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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을 위한 만병통치약 - 은방울 농장

홍성 홍동 은방울 딸기농원 조영식 씨 "제게 귀농은 가족의 행복"

2018.09.27(목) 10:42:55로컬스토리(nadiaseo@naver.com)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실은 조그마한 빵집을 하고 싶었어요. 저 이래 봬도 빵 굽는 실력은 어디 가서 뒤지지 않습니다. 그런데 아무래도 아이들을 키우는 입장이니까 마냥 하고 싶은 일만을 고집할 수는 없었어요. 그리고 아무래도 아이들이 자랄 환경을 고려하게 되고요"

조영식, 변효진 부부의 오랜 바람은 평생 두 사람이 함께 할 수 있는 일을 찾는 것이었다. 도시에서는 각자 부동산 중개인과 상담교사로 살았다. 생활은 비교적 윤택했고, 일도 재밌고 보람있는 부분이 있었다. 하지만 뭔가 빠져 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 다른 삶을 살아보고 싶다는 막연한 바람이 있었던 것이다. 이런 부부에게 세 명의 귀여운 딸들이 생기자 현실적인 고민과 합쳐졌다. 생활에서 육아를 자연스럽게 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아침에 출근하며 헤어졌다가 자기 직전에야 겨우 얼굴을 보는 식으로 아이들을 키우고 싶지는 않았다.

가족을 위한 만병통치약 - 은방울 농장 사진

처음 고민을 시작했을 때 가장 유력하게 떠올랐던 대안은 작은 베이커리를 열어서 부부가 함께 운영하는 것이었다. 영식씨는 ‘아내가 좋아한다’는 이유로 제빵을 배우기 시작했다. 취미 삼아 배운 제빵 실력이 일취월장하며 진지하게 직업으로까지 고려하게 된 것이다. 부부는 이 생각이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여전히 한 가지가 마음에 걸렸다. 바로 도시에서 아이들을 키우는 것이 정말 올바른 일인가 의구심이 들었던 것이다. 아이들이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주고 싶은데, 도시에서는 그게 거의 불가능처럼 보였다. 

부부의 선택을 채근이라도 하듯 첫째 은비에게 아토피가 찾아왔다. 얼굴에 새빨갛게 올라오기 시작하더니 급기야는 짓물이 흐를 정도로 상태가 심각해졌다. 병원이란 병원은 다 다녀봤지만 스테로이드계나 항생제 연고 이외엔 별다른 방법이 없었다. 둘째 은성이도 잔병치레가 많아 병원을 수시로 드나들었다. 일 년 내내 약을 달고 사는 아이였다. 이런 상황에서 더더욱 도시에서의 삶에 의문이 들었다.

가족을 위한 만병통치약 - 은방울 농장 사진

귀농을 염두에 둔 부모들이 가장 마음을 쓸 수밖에 없는 것은 아이들의 교육문제다. 귀농인구가 늘었다고는 하나 이는 어디까지나 상대적인 수치일 뿐이다. 여전히 농촌에서 아이들을 찾아보기가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홍동은 달랐다. 귀농 전인 2015년 참여한 홍동거리문화축제에는 정말이지 말 그대로 아이들이 “쏟아져 나와” 있었다. 영식씨는 그 모습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 여기다 싶었다.

가족을 위한 만병통치약 - 은방울 농장 사진

지금 은비는 홍동초등학교에 다닌다. 적응을 잘 할까 걱정했지만 금세 친구들도 많이 생겼다. 학교에서 진행되는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섭렵하며 매일 학교 가는 게 즐겁다고 말한다. 한글도 가르치지 않고 입학을 시켰지만 모든 것을 스스로 깨우치는 법을 배워가는 중이다. 영식씨는 은비가 도시의 학교에 있었다면 지금쯤 어땠을까 생각해 보면 숨이 막힌다고 했다. 주변 아이들에게 뒤처지지 않을까 하는 걱정에 학교가 끝나고 이 학원 저 학원을 전전했을 지도 모를 일이다.

“은비는 지금 학교 끝나면 해 지기 전까지 친구들하고 하루 종일 놀아요. 집에서 하는 공부라고는 저녁에 학교 숙제 정도죠. 저희 부부는 아직까지 은비에게 공부해라 잔소리 하지 않아요. 그런데 오히려 그 때문인지 시키지 않아도 숙제는 알아서 잘 해가더라고요. 아이들은 어떤 면에서는 식물을 닮았어요. 각자 성장하는 속도가 있는 것 같아요. 그런데 어른들이 그 속도를 무시하고 채근한다고 해서 제대로 자랄 수 있는 것은 아니죠.”

은비의 아토피 역시 홍동에 온 후 거짓말처럼 증세가 완화됐다. 온갖 약을 달고 살던 은성이도 홍동에 온 이후로는 흔한 감기 한 번 걸리지 않았다. 이제는 신나게 뛰어다니는 모습이 제법 시골 아이 티가 난다. 다른 걸 다 떠나 아이들이 건강해진 것만으로도 부부는 귀농하길 잘했다고 생각한다.

가족을 위한 만병통치약 - 은방울 농장 사진

자신의 성향과 맞는 작물이 있다

아내가 좋아해서 빵굽는 법을 배웠던 조영식씨는 역시나 아내가 좋아하는 과일이라서 딸기를 키워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했다. 때마침 홍북에서 장인어른께서 딸기농사를 시작한 덕분에 장인어른 일을 도우며 본격적으로 딸기 재배 공부를 하기 시작했다. 딸기는 알면 알수록 매력적인 작물이었다. 딸기 생산 가격은 거의 매 해 균등하고, 다른 과일에 비해 수익도 비교적 높은 편이다. 주저할 이유가 없었다. 딸기를 재배하기로 마음을 굳힌 그는 장인어른 딸기밭에 출근하다시피 하며 일손을 도왔다. 동시에 논산과 홍성에서 열리는 각종 딸기교육도 받기 시작했다.

 “딸기는 굉장히 예민한 작물이에요. 그래서 키우는 재미가 있습니다. 그 까다로운 조건들을 다 맞춰서 제대로 된 딸기를 키워냈을 때의 기쁨은 이루 말로 할 수 없죠.”

가족을 위한 만병통치약 - 은방울 농장 사진

딸기는 수시로 변하는 물의 특성을 파악하고 그것에 맞게 양분을 조절해주는 등 섬세하게 관찰하고 예민하게 반응해주어야 한다. 어느 조건 하나라도 제 입맛에 맞지 않으면 물을 빨아들이지 않는다. 그 뿐인가. 오래된 잎은 수시로 제거해주어야 하고 열매도 일일이 손으로 다 따주어야 한다. 그냥 심어 놓고 방치하면 좋은 품질의 딸기를 낼 수 없다. 

“남편은 천성이 워낙 꼼꼼한 사람이에요. 섬세한 작업을 진득하니 붙들고 있어야 하는 딸기 농사는 남편 적성에 딱인 것 같아요. 딸기 농사는 자신의 성향과 맞지 않으면 사실 하기 힘든 부분이기도 하지요. 작물을 선택할 때, 작물의 특성과 자신의 성향이 잘 맞아떨어지는 것도 중요한 것 같아요. 해야 하는 작업들이 지겹고 힘든 노동이 되느냐 즐거움이 되느냐가 달려있으니까요.”

부부의 은방울농장은 올해 2월에 착공을 시작해 9월 현재 마무리 단계에 있다. 땅 세 필지를 구입해 관리동과 체험동을 포함, 총 여섯 동의 하우스를 지었다. 앞으로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라 체험동은 특별히 신경을 썼다. 일반 비닐하우스는 양옆을 말아 올리는 권취식인데, 체험동 하우스는 자동개폐방식이다. 천창 프레임을 상부에 일체화시켜 슬라이드가 열리고 닫히도록 한 것이다. 비록 시공단가는 높아졌지만 딸기 농장을 체험하러 온 사람들에게 더욱 쾌적한 환경을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투자할 가치가 충분하다고 판단했다.  

어려움도 있었다. 공사시간이 길어지면서 딸기 정식기간과 맞물리는 바람에 마음고생이 심했다. 다행히 기간 내에 정식을 마치기는 했지만 조금 더 여유 있게 진행이 되었더라면 좋았겠다는 아쉬움이 크게 남는다고 했다.

가족을 위한 만병통치약 - 은방울 농장 사진

"농부들에게 직거래는 굉장히 중요한 일이긴 한데, 너무 많은 시간을 마케팅에 투자해야 하는 건 부담스러운 게 사실이에요. 그래서 행정차원에서 마케팅 전문조직이 만들어졌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어요. 정말로 성실하고 양심적으로 농사를 짓는 좋은 농부들이 많거든요. 좋은 사람들이 만든 좋은 먹거리가 그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을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가족을 위한 만병통치약 - 은방울 농장 사진

올해 첫 출하를 앞두고 부부는 여러 가지 계획들을 세우고 있다. 당분간은 농협으로 출하할 예정이지만 점차 직거래로 가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 작년 장인어른의 농장에서 재배한 딸기들을 인스타로 판매해본 결과 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생겨서다. 나름의 노하우를 터득한 셈이다. 직거래를 위해서 쉽게 무르는 특성을 가지고 있는 딸기에 적합한 택배용기에 대한 구상이나 아이디어들도 고민 중이다. 기획해 놓은 체험 프로그램을 다듬어나가고, GAP 인증을 받기 위한 노력도 계속할 것이다. 앞으로 해 나가야 할 일들을 숨차게 말하는 부부의 두 눈이 어느 때보다도 더 반짝였다.

가족을 위한 만병통치약 - 은방울 농장 사진

"제게 귀농은 가족의 행복인 거 같아요. 가족이 행복할 수 있는 길을 찾다 보니 이 곳에 도착한 거죠. 게다가 홍동은 귀농인과 아이들을 위한 인프라가 비교적 잘 갖춰진 곳이잖아요. 여러모로 복 받은 사람인 거죠. 내가 하고 싶은 일을, 좋은 환경에서 가족과 함께 즐기고 나눌 수 있으니까요.” 


은방울 딸기농원 010-9234-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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