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통합검색 바로가기
메인메뉴 바로가기
화면컨트롤메뉴
인쇄하기

여행

여행

충남넷 미디어 > 통통충남 > 여행

깊숙이 들어앉아 집중하고 싶을 때, 바로 여기!

서천 문헌서원, 문헌전통호텔

2020.03.08(일) 20:30:13황토(enikesa@hanmail.net)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1
▲서천 문헌서원 전경

햇살이 퍼지면서 문헌서원의 금잔디가 부드럽게 빛났다. 봄기운이 완연하고 한적한 서원의 풍경이 마치 시대를 거슬러 온 것 같았다. 눈앞에 우뚝 목은 이색선생의 동상이 보였다.

목은 이색선생 동상
▲목은 이색선생 동상
 
‘목포야 울지마라, 이정길은 떠나간다.’

학창시절 국사시간, 고려후기 절의를 지킨 삼은(목은·포은·야은) 세 학자의 호를 각각 ‘목포야’(울지마라)로, 이색·정몽주·길재는 ‘이정길’(은 떠나간다)로 알려주던 담당선생님 덕에 삼은의 호는 절로 나온다. 어디 그뿐인가. 이색의 시조 ‘백설이 잦아진 골에’ 역시 국어시험에 나오는 단골문제였다. 주제는 물론 단어 하나마다 우의적인 뜻을 알아야 했다.

  백설(白雪)이 잦아진 골에 구름이 머흐레라.
  반가온 매화(梅花)는 어느 곳에 피엿는고.
  석양(夕陽)에 홀로 셔 이셔 갈 곳 몰라 하노라.
   -목은 이색, 백설이 잦아진 골에

저무는 고려의 운명을 근심하고 슬퍼하는 이색의 심정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시조에서 당시 고려 말기의 분위기가 어떠했을까 짐작해본다. 급진파와 온건파 두 진영으로 나뉜 역사의 전환기에서 이색은 온건파로 고려왕조를 지키고자 수난을 겪어야 했다. 태조 이성계의 역성혁명에 찬성하지 않았던 고려 말 조선 초의 문신 이색 선생은 한산이 본관이다.

서원은 ‘조선시대 성리학의 연구와 교육을 목적으로 지방에 세운 사학’으로 ‘존현(尊賢)과 학문을 닦고 연구하는 강학(講學)이라는 기능에 의해 공간구성과 배치법이 문묘나 향교와 유사하다.’ 초선초기의 성리학자 권근, 김종직, 변계량 등의 학자들은 선생의 제자였다고 하니 이색 선생의 성리학에 대한 조예가 얼마나 깊었는지 짐작되는 부분이다.
 
홍살문
▲홍살문
 
1
▲문헌서원 이정표
  
장판각. 선현들의 문집이나 판각본을 보관하는 곳.
▲장판각, 선현들의 문집이나 판각본을 보관하는 곳
  
연못과 경현루
▲아침햇살이 퍼지는 연못과 경현루
 
진수당. 강의를 하고 배우는 공간
▲진수당, 강의를 하고 배우는 공간
 
성현들을 모신 홍살문을 지나니 연못과 경현루가 나온다. 문헌서원으로 들어가는 외삼문인 진수문에서 서원의 강학공간인 진수당이 있다. 문헌서원은 1984년 충남문화재자료 제125호로 지정되었고 이색 선생의 영정(보물 제1215호)이 있는 곳이다. 이색 선생은 1369년(태조 5년) 69세에 여주 신륵사에서 사망했고 셋째 아들인 이종선이 한산으로 모셔와 기린산 아래 선영에 장사지냈다고 한다.
 
진수문, 외삼문
▲진수문
 
문헌서원을 천천히 걷다 보니 서원을 닮은 단아한 선비가 강학공간인 진수당(강당) 어딘가에서 조용한 걸음으로 나타날 것 같다. 그런가 하면 내가 마치 선비가 된 양 몸과 마음이 차분하게 정돈되는 느낌이었다. 그 분위기를 그대로 이어지게 하는 곳이 있다. 서원으로 들어서기 전에 위치한 전통한옥의 문헌전통호텔이다. 이곳은 또 무학대사가 명당으로 알려준 터에 자리 잡았다고 하니 이색의 문학과 풍류가 깃든 곳에서 하루를 묵기로 했다.
 
문헌전통호텔
▲문헌전통호텔
  
1
▲한옥호텔의 정겹고 아담한 모습
  
정갈하고 꽃자수가 놓인 고급스런 이부자리
▲정갈하고 꽃자수가 놓인 고급스런 이부자리
 
전통한옥체험실 주의사항
▲전통한옥체험실 주의사항
 
문헌전통호텔은 신발을 벗어 놓는 댓돌에 검은 고무신 한 켤레가 여느 다른 숙박과 다르다는 걸 알려준다. 한옥의 그윽함과 잘 어울리는 꽃자수 이부자리는 정갈하고 고급스럽다. 방바닥에 깔아놓은 요 밑에 손을 넣으니 아랫목 같다. 별 치장이 없는 단순한 공간. 책을 보거나 상대방과 이야기할 때 집중하게 하는 포인트, 이곳은 텔레비전이 없다는 게 큰 강점이다.
 
삼삼하고 담백한 맛의 아침밥상
▲삼삼하고 담백한 맛의 아침밥상
 
입춘대길 건양다경을 빕니다.
▲2020 '경자년 입춘대길, 건양다경'을 빕니다
 
코로나19로 야단법석인 세상과는 동떨어진 곳, 이렇게 조용한 공간이 있을까 싶다. 조식으로 나온 밥상은 삼삼하고 담백했다. 냉이된장무침은 너무 맛있어서 한 접시를 더 요청했다.

문헌서원·문헌전통호텔
-주소: 충남 서천군 기산면 서원로 172번길 66
-문의: 041-953-5895(문헌서원), 041-953-5896(문헌전통호텔 및 문헌전통밥상)
제4유형
본 저작물은 "공공누리" 제4유형:출처표시+상업적 이용금지+변경금지조건에 따라 이용 할 수 있습니다.
댓글 작성 폼

댓글작성

충남넷 카카오톡 네이버

* 충청남도 홈페이지 또는 SNS사이트에 로그인 후 작성이 가능합니다.

불건전 댓글에 대해서 사전통보없이 관리자에 의해 삭제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