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롱꽃이 흐드러지게 핀 김장생 선생의 생가 사계고택를 둘러보고 차로 20여 분 소요되는 종가가 위치한 계룡시 금암동으로 이동을 했습니다. 사계고택은 조선 중기의 문인 사계 김장생 선생이 살던 집으로 사계 선생이 말년에 벼슬을 버리고 고향에 내려와 살면서 아들 신독재 김집, 우암 송시열, 동춘당 송준길 등 후학을 양성한 곳입니다. 
   

 
사계고택으로 들어가는 길엔 잔디밭이 조성이 잘 되어 있고, 돌계단으로 올라 안채로 들어가는 대문 위에는 '사계고택'이란 현판이 걸려 있는데, 이 현판은 여초 김응현의 글씨라고 합니다.
 

 
대문으로 들어서면 정면에 있는 사랑채가 먼저 눈에 들어오는데, '은농재'입니다.
대문 옆으로 길게 붙은 문간방은 현재 사계전시관으로 활용되고 있으며 사계 선생의 일대기와 유물을 비롯해 그의 스승과 제자들을 살펴볼 수 있습니다.
 

 
1602년에 건립한 사계고택은 넓은 대지에 자리잡고 있으며, 남쪽에서부터 대문채, 사랑채인 은농재, 중문과 사랑채가 달린 안채, 그 뒤로 집안의 조상들을 모신 가묘가 일렬로 있는 구조로 관리가 잘 되어 있습니다.
 

 
고택 뒤쪽엔 사계 선생의 영당이 있는데, 영당이란 영정을 모셔 둔 사당을 말하지요. 문이 굳게 닫혀 영정(가품)은 볼수가 없었어요. 이곳엔 철쭉나무가 많아 봄이 되면 그야말로 불이 난 듯 철쭉이 붉게 핀다고 하는데, 고택엔 배롱나무 한 그루 없어 꽃은 볼 수가 없었습니다.
 

 

 
고택에서 20여 분 떨어진 사계 김장생 선생의 생가 앞에는 연지가 있어 연분홍, 흰색의 연꽃이 곱게 피어 맞아 줍니다. 연지 위로 올려다보니 송림이 우거진 곳에 묘역이 살짝 보이는데, 아마도 김장생 선생의 묘일 것이라 생각이 듭니다.
 

 
사계 김장생 선생의 마당에서 보니 담장 너머엔 배롱나무꽃이 붉게 피어 있네요. 뜨거운 태양을 받으며 발가벗은 몸에서 붉디붉은 꽃을 피워 주는 배롱나무, 피고 지고 백일 동안 핀다는 배롱나무꽃, 눈이 부시도록 화사하고 싱그럽기만 합니다.
 

 
집안으로 들어서면 마당엔 키작은 맨드라미가 피어 있고 정면에 염수재가 있습니다. 김장생 선생의 호를 따서 사계종가 현판이 걸려 있고, 염수재는 사계 선생이 거주했던 사랑방이며 현재 종부가 운영하는 동행 찻집이기도 합니다.
 

 
안마당에서 좌측으로 향하면 김장생 선생의 사당으로 들어가는 솟을대문이 있으며, 앞에는 정원처럼 목단 나무·무화과나무·배롱나무 등이 심어져 있고 솟을대문으로 들어서면 밖에서 본, 세월을 간직한 배롱나무 두 그루가 꽃을 피워 마주하고 있습니다.
 

 
사계 김장생(1548∼1631) 선생은 17세기 한국의 도학자 가운데서 가장 대표적인 인물이며, 조선시대의 대표적인 예학자이지요. 우주 자연과 인간을 체계적으로 설명하는 성리학을 바탕으로 일상생활에서 도덕과 윤리를 실천하는 태도를 중요하게 여기는 예학으로 발전시킨 사계 김장생 선생이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