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꽃은 코스모스죠?
저도 예전에는 코스모스를 마주하면, 아~, 이제 가을이 왔구나!, 싶은 기분을 느꼈답니다. 그런데 우연히 이 꽃에 매료되면서부터 가을 하면 이 꽃이 먼저 생각나네요. 바로바로 '핑크뮬리'입니다.

핑크뮬리가 뭔가 싶어 고개가 갸우뚱거려지는 분들을 위해 잠시 설명해드리겠습니다.

핑크뮬리
벼목 벼과에 속하는 외떡잎식물로 흔히 핑크뮬리라고도 불리며, 본래는 미국의 서부나 중부의 따뜻한 지역의 평야에서 자생하는 여러해살이풀이지만, 현재는 세계적으로 조경용으로 흔히 식재되고 있음
 

   
천안 성거에도 핑크뮬리가 예쁘게 피어서 핫플레이스로 유명한 곳이 있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핑크뮬리를 한 번 본 후 그 매력에 빠져서 가을만 되면 핑크뮬리가 보고 싶어서 안달이 나는 저를 위해 신랑이 아산으로 차를 몰아 간 곳에 핑크뮬리가 가득했습니다. 주말이라 그런지 여기저기 주차된 차가 너무 많은 것을 보고 저처럼 핑크뮬리를 매력에 빠진 사람이 많구나 하고 또 한 번 느꼈습니다.
 

 
주차를 하고 앞을 쳐다보니 핑크색으로 물든 핑크뮬리가 어서 와서 구경하라고 저에게 손짓하는 것 같았습니다.
 

 

 

 
어서 가까이서 핑크뮬리를 보고 싶어 가까이 가 보니 정말 예뻐서. 우~와, 감탄이 절로 나왔습니다. 정말 물감으로 곳곳에 칠해 놓은 것처럼 핑크색이 가득했습니다.
 

  

 

 
주말이라 그런지 가족단위, 연인, 친구들끼리 등 아주 다양하게 핑크뮬리 구경오셔서 하하호호 즐겁게 웃으시면서 카메라셔트를 누르고 계셨습니다. 다들 예쁜 핑크뮬리를 배경으로 사진 찍는 모습들이 한 폭의 화보처럼 하나하나 다 아름다워 보였습니다.
 

 
저도 남편과 즐겁게 사진을 찍고 있는데 한 개의 문구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그건 바로 '핑크뮬리를 보호하고 꽃밭에 들어가지 맙시다'라는 문구였는데, 핑크뮬리를 보호하기 위해 핑크뮬리 주위에 울타리가 쳐져 있는데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울타리를 넘어 핑크뮬리를 짓밟으면서 사진을 찍고 있는 모습을 보니 마음이 많이 아팠습니다. 당장에 본인들은 인생샷을 찍고 남길 수 있어서 행복하겠지만 그 분들 때문에 다음에 오시는 분들은 이 아름답고 예쁜 꽃을 볼 기회가 사라진다니 더 마음이 아프고 기분이 좋지 않았습니다.
 

 
그 문구를 읽고 마음이 아파 저만이라도 되도록이면 핑크뮬리가 밟히지 않도록 조심하면서 핑크뮬리를 감상하고 사진촬영도 하면서 주위를 둘러보니 아이들과 같이 온 가족분들이 핑크뮬리에서 찍은 인생샷을 보시면서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니 저 또한 흐뭇해졌습니다.
 

 
핑크뮬리 맞은편 잔디밭에는 많은 사람들이 어떻게 알고 준비했는지 돗자리를 펴고 옹기종이 모여앉아 담소를 나누며 핑크뮬리를 감상하시는 모습이 정말 부러워서 저도 다음에는 꼭 돗자리를 갖고와 누워서는 높고 맑은 가을하늘을 감상하고 앉아서는 핑크뮬리를 감상하면서 즐거운 추억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예전에 다른 지역 팜랜드 구경하러 가서 처음 핑크뮬리를 보고 너무 색이 곱고 아름다워서 다른 곳은 전혀 구경도 안 하고 핑크뮬리만 가득한 언덕에서 몇 시간을 보내고 온 적이 있었습니다. 그 뒤 일상생활에 쫓겨 사느라 핑크뮬리를 잊고 지냈는데 우연히 아산에서 가까운 곳에 핑크뮬리가 있다는 정보를 듣고 오랜만에 남편과 즐거운 데이트를 하고 왔습니다.

예전에 간 곳보다 핑크뮬리꽃 밭이 넓지 않아서 아쉽기는 했지만 그래도 가까운 곳에서 이렇게 아름다운 곳을 다시 볼 수 있어서 반갑고 행복했습니다. 저뿐만 아니라 많은 분도 짧은 시간이지만 핑크뮬리를 보면서 행복하고 아름다운 사진을 많이 남겼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요즘 여러 가지 요인으로 봄과 가을이 아주 짧아서 아쉽다는 분들이 많습니다. 짧은 가을이지만 모든 분이 자신보다 다른 사람들을 배려해서 아름다운 꽃들을 많은 분이 즐기셨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