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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객 불러 모으는 책방·미술관…읍성마을의 부활

충남인 - 당진 김회영·지은숙 씨

2019.04.25(목) 21:56:17도정신문(deun127@korea.kr)


①지은숙 대표(사진왼쪽)와 김회영 관장이 그 미술관 앞에서 환하게 웃고 있다. ②오래된 미래 내부 ③책방 2층은 카페로 꾸몄다.

▲ ①지은숙 대표(사진왼쪽)와 김회영 관장이 그 미술관 앞에서 환하게 웃고 있다. ②오래된 미래 내부 ③책방 2층은 카페로 꾸몄다.



‘오래된 미래’·‘그 미술관’ 운영
자전거포·우체국 매입 리모델링
독서모임, 체험으로 주민과 소통
“역사·문화 어우러진 삶의 공간”

 
당진 면천읍이 문화예술의 옷을 입고 전에 없던 활기를 띄고 있다. 면천읍은 현존하는 조선시대 읍성과 영랑효공원, 군자정, 골정지 등 문화재들이 오밀조밀 모여 있는 문화재 보존지역이다. 개발이 제한되다 보니 1980년대의 모습을 고스란히 간직한 곳이기도 한데 이름난 관광지는 아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조용하기만 했던 읍성마을이었지만 최근에는 주말마다 마을 곳곳을 둘러보는 관광객들로 기분 좋은 소란스러움이 감돈다. 관광객들이 늘면서 마을에 없던 카페들도 생겼다. 전국서 알음알음 찾아온 관광객들이 향하는 곳은 책방 ‘오래된 미래’와 미술관 ‘그 미술관’이다. 1~2년 차이로 면천읍에 문을 연 이곳은 짧은 시간 안에 면천읍성 명물이 됐다.
 
‘오래된 미래’는 지은숙(51) 대표가 남편 김용희(54) 씨와 함께 운영하는 동네 책방이다. 자전거포로 쓰이던 낡은 이층집을 사들여 책방으로 개조, 올해 1월에 문을 열었다. 지은 지 60여년이 넘은 건물은 빈티지한 매력이 곳곳에서 물씬 묻어난다. 1층은 책방으로, 2층은 담소를 나눌 수 있는 카페로 꾸며졌다. 뒷문을 열고 나가면 부부가 거주하는 살림채와 작은 안마당이 나오는데, 안마당은 방문객들을 위해 개방하고 있다.
 
‘그 미술관’도 쓰임이 다 한 우체국 건물을 되살린 경우다. 지역에서 서양화가이자 성악가로 활동하던 김회영(58) 관장이 지은 지 50여년이 넘은 시멘트 건물을 문화공간으로 되살렸다. 폐쇄돼 있던 앞마당은 화단과 주차장으로, 1층은 미술관, 2층은 방문객들을 위한 카페로 꾸몄다.
 
이들에게 면천읍성마을은 ‘첫사랑’과도 같았다. 방문의 계기와 시기는 서로 달랐지만 읍성마을의 아늑한 분위기와 자연스럽고 옛스러운 풍광에 한없이 매료됐다. 마음에 쏙 든 빈 건물을 발견하고는, 건물을 매입하기 위해 길게는 10년까지 기다렸다. 이들은 ‘첫사랑에 빠져든 것처럼 잊을 수 없었다’고 면천읍성 마을의 매력에 대해 입 모아 말했다.
 
용도는 다르지만 ‘오래된 책방’과 ‘면천읍성 그 미술관’은 여러 가지 닮은 점이 있다. 우선 본래 건물의 모습을 크게 변화시키지 않는 선에서 리모델링을 최소화했다. 인위적인 새로움 보다는 낡았더라도 마을에 녹아드는 자연스러운 풍광, 그 속의 아름다움을 깨지 않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김회영 관장은 강조한다.
 
“도시에서 온 관광객들이 면천에 대해 ‘시간이 정지된 곳’이라는 표현을 곧잘 해요. 오래전 모습이 고스란히 남아있어 멋스럽다는 것이죠. 면천읍성은 현재까지도 주민들의 삶이 이어지고 있는 흔치 않은 읍성마을이에요. 저희는 면천의 오래됐지만 소박한 모습을 최대한 간직하는 선에서 마을에 작은 활력을 불어넣고 싶었어요.”
 
이들의 철학은 면천 역사문화도시 조성사업의 주요 콘셉트와 꼭 들어맞았다. 면천 역사문화도시 조성사업은 무조건 허물고 새로 짓는 것이 아닌, 정비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기존 읍성 내 주민 생활공간은 옛 모습은 유지한 채 깨끗이 정비되고, 객사와 같은 문화재는 복원될 예정이다. 또 산책로, 둘레길, 주차장 등이 갖춰져 주민이나 관광객 모두 만족할만한 공간을 조성한다는 목표다. 
 
김회영 관장과 지은숙 대표는 면천 역사문화도시 조성사업도 일종의 도시재생 프로젝트로 보고 있다. 도시재생에 있어 ‘사람’과 ‘삶’이 빠져선 안 된다는 게 이들의 생각이다.
 
주민들과 함께 문화가 살아 숨 쉬는 마을을 만들고자 이들은 주민과 함께하는 프로그램을 각자의 공간에서 운영하고 있다. 지은숙 대표는 ‘오래된 미래’에서 그림책읽기, 영화상영회, 저자 초청강연, 배달강좌 등을 진행한다. 김회영 관장은 ‘면천읍성 그 미술관’ 앞마당에서 매월 셋째주 토요일에 주민들을 위한 무료음악회를 개최하고 있다. 미술대학교 교수를 초청해 주민들을 위한 수묵화 강좌도 운영 중이다.
 
이따금 왜 돈을 써가며 시골에서 이런 일들을 하고 있느냐 묻는 사람들도 있다. 그들에게 지 대표와 이 관장은 ‘행복’, ‘만족스러운 삶’을 위해서라고 망설임 없이 말한다.
 
이 관장은 “면천이라는 역사적인 공간에서 문화예술로 이웃들과 소통하고 지역 활성화에 작은 도움이 될 수 있어 보람을 느낀다”며 “앞으로도 마을활성화에 도움이 될 수 있다면 작은 일이라도 앞장서 돕고 싶다”고 말했다.
 
지 대표는 “책방이 단순히 책을 사고 파는 공간이 아니라 사람들이 모여 새로운 이야기들이 탄생하는 공간이 되었으면 좋겠다”면서 “외지에 책방이 알려지면서 지금은 정작 면천 주민들보다 외지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경향이 있지만, 앞으로는 지역 어르신, 어린이들과도 책으로 소통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혜동 khd1226@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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