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어떤 일 하나를 50년 동안 이어갈 수 있을까요?
 
▲된장찌개
 
뚝배기 속에서 뽀글뽀글 끓어 오르는 된장의 구수함과 콤콤함이 어우러진 집밥의 대표음식 된장찌개! 
 
집에서도 종종 먹게 되는 된장찌개와 김치찌개가 우리나라에서 집밥의 대표 음식으로 자리잡은 지는 오래 되었습니다. 그러나, 요즘 젊은 분들 일부는 '집에서 먹는 된장찌개와 김치찌개를 굳이 밖에서까지 사먹어야 하는가요?'라더군요. 물론, 제 아들도 포함해서요. 하지만, 세월이 흘러도 결국 찾게 될 대표 음식에서 빠지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으로 된장찌개를 먹으러 당진으로 찾아갑니다. 
 

▲대중식당
 
3년 전, 지인의 안내로 된장찌개 냄새를 옷에 가득 담고 땀 흘리며 먹었던 그 식당을 찾았습니다. 메뉴는 된장찌개와 김치찌개 딱 두 가지에 식사는 오전 11시에서 오후 2시까지 3시간 동안만 가능하며, 그나마 여름에는 된장찌개만 먹을 수 있는 대중식당!
 

▲대중식당
 
당진초등학교 근처에 있는 곳으로, 50여 년 전 이곳 주변은 온통  논·밭이었답니다. 뒤쪽 건물과 비교되는 세월을 느끼기에 충분한 모습의 집이 오늘 찾고자 하는 곳이랍니다. 그리고, 50여 년 동안 한자리에서 백반을 차려 주시던 손맛을 느끼고자 하네요.
 

▲대중식당
 
간판이 없다면 오래된 가정집 정도로 생각 되는 곳을 들어서니, 생각 그대로 가정집입니다. 앞에 보이는 곳은 50여 년 동안 손맛을 나눠주시던 할머님의 안방이자 밥을 먹을 수 있는 밥상 두 개가 놓여 있고, 우측은 밥상 한 개가 놓인 장소입니다.  
 
"몇 명이여?"
"네, 두 명이에요!"
 
말없이 부엌으로 사라지시는 할머님의 모습에, 이 집과 함께하셨을 할머님의 세월도 잠시 생각해 봅니다. 잘 알지는 못하지만요.
 

▲착한가격업소 및 당진맛집
 
충청남도 착한가격업소이자 '여기you 당진맛집'으로 선정되었더군요!
 

▲대중식당 내부
 
밥상 두 개 놓인 방으로 들어서니, 할머님의 안방 모습이 보입니다. 좁은 공간에 다른 손님들이 오셔서, 아쉽지만 사진을 더 남기지는 못하겠더군요.
 

▲된장찌개
 
잠시 후, 말없이 부엌으로 가신 할머님께서 오래 된 쟁반을 들고 오시는 것이 보이네요. 아무 생각없이 얼른 일어나, 방 앞 마루로 나가 저희가 먹을 점심이 깔끔하게 차려진 쟁반을 받아듭니다.
 
바로 '집밥'입니다!
 

▲밥·된장찌개
 
흑미 섞인 찰진 밥에 된장찌개를 한 그릇 담아 맛봅니다.
 

▲오징어채 볶음
 
매콤달콤함으로 눈길을 사로잡는 오징어채볶음, 


▲콩자반
 
콩으로 요리하는 대표적 밑반찬인 콩자반입니다. 
 

▲멸치조림
 
그리고 멸치와 고추를 넣어 조린 멸치고추조림이 눈에 들어옵니다. 다른 반찬들도 더 찍어 보려다가 주변의 시선에 주저하였지만, 그것은 핑계구요, 사진기를 들었던 손에는 어느새 숟가락과 젓가락을 들고 쟁반 사이를 휘젓고 다녔답니다! 
 
"할머니! 공기밥 두 개만 더 주세요."
"…!"
 
말씀이 없으셔서 부엌으로 나가 보니, 할머님의 청력이 좋지 않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오해 없으시길요. 
 

▲빈 그릇들
 
그렇게, 공기밥 하나씩을 더 시켜서 된장찌개와 반찬들을 '싹쓰리하고서야' 수저를 놓았답니다. 공기밥 추가 1,000원이구요, 식사 후 약간의 정리를 하여 부엌으로 쟁반을 옮겨주시길 부탁드려요.
 

▲대중식당 작은 정원
 
50여 년의 세월 동안 한자리에서 집밥을 지켜 오신 할머님의 손맛을 모두가 맛있다고 할 수는 없겠지요. 그러나, 타지생활과 그리운 엄마의 손맛을 느끼고 싶으시다면 한 번쯤 찾아볼 수 있는 곳이라 생각합니다. 세월의 흐름을 막을 수 없듯이, 대중식당의 할머님 손맛을 느낄 수 있는 시간도 언제까지 기다려 주지는 않겠지요. 
 
우리가 사는 세상에 아직도 이런 곳들이 남아 있음에 감사합니다.
 
대중식당
-주소: 충청남도 당진시 교동길 93번지
-전화: 041-355-3263
-영업시간: 11:00~14:00 (연중무휴)
-메뉴: 된장찌개, 김치찌개
-가격: 6,000원(공기밥 추가 1,000원)
-기타: 사전 연락 후 방문하시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