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예산 삽교읍 석조보살입상 (보물 제508호)

4월의 끝 날, 수암산 자락에 덩그렇게 서 있는 보물 한 점을 만나고 왔습니다.


▲ 세심천

수암산 산행 들머리로 이용하는 세심천에 도착합니다.


▲ 삽교 석조보살 입상

지난번 수암산 산행 때 길 옆으로 보였던 '삽교 석조보살 입상'이 궁금해서였지요.
불과 64.5m 거리라는 친절한 안내에도 불구하고 지나쳤던 순간이 아쉬웠기에 다시 찾았답니다. 


▲ 겹벚꽃

겹벚꽃(왕벚꽃)의 진한 분홍빛이 마지막을 향하듯 4월은 이렇게 달을 넘기고 있네요.


▲ 수암산 등산안내도

예산 수암산은 바로 옆 홍성 용봉산의 유명세에 밀려있지만, 육산과 암산을 적절히 담고 있는 멋진 산이며, 수암산에서 용봉산을 잇는 산자락은 최근 예산과 홍성을 잇는 '내포사색길'로 변신하여 지역민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 수암산 들머리

세심천 주차장에서 왼편으로 오르면 바로 등산안내도와 좌측으로 수암산 들머리를 만날 수 있습니다. 
오늘 찾아가는 보물은 이곳에서 약 10분 정도의 거리에 있답니다.


▲ 산철쭉

마지막 꿀을 따는 부지런한 벌의 모습에 잠시 발길이 멈춥니다.


▲ 산철쭉

지는 꽃잎도 아직은 예쁘지만, 햇빛에 비치는 형광빛 연두색의 나뭇잎에 더 눈이 가네요. 


▲ 산길

그렇게 녹음이 짙어져 가는 길을 조용히 걷습니다.


▲ 숲 속 하늘

숲에 들어오면 잠시 하늘을 바라보는 여유를 부려보면 어떨까요? 


▲ 떨어진 꽃잎 

길을 걷는 이에게 떨어진 꽃잎으로 사랑 가득 담은 하트를 만들어 선물하신 이름 모를 분께 감사드립니다.


▲ 안내판

잠시 숲에 취하여 걷던 걸음은 이 안내판에서 걸음의 방향을 바꿉니다.


▲ 보물 만나러 가는 길

눈을 돌려 바라본 저곳에 오늘 만날 보물이 보일 듯 말 듯 합니다.


▲ 삽교 석조보살입상

그렇게 몇 걸음 내딛고 나니, 길게 늘어뜨린 귀와 보관을 쓴 모습의 '석조보살입상'을 만납니다.


▲ 석조보살입상

고려 시대의 지방화된 대표적인 불상으로, 수암산(秀巖山) 중턱에 위치하고 있으며, 549cm의 입상으로 두 개의 돌을 이어서 조각한 것이며, 거구이면서 볼륨 없는 석주형의 형태나 소략한 묘사 등 고려 시대에 조성된 충청도 지방 특유의 불상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 석조보살입상

머리에는 갓 모양의 보개가 있는 6각형의 보관(寶冠)을 쓰고 있으며, 네모난 얼굴에서는 소박함을 느끼게 하는 미소를 엿볼 수 있습니다.
귀는 큰 편이고, 신체는 돋을새김(부조)이 되어 있으며, 간략한 선으로 천의(天衣)를 표현하였고, 오른손에 쥐고 있는 지팡이는 두 다리 사이로 길게 내려와 대석(臺石)까지 이르고 있습니다.


▲ 석조보살입상

'보살'이라는 뜻은 '보리살타'의 약칭으로, 스스로 깨달음을 추구하고 그 깨달음을 통해 얻은 자비를 남에게 베푸는 자를 말하며, 부처가 아닌 성불하기 위하여 수행하는 사람을 말합니다.


▲ 석조보살입상

과거 중국에서의 '보살'이라 함은, 불교사에 위대한 족적을 남긴 훌륭한 스님을 높여 이르는 말이었는데, 우리나라 불교계에서는 일반적으로 여신도를 '보살'이라 부르고 있답니다. 
이런 이유는, 과거 조선 시대에 억불정책으로 고사 위기에 놓였던 불교를 신앙의 대상으로 지극 정성과 공양을 올리고 천대받는 스님들을 스승으로 섬기면서 그 명맥이 끊어지지 않게 이어 온 여염집의 여인들에 있다고 합니다.


▲ 석조보살입상이 바라보는 예산 삽교평야

또한, 근래로는 1950년대 왜색불교 척결과 청정 비구승 전통의 복원을 내건 불교정화운동 때에 불교 정통성 회복에 여성 신도들의 지지와 성원이 있었음에 이런 움직임을 성공으로 이루었다는 의견도 있다고 하네요.
이렇게 여성들이 사찰을 보호한다는 의미로 '보사(保寺) 님'이라 불리다가 '보살님'으로 변이 되면서 지금껏 통용되고 있다는 이야기가 전해집니다.


▲ 석조보살입상

스스로 깨달음을 추구하고 이루며, 그 깨달음을 통해 얻은 자비를 다른 이에게 베푸는 보살의 모습은 어떠할까요? 예산 삽교읍 석조보살입상이 바라보는 세상을 그 뒤에서 함께 하며, 자비가 가득히 베풀어지는 세상을 꿈꿔봅니다.


예산 삽교읍 석조보살입상
 - 소재 : 충남 예산군 삽교읍 신리 435 (세심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