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산공원은 그동안 저에게 바로 옆에 있는 ‘에코힐링맨발황톳길 공원’에 가기 위해 으레 거쳐 가는 곳으로만 여겼던 그런 곳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아산 지산공원에 펼쳐지는 가을 풍경을 이제야 처음으로 깊이 들여다볼 수 있었습니다. 규모가 큰 편은 아니지만, 이곳 산책길은 지산공원이 그려내는 네 가지 각기 다른 가을풍경 그림을 만날 수 있는 멋진 길을 갖고 있습니다.
 
많은 계단 길을 따라 올라가다 보면 잠시 숨을 골라야 할 때가 있는데, 이런 여행자 마음을 아는 듯, 전망대로 가는 도중 곳곳에서 고요하게 휴식시간을 즐길 수 있습니다. 이곳은 듣기만 해도 마음이 편안해지는 다양한 자연소리를 들려주고, 산책로 주변에 예쁘게 피어 있는 다양한 가을 야생화 풍경을 건네줍니다. 이렇게 소소하게 다가오는 소박한 가을풍경이 첫 번째 지산공원 가을풍경 그림입니다.
 

 

  
▲지산공원 산책로 초입구간에서 만난는 첫 번째 가을풍경 그림
 
두 번째 지산공원 가을풍경 그림은 전망대가 있는 정상으로 가는 코스, 특히 나무터널길부터 만날 수 있습니다. ‘벌써 가을이 이렇게 왔어?’ 하고 싶을 정도로 늘 푸른 줄만 알았던 숲은 어느새 짙은 가을빛으로 바뀌어 있고, 늘 무성할 줄만 알았던 나무는 낙엽을 떨어뜨리며 맨살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여기에 덧붙여 처음 만난 지산공원 전망대, 그 위에서 바라보는 주변 가을 풍경, 숲 주변에서 만날 수 있는 다양한 야생동물 친구 등 모든 것들이 조화롭게 어우러진 멋진 한순간입니다.
 

  

  

  
▲지산공원 산책로 전망대 구간에서 만난 두 번째 가을풍경 그림
 
전망대에서 내려와 계속 걷다 보면, 많은 이들이 사랑하는 지산공원 억새밭 풍경이 펼쳐집니다. 개인적으로 여태 억새풍경에 대해 별다른 감흥을 느끼지 못했는데, 이번만큼은 억새 풍경이 다르게 느껴집니다. 그 속에 잠시 들어가 천천히 거닐면서 억새밭 풍경 안에 제 몸을 맡깁니다. 그리고 억새밭이 연출하는 풍경의 감상에 처음으로 푹 빠져듭니다.
 
가장 의미있게 다가오는 부분은 고층아파트와 억새가 서로 대비되며 그려내는 풍경입니다. 예전 같으면 이런 신도시 개발을 할 때 녹지공간에 대한 고려 없이 그냥 산과 들을 밀어 없애 버렸는데, 다행히 여기는 '지산공원'이라는 이름으로 살아남아 이런 가을 풍경을 고스란히 건네줍니다. 그래서 큰 규모는 아니지만, 규모의 아쉬움 대신 그나마 이만큼이라도 자연을 느낄 수 있어 다행이라는 마음이 더 앞서지요.
 

  

  

  
▲지산공원 산책로 억새밭에서 만난 세 번째 가을풍경 그림
 
마지막으로 풍력발전기가 있는 바람언덕길 가을 풍경을 만날 수 있습니다. 앞서 만났던 가을숲, 억새밭 풍경과 또 다른 멋이 느껴지는 단풍길 풍경입니다. 탁 트인 언덕길을 거닐면서 붉게 물든 가을길 정취를 맘껏 누리다 보면, 긴장해 있던 몸과 마음이 어느 순간 스르르 풀리는 것이 느껴집니다. 그렇게 또 한 장의 가을 추억을 남기며 다시 일상 속으로 되돌아갑니다.
 

 
▲지산공원 산책로 바람언덕길에서 만난 네 번째 가을풍경 그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