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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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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모두의 본향, 자궁

내 몸이 들려주는 건강 이야기

2021.10.24(일) 23:45:28도정신문(scottju@korea.kr)

우리 모두의 본향, 자궁 사진


당신이 첫울음을 힘차게 울기 전 열 달 동안 머물렀던 최초의 안식처인 제 이름은 바로 아기집, 자궁이랍니다.

밑 부분이 찌그러진 서양 배 모양에, 100g도 채 되지 않는 주먹만한 근육질 주머니인 저는 여성들의 애증이 서린 장기이지요. 넉넉하고 부드러운 유방과 더불어 여성성의 상징이기도 하지만, 사춘기 이후로 폐경에 이르기까지 무려 400여 회 이상 매월 통증과 출혈을 일으키는 성가신 존재이기도 하니까요. 초경이 시작된 이후로 저는 아무리 초대해도 좀처럼 오지 않는 손님(정자)을 맞기 위한 준비를 반복합니다.

저의 내부는 벨벳처럼 보드라운 밭(자궁내막)이랍니다. 에스트로겐과 프로제스테론이라는 호르몬의 작용으로 매월 새로운 혈관과 새로운 분비선, 조직들을 준비하여 손님이 오기를 기다리지만, 시간이 지나면 어김없이 오래된 밥상을 치우고 또 새로운 밥상을 차려야 하지요. 이렇게 식어버린 밥상을 치우는 과정을 달거리(생리, 월경)라고 하는데, 이는 여성들에게 매우 성가신 월례행사입니다.

매월 이런 고생을 하는 이유는 아기를 생산하고자 함인데, 요즘 세대에 이러한 일은 좀처럼 일어나지 않는답니다. 결혼 연령은 갈수록 늦어지고, 아이도 좀처럼 나으려 하지 않으려는 풍토 때문입니다.

계획대로 임신이 되어 원하는 수의 자녀를 출산한 이후라면 사실 저처럼 천덕꾸러기도 없을 겁니다. 흔히 암과 오인되어 여성들을 공포에 떨게 하는 자궁근종과 자궁경부암, 자궁내막암이라는 치명적인 병까지, 평상시엔 거의 쓸모가 없는 저로 인하여 많은 여성들이 곤란을 겪곤 하지요.

여성의 몸에서 가장 흔한 혹 중 하나인 자궁근종은 대표적인 양성종양으로 이로 인하여 생리양이 많아지거나 지나치게 크기가 큰 경우가아니라면, 대부분 수술이 필요하지 않습니다. 다행스럽게도 폐경 이후에는 저절로 줄어드는 경우가 많고, 근종이 암으로 변하는 것도 아니기 때문입니다.

가장 무서운 것은 자궁경부암인데, 이는 매년 정기적인 검진(팹 시험)을 통해 조기 발견할 수 있습니다. 자궁경부암의 원인은 HPV라고 하는 인유두종 바이러스의 감염이 가장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150여 종의 HPV가 알려져 있는데, 모든 HPV가 똑같이 위험한 것은 아니고 16번, 18번 등 고위험 바이러스가 따로 있습니다. 주로 성관계를 통해 감염되므로, 사춘기에 백신접종을 통해 예방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정유석 단국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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