게 짚어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영상을 통해 사전 배경지식을 충분히 얻은 후 다른 전시물을 관람하면, 더 알차게 추사 김정희 선생 이야기에 몰입할 수 있습니다.



▲ 다목적 영상실에서 만나는 추사 이야기

추사기념관은 딱딱하고 지루할 수 있는 전통적인 전시 방식에서 벗어나, 다양한 방식으로 전시관 내 콘텐츠를 경험할 수 있는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습니다. 기존에 있는 전시물을 디지털화된 시청각 자료로 전환해 누구나 부담없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안내하고 있습니다.  특히 가장 흥미롭게 관람한 건 매직 비전이라는 방식을 갖춘 디지털 전시물입니다. 그 외에도 딱딱한 다큐멘터리 형식을 벗어나 아이들이 관심을 가질 수 있는 애니메이션 형식으로 추사 일생을 소개하는 부분도 흥미로운 지점입니다.







▲ 다양한 방식으로 제공하는 추사기념관 시청각 자료
 
이렇게 추사 김정희 선생에 대한 배경지식을 얻고 나면, 본격적으로 추사 김정희 선생이 남긴 여러 작품, 유품, 기타 삶의 흔적 등에 관한 전시물을 관람합니다. 추사기념관이 들려주는 여러 이야기 중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추사 김정희 선생이 남긴 마지막 작품인 판전 현판입니다. 추사 김정희 선생이 돌아가시기 3일 전에 마지막 남긴 봉은사 판전 현판에 얽힌 이야기는 유명해졌다고 안주하지 않고 마지막 죽는 순간까지 최선을 다해 작품활동에 매진한 예술가 정신에 관한 교훈을 제게 가르쳐줍니다.





▲ 추사기념관 내 전시물

추사기념관 안에서만 추사 이야기를 경험할 수 있는 건 아닙니다. 전시관 밖으로 나오면 소박한 외곽산책로를 따라 생각지 못한 또다른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소박한 야외산책로를 거닐면서 추사 김정희 선생 동상부터 시작해, 추사 정신을 기리기 위한 만든 조형물, 건물 외벽을 활용한 전시물 등을 둘러볼 수 있습니다. 이쁜 만 아닙니다. 그리 멀지 않은 야외산책로 한편에 탁본체험장이 마련되어 있어, 체험활동을 통해 추사 김정희 유적지 추억을 쌓아가는 특별한 시간을 만들 수 있습니다.







▲ 추사기념관 야외에서 경험할 수 있는 전시물과 탁본체험 활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