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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고니 멸종의 경고 메시지

금강에 찾은 큰고니이야기… 자연이 무너지면 인간도 무너져

2016.01.11(월) 18:11:27얼가니(booby96@naver.com)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겨울이 시작된지도 벌써 한참이 흘렀다. 2월 중순이면 겨울철새들은 하나둘 북상을 시작한다. 올해 우리나라를 찾아오는 겨울철새들은 월동지에서 자리를 잡아 생활하고 있는 시기가 된 것이다. 각자 겨울을 보내고 수천km를 이동하는 여행을 시작하기 위해서 월동지의 생활이 매우 중요하다. 적정하게 먹고, 에너지를 비축하지 못하면 수천km의 이동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때문에 우리나라를 찾는 겨울철새들은 월동지를 찾아오는 데도 매우 민감하다. 지형변화나 먹이의 변화에 따라 생존이 걸려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겨울철새들의 삶과 죽음의 문제를 결정하는 월동지인 우리나라의 상황은 녹록치가 않다. 해마다 크고 작은 개발사업들로 서식환경은 악화되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금강을 찾아오던 큰고니에게도 서식환경에 큰변화가 있었다. 2009년부터 시행했던 금강정비사업이 그 중심에 있다. 금강을 살리겠다고 시작한 사업은 새들에게는 죽이는 일이 되었다. 사업이 종료된 이후 금강을 찾아오는 새들은 꾸준히 감소하여 하향 평준화 되는 형국이다.
 
특히, 금강을 찾아오던 국제적 보호종인 큰고니는 말그대로 개체수가 급감했다. 큰고니는 천연기념물 201호로 지정되어 있고 환경부지정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 국제자연보전연맹(IUCN)에서 멸종위기종 목록(Red List)에도 등재되어 있는 매우 귀한 종이다. 이렇게 귀한 큰고니는 금강에 11월 말이나 12월 초가 되면 찾아오기 시작하여 이듬해 2월까지 월동하다 다시 북상을 했었다.
 
대전환경운동연합과 한남대야생조류연구회 금강의 겨울철새 조사결과에 따르면 4대강 사업 이전인 2008년 이전에는 250~350개체가 매년 월동하는 것이 확인되었다. 하지만 2010년 본격적인 4대강 공사이후 71~158개체로 반토막이 났다. 아래 그래프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금강에 찾아오는 큰고니는 하향평준화 추세이다. 2000년대 초반까지만해도 500여개체 내외가 도래한 것으로 조사 되었다.
 
2000년대 중반 300여개체 내외로 줄어 월동해 오던 큰고니는 4대강 사업이 시작되면서 100여개체 내외로 개체수가 급감했다. 지난 12월 21일 금강겨울철새 조사에서는 78개체가 확인된 것이 전부이다. 하향 평준화 된 것이다. 앞으로 금강에 큰고니의 개체수는 어떻게 변할지 장담할 수는 없다. 하지만, 환경이 크게 개선되거나 월동지인 시베리아에서 좋은 소식이 없다면, 100여개체 내외로 월동개체군이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
 

큰고니 월동모습

▲ 큰고니 월동모습

 

큰고니 도래 현황 비교

▲ 큰고니 도래 현황 비교



멸종위기종으로 보고하고 천연기념물로 지정했지만, 개발앞에서는 이런 보호종 지정이 아무런 의미가 없는 것이 현실이라는 것을 여과 없이 보여주는 사례라고 할 수 있다. 법적보호종이 서식하는 지역은 보전을 위한 노력이 있어야 하고, 개발사업에 제동을 걸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보전을 위한 노력도, 개발사업에 제동도 걸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20억년의 지구 생물 역사상 생태계는 새로운 종이 생겨나고 또 사라지면서 평형을 유지해왔다. 그런데 지금 멸종의 속도는 지구 생태계가 평형을 유지했을 당시 멸종 속도보다 무려 1,000배나 빠르다고 한다. 과학자들은 지구생물이 매일 50∼100종씩 멸종되고 있다고 추정하고 있다. 아무리 많은 종수가 서식하는 지구라고 해도 이런 속도의 멸종은 인간의 종말이 얼마 남지 않은 것을 경고하고 있다.
 
금강에 찾아오는 큰고니도 이런 멸종의 단계에 접어들었고, 얼마나 금강에서 큰고니를 볼 수 있을지 모를일이다. 큰고니의 멸종에서 끝난다면 참 다행일지 모를일이다. 멸종의 마지막은 결국 인간이다. 지금과 같이 개발의 프레임을 지속적으로 유지하고, 멸종위기에 처한 생물에 대한 현실성이 없는 보호대책만을 유지한다면 인간의 멸종은 더 빨리 찾아 올 것이다. 금강정비사업으로 급감한 큰고니는 이를 경고하는 메시지인 것을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다.
 
아직 늦지 않았다. 지금도 포스트 4대강 사업을 꿈꾸는 개발을 중단하고, 종보전에 나선다면 미래에 희망은 있다. 희망을 찾기 위해서라도 이제 개발의 광풍을 멈춰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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