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목적지는 곡교천이었는데 어쩌다 보니 현충사까지 흘러갔다. 기다랗게 서 있는 나무를 지나니 차들이 쌩쌩 달리는 도로가 나오고 좁다란 길이 나온다. 물리적 거리는 매우 가까운데 길이 제대로 정비되어 있지 않은 구간이 드문드문 있다. 그래도 곡교천에서 매우 가까우니 타박타박 걸어서 갈만하다. 이렇게 가까운 곳에 있다는 걸 알았다면 진작에 와볼 걸 그랬다. 

하절기(3월 ~ 10월) 관람시간 : 09:00 ~ 18:00(입장시간 17:00까지)
동절기(11월 ~ 2월) 관람시간 : 09:00 ~ 17:00(입장시간 16:00까지)
관람 소요시간 : 약 1시간
휴관일 : 매주 월요일
관람 및 주차요금 : 무료

<출처, 현충사 홈페이지: http://hcs.cha.go.kr >
 

아직 꽃이 피지 않은 곡교천 대신 간 현충사에는 소풍 온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룬다. 생각보다 큰 규모로 아이들과 소풍 오기 제격이다.  넓은 주차장을 지나면 매표소가 나온다. 입장료는 무료. 좁은 입구를 지나면 현대식 건물에 말끔한 충무공 이순신 기념관이 나온다.

 

간혹 현충사와 현충원을 헷갈리는 사람이 있다. 사실 나조차도 두 곳이 헷갈렸다. "현충 "이라는 한자까지 동일하니 더더욱 그럴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현충원은 국립묘지 겸 호국보훈시설이고  현충사는 이순신 장군을 기리기 위해 만들어진 사당이니 완전히 다른 곳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위치도 다르다.
 

당신은 존경하는 사람이 있나요?

취업 준비를 할 당시,  면접을 위해 준비한 질문이다. 이 질문에 답은 보통 송해 선생님,  한비야,  우리 아버지,  위인으론 이순신 장군,  세종대왕,  스티브 잡스 등이 있다. 한 분야를 몇십 년간 하신 송해 선생님은 한땐 신선한 답변이었지만,  이제는 너무 흔한 답변이 되었다. 그 당시 우린 그렇게 끼어 맞추기 식으로 존경하는 인물을 정했었다. 마음에 우러난 존경보다 면접에 이상적인 답변이 우선이었으니.

하지만 존경하는 인물이 확고해졌던 건 정말 단순한 계기였다.  영화 명량! 이 영화는 명량해전을 배경으로 펼쳐진다. 두 손을 움켜쥐고 숨을 죽이며 보았던 기억이 난다. 이순신 장군은 뛰어난 리더십이 빛을 발했고 놀라운 전략으로 겨우 12척의 배가 300여 척의 배를 물리칠 수 있었다. 책을 통해 본 이순신 장군의 업적은 마치 한편의 무협 영화 같았다. 그 뒤론 존경하는 인물을 물으면,  나는 주저하지 않고 '이순신 장군'이라고 말하곤 했다. 현충사는 이순신 장군님의 영정을 모시고 있으며, 옛 집터도 존재한다.

난중일기에 숨겨진 비밀

기념관에 들어서니 다양한 기록과 볼거리가 있다.  운 좋게 시간이 맞아 10분 정도 무료로 상영되는 4D 영화도 보게 되었다.  명량해전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애니메이션은 재밌었고 흥미 지진 했다. 그 외 이순신 장군과 관련된 다양한 자료들이 있다. 그중 눈에 띄는 것은 바로 난중일기다.

여기서 흥미로운 질문이 있다. 이순신 장군님은 난중일기 제일 첫 줄에 항상 무엇을 썼을까?  효심이 강했으니,  부모님 얘기가 쓰여있지 않았을까?  하지만 뜻밖에 난중일기 첫 줄에는 항상 날씨가 쓰여 있었다고 한다. 이 날씨 기록은 이후 전쟁에서도 유용하게 사용되었다.  일기까지도 그의 전략에 일부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