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남도 아산시 배방읍에 위치한 작은 마을, 휴대3리는 조용하고 잔잔한 봄꽃마을입니다. KTX 천안아산역에서 하행선 이용시, 창밖으로 빠르게 스쳐 지나가는 노란 유채꽃밭을 본 적 있으신가요? 오리떼가 정답게 휴식을 취하는 하천을 따라 눈부신 유채꽃밭이 길게 이어져 있습니다.
 

 
하천(천안천)을 통과하는 다리(휴대교)를 건너 고속열차가 지나가는 굴다리 아래까지, 마을길을 쭉 걸어 보았습니다.
 

 
휴대3리의 유채꽃밭은 유채꽃으로 유명한 여느 명소들보다 조금 부족해 보일지도 모릅니다. 꽃이 풍성하고 빽빽하게 채워져 있는 모습도 물론 아름답지만, 물이 흘러가는 대로 헤엄쳐 가는 오리떼와 이따금씩 물속에서 모습을 내보이는 덩치 큰 물고기들, 그리고 자연스럽게 흐드러진 유채꽃밭의 풍경에서 왠지 모를 마음의 위안을 얻습니다.
 

 

 
평범했던 일상이 무너진 지금 같은 시기에 소박하면서도 자연스러운 풍경이 큰 위로가 되어 전해집니다. 따뜻해진 날씨, 맑은 하늘과 아름다운 봄꽃을 만끽했을 봄이지만, 예상치 못한 코로나19의 장기화로 외출과 모임이 자제되며 직장인은 자택근무, 학생은 사이버 강의를 통해 때 아닌 칩거 생활을 지내고 있습니다.
 

 
외출, 모임 자제 및 사회적 거리두기는 필수사항입니다. 하지만 이로 인해 우울증이 생기고, 스트레스가 쌓여 정신건강의 피해를 입는 사람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스트레스가 쌓인 상태에서 온 가족이 자택생활을 하다 보니 외국에서는 가정폭력사건도 발생하고 있다고 합니다.
 

 
걱정과 불안, 이런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그저 바람 따라 흐르는 물길과 물길 따라 몸을 맡긴 오리떼의 풍경이 무척 평화롭습니다. 바람에 나부끼는 유채꽃을 바라보며 시골 마을길을 걸으니 답답했던 마음이 해소됩니다.
 
지속된 재택 생활로 스트레스가 쌓였다면 '접촉자 없는' 드라이브 나들이는 어떠신가요? 또는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곳에 사회적 거리두기가 지켜질지 스스로 불안하다면, 인적이 드문 아름다운 자연의 길을 걸어보는 건 어떤지 권하고 싶습니다. 이런 시기에 아산 휴대3리 마을길은 안심 되는 힐링산책 코스였습니다.
 

 
휴대3리 노인회관을 지나면 짧은 가로수길이 나옵니다.

지나가는 마을 주민분께 여쭤 보니 벚나무라고 합니다. 조금만 일찍 왔으면 아름다운 벚꽃길을 걸어 봤을 텐데 아쉬움이 남습니다. 실제로 보면 거대한 벚나무들이 하늘을 뒤덮어 아름다운 나무터널을 이루고 있습니다.
 

 
하천을 따라 쭉 이어진 나무들을 보니 아산의 대표적인 관광지 곡교천 은행나무길이 떠오릅니다.
 

 

 
휴대3리 마을회관을 지나면 동방경로당 '동방체육회'라는 곳이 나옵니다. 마을 어르신들이 이용하는 게이트볼장과 운동기구입니다. 경로당은 코로나19로 인해 임시 운영중단한다는 안내문이 붙어 있습니다.
 

 
어느덧 목적지인 다리 밑까지 다다랐습니다. 휴대교에서 고속열차가 지나가는 다리 밑까지는 도보로 5분, 쉬엄쉬엄 걸으면 7~10분 정도 걸리는 짧은 마을길 산책 코스입니다. 여기서 천안아산역까지 걸어가면 20~30분 정도 소요됩니다.
 

 
KTX와 SRT가 지나가는 다리를 이렇게 가까이서 보는 경우도 흔치 않을 것입니다. 아무것도 없는 민무늬 다리지만 거대한 크기만으로도 압도적입니다. 그 아래 사람이 걸을 수 있는 작은 길이 있습니다.
 

 
다시 돌아가는 길에 텃밭에 물을 주고 계신 마을 주민 분을 보았습니다. 이런 평화롭고 잔잔한 분위기가 일상인 분들이 살짝 부러워집니다. 아름다운 유채꽃밭을 품은 아산의 작은 마을 휴대3리, 짧지만 거대한 벚꽃터널까지 갖춘 아산의 봄꽃마을입니다.
 


휴대교 입구에는 잠시 쉬었다 가라는 낡은 나무 벤치가 놓여 있습니다. 영화 리틀 포레스트의 주인공처럼 시골 마을만의 정취와 여유롭고 잔잔한 분위기를 즐기고 싶은 사람에게 이 짧은 산책 코스를 추천합니다. 소박하고 정겨운 풍경과 대조적으로 저 멀리 빠르게 지나가는 고속열차 풍경이 참 특별하답니다.
 

*유채꽃밭의 정확한 위치가 궁금한 분들을 위해 지도를 만들어 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