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도 가을빛으로 살짝 흐린 날 천안 광덕사를 찾았어요.
올 여름 장마가 그리 길지 않아 올 가을 단풍이 유난히 더 곱다합니다.

'태화산 광덕사'
태화산이란 이름이 낯설어요. 광덕산의 이름은 원래는 태화산이었는데
크고 덕이 있는 명산이라 하여 광덕산이라 불리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아름드리 일주문 너머 조명을 밝힌듯 레몬그린색으로 환하게 물든 수목이 곱습니다.



지붕 단청의 푸른 빛과 소복이 쌓인 가을 낙엽이 포근하게 느껴집니다.



 간간이 따로 또 같이 산책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정겹습니다.





광덕사에 오르는 완만한 오르막길을 따라
크고 작은 나무들이 가을색으로 잔잔히 물들어 갑니다.



광덕사 측면 언덕에 독특한 형태를 지닌 500년 넘은  보호수인 느티나무와 
붉게 물든 단풍나무가 가을 하늘처럼 단아한 풍광을 자아냅니다.



방울지며 떨어지는 약수는
가을 햇살에 연꽃 돌 항아리 가득 잘람거리며 잔잔히 흘러내립니다. 



규모가 그닥 크지 않아 더 정감가는 광덕사 대웅전.
간결한 맞배지붕이 아름답습니다.





가을 풍경을 고스란히 품은 광덕사 대웅전입니다.



광덕사 입구를 지키고 있는 400년 넘은 천연기념물 호두나무입니다.
약 700년전 고려 충렬왕 때 유청신이 원나라에 임금님 수행갔다 돌아오는 길에
호두나무 묘목과 열매를 가져와 묘목은 광덕사 경내에 심고,
열매는 고향집 뜰 앞에 심었다지요.
약 700년전 일이니 400여년된 이 나무는 처음 들여온 호두나무의 후대로 추정된다합니다.



'호두과자'가 천안의 명물인 것과 우리나라 최초의 호두나무 재배지가 천안 광덕사인것은
우연이 아닌 듯합니다.



광덕사를 돌아보고 내려가는 길,
노랗게 물든 키 큰 은행나무 아래를
한 무리의 등산객들이 바람에 흔들리는 꽃길 따라 걸어갑니다



가을 들판, 나무 그루터기를 보니 어릴 적 읽었던 '아낌없이 주는 나무'의
한 장면이 떠올라 한참을 바라보게되네요.



책 속의 주인공인 소년과 같이 성장하며 소년과 일생을 함께 한 나무.
소년의 놀이터도 되어주고 쉼터도 되어주고
잎도 열매도 심지어는 몸통까지 소년을 위해 아낌없이 다 내어준 나무는
소년이 힘없고 지친 노인이 되었을 때, 그루터기를 내어주며 쉬어가라하지요.



광덕사 진입로에 핸드드립 커피를 마실수 있는 유명한 골목카페 ‘킹스커피’
 카페 옆에  ‘START’ 출발선을 그려놓은 사장님 센스도 명물입니다.
일상이든 일이든 마음 어지러운 것들 리셋하고 새롭게 출발해보시면 어떨까요.
  
산책을 마치고 천안 송어회 맛집 ‘광덕 원가든’으로 향했습니다.  



가을 단풍처럼 붉은 살이 매력적인 송어는 연어와 유사한 살을 갖고 있고 근육의 질감과 고급스러운 맛이
특징이며 , ‘ 송어’라는 이름도 살결이 소나무와 같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래요.

고단백저지방 식품으로 겨울철이 제철인 송어는
면역력 향상, 기력 회복, 뇌건강, 뼈건강, 노화방지, 혈관질환 예방, 빈혈예방 등
그 맛은 물론 효능도 뛰어난 생선입니다 .



그릇에 신선한 야채 넣고 초고추장 뿌리고
콩가루도 듬뿍 뿌리고 참기름 살짝 치고
싱싱하고 도톰한 송어회를 몇 첨 올려
살짝 버무려 먹으면 완전 꿀맛입니다.



한참을 그렇게 신나게 먹는데 보다못한 사장님 쫓아오셔서
 1급수 맑은 물에서 양식한 명품 송어 제대로 먹는 법을 가르쳐 주십니다.
초장에 다진 마늘만 섞어서 그냥 찍어 먹어 보라고.
어떤 음식이든 원물 재료가 신선하면 양념이 최소였을 때 가장 맛나지요.

전국 6대 송어명가 중 하나라며 사장님의 송어부심이 대단하십니다.
먹어보니 그럴만~합니다.



영양 만점 진국인 매운탕은 서비스,
송어가 어찌나 신선한지 매운탕도 정말 맛있어요.
쫄깃하고 야들야들한 손수제비 맛도 일품입니다.

송어회 1kg(2인분)에 35,000원, 싱싱한 회만큼이나 별미인 매운탕이 서비스로 제공되니 착한 가격 맞습니다.
복잡한 시내를 조금만 벗어나면 산 좋고 물 좋은 천안.
게다가 건강한 먹거리가 함께하니 이보다 좋을 수 없습니다. 

식당 앞 낚시터에도 가을이 쉬어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