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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엽 보러 갔다 만난 첫눈

천안 독립기념관 단풍나무숲길에서 첫눈

2016.11.27(일) 13:12:18여행작가 봄비(springlll8@naver.com)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낙엽 보러 갔다 만난 첫눈 사진

단풍 구경 가서 만난 첫눈

만추를 즐기기에 딱 좋은 주말이라고 생각했다. 비록 나뭇가지에 대롱대롱 달린 빨간 단풍잎을 보기엔 늦은 감은 있지만, 떨어진 잎이 수북이 쌓인 카펫을 밟는 것도 가을을 즐기는 방법이라 생각했다. 주말은 한정되고 가을을 만끽할 수 있는 곳은 너무도 많으니 떨어진 낙엽이라도 밟아 보겠노라고 떠난 여행에 난데없이 눈이 왔다. 11월에 눈이라니! 부산에선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다.

낙엽 보러 갔다 만난 첫눈 사진

늦었어, 두시 반이야!

신부동에 도착하니 시계는 두시 반을 가리켰다. 큰일이다. 신부동 신세계백화점(버스터미널) 앞에서 서둘러 400번을 탔다. 꽁꽁 언 손이 사르르 녹는다. 늦었다는 생각은 잠시 잊은 채 고개를 까닥까닥 흔들며 잠이 들었다. 추운 날 버스를 타면 늘 이런 식이다. 다행인 건 목적지에 다다르면 귀신같이 잠에서 깬다는 점이다. 촉은 무서운 것이니. 그날도 그랬다. 눈을 살짝 뜨니 시내를 조금 벗어난 듯 보였고, 눈은 시내보다 조금 더 쌓여있었다. 단풍 여행은 어느새 눈 구경으로 바뀌어갔다.

낙엽 보러 갔다 만난 첫눈 사진

세시 반쯤이 되어서 독립기념관에 도착했다. 이미 눈은 그친지 오래였다. 손끝이 시린 추운
날임에도 사람들이 제법 있었지만,  단풍나무숲길로 향하는 사람은 우리 둘뿐이었다.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미끄럽거나 가기 힘든 길이면 바로 돌아갈 마음이었다. 독립기념관 안에도 볼거리들이 천지일 테니.

낙엽 보러 갔다 만난 첫눈 사진

이만큼 걷기 좋은 길

우리의 걱정이 날아간 건 일분도 걸리지 않았다. 떨어진 낙엽이 가을이 끝나고 있음을 알렸고 하얗게 내린 눈이 겨울의 시작을 말해줬다. 일렬로 세워진 단풍나무와 잘 정비된 길이 이어졌다. 가을에 왔으면 더 예뻤겠지만, 눈이 살포시 이 길도 너무도 예뻤다.  더 많은  눈이 내렸을 때도 또 오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떨어진 단풍 위에 쌓인 눈이라는 이색 풍경, 가을과 겨울을 한꺼번에 선물해주는 기분이 들었다.

흑성산 자락에 자리 잡은 독립기념관을 둘러싸고 잘 정비된 단풍나무숲길은 1977년 독립기념관 직원들이 2000그루의 단풍을 심어 조성된 길이다. 현재 단풍나무 수만 해도 수 천 그루가 된다고 하니 가을에 오면 풍경이 경이로울 정도라고 한다. 하지만 가을이 끝났다고 아쉬워할 필요가 없다. 겨울도 이리 멋진걸. 눈 내리는 날도 걷기가 좋은 것 같다.

낙엽 보러 갔다 만난 첫눈 사진

중간에 하산

1,306m에 다다랐을 때쯤 표지판이 우리를 유혹한다. 단풍나무길을 더 걸으려면 1,858m를 더 걸어가야 했고, 정비되지 않은 길로 가면 700m만 가면 5,6전시관으로 바로 갈 수 있는 길이 보였다. 숲길을 더 걷고 싶었지만, 시계는 다섯시를 향해 가고 있었고 날은 점점 더 빠르게 어두워지고 있었다. 어쩔 수 없다며, 표지판이 가리키는 길로 향했다.

이번 여행의 콘셉트는 떨어진 낙엽 밟기, 하지만 뜻하지 않는 첫눈을 만났고, 그 덕분에 우리의 여행은 손끝이 시린 겨울 여행이 되었다. 날씨 운이 좋지 않다는 건 설레는 일이다. 뜻하지 않는 풍경을 만날 수 있으니!

낙엽 보러 갔다 만난 첫눈 사진

독립기념관 가는 법: 신부동 신세계 백화점 (종합버스터미널) - 381,382,383, 390,391,400,402버 승차
- 독립기념관 하차 (50분 소요)
독립기념관 입장료: 무료
단풍나무숲길: 독립기념관 들어가자마자 우측으로 직진 - 이후 표지판 따라서 이동
단풍나무숲길 소요 시간: 대략 1시간 (길이 가파르지 않아서 걷기 좋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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