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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 쉴 때마다 향기로운 호흡, 호흡!

공주 정안천생태공원 메타세퀘이아 길

2020.05.08(금) 10:48:39황토(enikesa@hanmail.net)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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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두와 초록 사이에 흰 꽃이 반가웠던 메타세퀘이아 길
  
5월의 첫날, 공주 정안천생태공원의 메타세퀘이아 이파리는 이제 막 연두에서 초록빛으로 갈아타는 중이었다. 곧게 죽죽 뻗은 메타세퀘이아. 그 길을 걸으니 멀고 가까운 원근법에 충실한 거리감이 그대로 느껴진다. 굳이 화가가 아니어도 그림 그리고 싶은 장면들이 수없이 눈에 들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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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세퀘이아 길
  
메타세퀘이아가 나란히 서 있는 길의 하늘이 여릿여릿 내게로 온다. 연둣빛을 막 벗어난 이파리들 사이로 통기타소리가 아련히 울린다. 잔잔한 리듬을 타고 들려오는 노래하나. 가수 ‘양희은과 서유석’의 ‘하늘’이다.

‘하늘이 내게로 온다/ 여릿 여릿 멀리서 온다/ 멀리서 오는 하늘은/ 호수처럼 푸르다/ 호수처럼 푸른 하늘에/ 내가 안긴다/ 온몸이 온몸이/ 가슴으로 스며드는 하늘/ 향기로운 하늘에 호흡 호흡~ ’
 
50대 연령 앞뒤로 연배가 있는 분들은 아마 이 노래를 기억할 것 같다. ‘하늘’의 가사는 박두진의 시에서 따왔다. 지금은 70대인 두 가수가 풋사과처럼 풋풋한 시절에 맑은 목소리로 들려주던 노래. 그 노래가 메타세퀘이아 길을 따라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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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가족이 모인 주차장 원두막에서 아이들은 놀고, 오늘의 추억을 사진에 담는 가족
  
요즘은 ‘생태’라는 말을 자주 접한다. 한동안 ‘환경’이 익숙했는데 환경을 대신해 생태라는 말을 바꿔 사용하지는 않는다. 생태는 환경과 전혀 다른 속뜻이 있다. 환경이 인간중심이라면 생태는 세상의 모든 종들이 각자 동등한 위치에서 존재하는 개념이다. 그러기에 세상의 다양한 생명체들이 더불어 서로 존중하며 살아가는 것이 생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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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안천생태공원, 사진찍기 좋은 곳이라 하나 이곳뿐만 아니라 전체, 혹은 부분 모두 뷰가 되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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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 같이 살아가는 가치, 생태공원
  
펼침막의 글에서 보듯 공원에서는 꽃이나 열매, 나물채취를 할 수 없다. 자료에 의하면 정안천생태공원은 지난 2008년 공무원들이 직접 조성하고 연꽃과 수련, 창포, 붓꽃 등 모두 3만9천여 본의 꽃을 심었다고 한다. 연못엔 지금 작년에 화려했던 연꽃의 가지가 진갈색의 흔적으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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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그려 놓은 것 같은 산책로
  
메타세퀘이아 길 아래 산책로는 온통 푸르다. 철쭉과 연산홍이 간간히 보이는 길은 그늘이 없어서 사람들이 모두 원두막쉼터로 숨었다. 흔들의자그네가 있는 곳이 서너 군데 있지만 빈 의자는 보이지 않는다. 자리교체가 되는 건 아예 포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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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세퀘이아 길을 걷는 한가족
  
원색의 튤립, 쌀 튀밥 같은 조팝나무 꽃은 이미 졌다. 진한 꽃 분홍 빛깔이 탱글탱글하게 모여 피는 박태기나무엔 이파리만 무성하다. 보리수 꽃 진 자리엔 벌써 새끼손톱 만한 열매가 달렸다. 노란 애기똥풀꽃은 조금 더 있어야 제 얼굴을 보여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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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릿여릿 내게로 오는 하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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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과 인공이 함께, 대전-당진 간 고속도로와 나무다리 
  
꽃을 보자 하면 5월이 되기 훨씬 전에 왔어야 했다. 하지만 조만간 연꽃으로 화려해질 것을 알기에 쓸쓸할 틈이 없다. 메타세퀘이아 길 위로는 당진-대전 간 고속도로가 가로질러 천천히 내딛는 걸음과 엇박자의 속도감을 은근하게 즐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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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세퀘이아 길에서 엄마와 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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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가 걷는 메타세퀘이아 길
  
멀어지고 가까워지는 원근의 메타세퀘이아 길에는 다양한 사람들의 움직임이 내 모습으로 다가온다. 꽃에 잠시 한눈파는 아이와 눈높이를 맞춰 기다려주는 엄마가 있는가 하면, 별 말없이 걷는 중년부부의 서로에 대한 신뢰, 지금 이 순간을 남기기 위해 인증샷을 찍는 연인들. 메타세퀘이아 길에는 여릿여릿 하늘이 내게로 오고 나는 숨 쉴 때마다 호흡이 향기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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