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풍이 알록달록 물들어가는 가을입니다.
'춘마곡 추갑사'라는 말이 있습니다. 봄에는 태화산 자락의 마곡사가, 가을에는 계룡산 갑사의 정취가 으뜸이란 말인데요, 완연한 가을, 호젓하게 걷기 좋은 곳으로 계룡산 갑사를 찾았습니다.



갑사 주차장에는 샛노랗게 물든 은행나무들이 가을 정취를 한껏 뽐내고 있는 모습입니다.
언제 이렇게 예쁘게 물들었는지, 계절의 변화를 느끼며 사찰 갑사로 발걸음을 향했습니다.
사찰로 향하는 길목에는 공주시의 마스코트인 고마곰과 공주가 반갑게 맞이해 주는데요, 평일임에도, 가을 정취를 느끼려는 탐방객들의 발길로 사찰로 향하는 길목은 활력이 느껴졌습니다.





일주문을 지나면 사찰 갑사까지 완만한 산책로가 길게 이어집니다.
조용한 숲길로 들어서니, 나무가 뿜어내는 내음이 상쾌하게만 느껴졌는데요, 스며드는 햇살과 살랑이는  바람을 느끼며 청정한 오리 숲길을 걸어보았습니다.





시선 가는 곳마다 가을 옷으로 갈아입은 단풍들이 고운 빛깔을 뽐냅니다. 
아직은 강렬한 단풍 물결은 아니지만, 사천왕문 주변으로 오색빛의 향연이 펼쳐지고 있었는데요, 소리 없이 찾아온 가을 풍경에 매료되어 가던 발걸음 멈추고 가을 풍경을 담아 보았습니다.





오리 숲길 끝에서 S자로 휘어진 산책로를 돌면, 갑사에 도착하게 됩니다.
'계룡 갑사'라 쓰여 있는 강당과 대웅전 주변으로 갖가지 계절 꽃들이 방문객들을 반겨줍니다.
계룡산은 능선들이 마치 닭볏을 쓴 용의 모양을 닮았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인데요, 동쪽의 동학사·서쪽의 갑사·남쪽의 신원사·북쪽의 구룡사지 등 유서 깊은 불교 유적이 계룡산을 배경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갑사는 백제 구이신왕 원년(420년)에 아도화상에 의해 창건된 사찰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위덕왕 3년(556년)에 혜명대사에 의해 크게 확장되었고, 이후 통일신라시대 의상대사가 중수하여 화엄종 10대 사찰의 하나로 번창하였습니다. 이후, 1597년 정유재란 때 모두 소실되었지만, 선조 37년(1604)에 대웅전 중건을 시작으로 재건되기 시작했으며, 효종 5년(1654년)에 증축이 크게 이루어져 현재의 모습을 갖추고 있습니다.




▲ 표충원(충남 문화재자료 제52호) 

경내에는 대웅전을 비롯해 대적전·천불전·진해당·관음전 등 여러 전각이 위치해 있습니다.
사찰 어느 쪽으로 시선을 돌려도 고즈넉한 가을 풍광이 마음을 여유롭게 만들어주었습니다.

갑사는 임진왜란 당시 왜군에 대항하는 승병궐기의 기점이기도 하였습니다. 대웅전 좌측으로 이동하면, 아름드리 단풍나무 뒤로 표충원이 있으며, 표충원에는 1592년 임진왜란 때, 승병을 조직하여 활약한 영규대사·서산대사·사명대사의 영정이 모셔져 있습니다.




 ▲ 공주 갑사 승탑(보물 제257호)
 
모처럼 산책하기 좋은 갑사를 찾아 가을 분위기를 맘껏 느껴보았는데요,
걷는 도중, 깨끗한 자연에서 활동하는 다람쥐까지 볼 수 있어 즐거움이 배가 되었습니다.

11월 초면 갑사로 향하는 중장리 일원은 황금빛 물결로 장관을 이룹니다.
샛노란 은행나무 풍광과 함께 천년고찰 갑사를 찾아 가을 단풍을 만끽해보는 것도 좋을 듯합니다.



계룡산 갑사
- 소재 : 충남 공주시 계룡면 갑사로 567-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