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군 광시면은 1970년대 우리나라에서 멸종한 황새가 다시 이 땅에서 살아갈 수 있도록 애쓰고 있는 뜻깊은 장소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황새공원만 둘러보고 떠나는데, 사실 황새공원은 황새권역마을 일대에서 고를 수 있는 선택지 중 하나에 불과합니다.

황새권역마을은 황새공원 주변을 둘러싼 시목리, 대리, 가덕리 일대를 포함한 마을공간입니다. 그래서 조금 더 눈을 넓히면, 황새권역마을에서 제공하는 더 많은 생태여행 콘텐츠를 만날 수 있습니다. 친환경 농업 관련 교육장·체험관을 이용할 수도 있고, 친환경 도보길을 걸을 수도 있습니다.

▲ 예산군 황새권역마을 종합 안내도 

광시한우타운 옆을 흐르는 무한천을 건너면, 여기서부터 황새권역마을 공간이 펼쳐집니다. 그리고 광시교에서 황새권역마을 중심공간인 황새공원까지 이어지는 2km 정도 되는 길이 이어집니다. 이 길을 걷다 보면 여기선 말 그대로 황새가 주인공입니다. 황새를 위한 공간시설, 가로등, 보행로, 다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황새 관련 이야기를 감상할 수 있습니다.







▲ 황새권역마을에서 만나는 다양한 황새 이야기

길을 계속 걷다 보면, 황새공원과 더불어 황새권역마을 양대 축을 담당하는 황새권역센터를 만납니다. 충남 생태여행 10선 중 한 곳인 예산황새공원이 황새 복원을 위한 핵심 기관·시설이라 한다면, 황새권역마을은 황새공원에서 복원한 황새가 다시 자연으로 되돌아오는데 필요한 야생적응 훈련 공간입니다. 황새권역센터는 황새가 안전하게 논에서 먹이활동을 훈련하는데 반드시 필요한 생태농법·친환경 농업을 실시하고, 외부 방문객이 친환경 가치를 체험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중요한 곳입니다.



▲ 황새공원과 더불어 황새권역마을 양대축을 맡고 있는 황새권역센터

황새권역센터 주변 논을 관찰하다 난생처음 보는 정말 반가운 장면을 발견합니다. 바로 이맘때 논에서 발견할 수 있는 주홍빛 우렁이 알입니다. 우렁이 알은 농약을 많이 치는 일반 논에서는 쉽게 보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우렁이 알은 말 그대로 친환경 농업을 대표하는 상징물이지요. 황새복원사업에 동참하기 위해 친환경농업을 하는 황새권역마을 논에는 곳곳마다 우렁이 알이 주렁주렁 매달려 있습니다. 늘 제 눈으로 직접 보고 기록하고 싶었던 장면이기에 심장이 두근거릴정도로 놀랍고 반가웠던 순간입니다.



▲ 황새권역마을 논에서 만날 수 있는 반가운 장면 : 우렁이알

저 멀리에 있는 황새공원이 서서히 눈에 들어오기 시작합니다. 이 길 주인공은 길과 논둑 주변에 활짝 핀 개망초입니다. 하얀 개망초 꽃다발을 감상하다 보면, 개망초에 대말려 있는 여러 곤충 친구를 만납니다. 십자무늬긴노린재라고 부르는 화려함이 돋보이는 녀석도 보이고, 무더위에도 열심히 일에 열중하는 꿀벌 친구를 만납니다.





▲ 황새권역센터에서 황새공원으로 이어지는 길 주변 풍경

다시 되돌아가는 길에 푸르름이 최절정에 다다른 멋진 여름 논 풍경을 더 천천히 감상합니다. 그리고 여름 논을 무대 삼아 열심히 활동하는 백로, 왜가리 녀석들을 만납니다. 운이 좋으면 인근 황새공원을 벗어나 먹이 활동을 하는 황새를 만날 수도 있는데, 이번에는 아쉽게도 황새 인연은 닿지 않습니다. 다음에는 논 한가운데에서 활동하는 황새를 볼 수 있길 기원하며 황새권역마을 생태탐방을 마무리합니다.



▲ 황새권역마을 일대 논 풍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