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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소설] 의열단 (12) 문선식

청효 표윤명 연재소설

2018.11.15(목) 10:05:13도정신문(deun127@korea.kr)

의열단 (12) 문선식 사진

 의열단 (12) 문선식 사진

배동선은 곧장 안채로 들어서 뒤뜰로 나갔다. 그리고는 조심스레 뒷문을 열었다. 그러자 또 다른 골목이 나타났다.
 
또 다시 문을 나서 살짝 모퉁이를 돌자 이번에는 작은 쪽문이 나타났다. 높은 담으로 가려진 기와집의 뒷문이었다. 문을 두드리자 안에서 사람이 나왔다.
 
“동지들입니다.”
배동선의 말에 사내는 고개를 끄덕이며 손짓을 했다. 빨리 들어오라는 뜻이었다.
 
“참모관, 계시는지요?”
사내는 이번에도 말없이 고개만 끄덕였다.
 
“혀가 없습니다. 놈들에게 잡혀 당했지요.”
배동선의 말에 그제야 세 사람은 놀란 눈으로 사내를 바라보았다. 사내는 환한 웃음을 지어보였다. 약산 김원봉도 미소로 답했다.
 
“신진찬 동지라 합니다. 우리 대한의림부를 창설한 일원 중 한분이지요.”
배동선의 소개에 약산 김원봉과 약수 김두전 그리고 여성 이명건은 정중하게 다시 인사를 올렸다.
 
“반갑습니다. 참으로 고생 많으셨습니다.”
약산 김원봉은 존경어린 눈빛으로 신진찬의 해맑은 눈동자를 바라보았다. 신진찬도 손짓으로 반가움을 표시했다. 얼굴에는 기쁨이 가득한 표정이었다. 세 사람을 진심으로 환영하는 눈빛이었다.
신진찬은 손짓으로 안으로 들기를 권했다.
 
“안으로 드시지요!”
배동선도 세 사람을 안으로 안내했다.
둥근 문을 지나 내실로 들어서자 창파오를 입은 채 포혜를 신은 초로의 사내가 반가운 얼굴로 맞았다.
 
“동지, 어서 오시오!”
배동선은 정중히 허리를 굽혀 인사를 올렸다.
 
“참모관 동지, 우리와 뜻을 함께하는 조국의 젊은이들입니다.”
배동선의 말에 사내는 듬직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반갑소이다. 나는 대한의림부 참모관 문선식이라 하오. 장한 조국의 젊은이들을 만나게 되어 기쁘오!”
창파오를 입은 문선식의 모습에 약산 김원봉은 왠지 낯설고 어색하기만 했다. 마음 한편으로는 불편한 감정이 일기도 했다. 이를 눈치 챈 참모관 문선식이 호탕하게 웃어젖혔다. 이어 배동선의 설명이 이어졌다.
 
“대륙의 복식을 하고 계신 것은 다 이유가 있어서입니다. 변장을 하고 계신 것이지요. 이렇게 하지 않으면 일을 해내기가 쉽지 않습니다.”
변장이라는 말에 그제야 약산 김원봉은 표정을 바꿨다.
 
“그러시군요. 전 또 오해를 했습니다.”
“독립운동을 한답시고 상해에 와서는 대륙의 사치나 즐기는 그런 인물로 보았을 것이오.”
참모관 문선식은 다시 한 번 껄껄 웃음을 터뜨렸다.
 
“용서하십시오!”
섣부른 자신의 판단을 자책하며 약산 김원봉은 진심어린 사과의 말을 건넸다. 그러자 참모관 문선식이 손을 내저었다.
 
“아니오. 당연하오. 동포들은 한 끼 피죽도 못 먹어 뱃가죽이 등짝에 가 붙어 있는가 하면 한겨울에도 여름 홑바지 하나로 견뎌야 하는 고통에 놓여 있는데 이런 비단 창파오를 입고 있으니 어찌 그런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있겠소. 당연한 일이오!”
참모관 문선식은 한숨을 몰아쉬었다가는 다시 말을 이었다.
 
“오히려 그대의 그런 생각이 장한 것이오. 동포들을 생각하는 그 마음, 변치 않았으면 하오.”
참모관 문선식은 진실로 조국을 사랑했다. 동포들의 아픔과 고통을 끌어안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조국에 대한 사랑을 드러냈던 것이다. 그러면서 또한 약산 김원봉의 의기를 높이 사기도 했던 것이다.
세 사람 또한 그런 참모관 문선식의 부탁을 가슴깊이 새겨 넣었다.
 
“이런, 시간이 벌써 이렇게 되었네!”
참모관 문선식은 벽에 걸려 있는 괘종시계를 돌아보고는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동지, 임시정부로 갈 시간이오!”
배동선을 재촉하자 신진찬도 옆에서 고개를 끄덕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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