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통합검색 바로가기
메인메뉴 바로가기
화면컨트롤메뉴
인쇄하기

사는이야기

사는이야기

충남넷 미디어 > 사람세상 > 사는이야기

금산댁의 인심에 단호박이 넝쿨째

금산은 인삼만 유명한 게 아니네요

2013.12.14(토) 08:02:11홍경석(casj007@naver.com)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올부터 아내와 외식을 하는 빈도가 잦아졌다. 작년까지는 외식이라고 해봤자 한 달에 한 번도 사실 힘들었다. 하지만 올 2월 딸마저 대학원을 졸업하고 내처 취업까지 성공함에 따라 나와 아내의 외식은 비로소 빈번해진 것이다.
 
외식이라고 해 봤자 근사하고 푸짐하며 가격이 비싼 식당을 찾는 건 아니다. 그저 동네서 가까운 해장국집 내지 추어탕을 전문으로 하는 집이 단골이니까. 지나가던 눈이 잠시 그친 어제 점심 무렵, 날도 쌀쌀하기에 아내를 부추겼다.
 
“날씨도 추운데 추어탕 먹으러 갈까?” “그럼 고맙지~!” 이윽고 도착한 000 추어탕 집. “안녕하셨슈?” “아이구, 어서 오세유! 요즘 뜸하시던데 바쁘셨는가 봐유?” 자주 간 덕분에 어느새 아줌마 대신에 ‘언니’라고 부르는 아내가 주문했다.
 
“언니, 우리 추어탕 주세요.” 어제 간 식당은 아줌마 혼자서 경영하시는데 그러나 음식솜씨가 탁월하다. 또한 동치미와 나물무침, 그리고 겉절이 등의 반찬 또한 직접 만들어 상에 올리는 까닭에 성의 없이 싸구려 중국산 김치를 내는 식당과는 차원이 다른 집이기도 하다.
 
“소주도 한 병 주세유.” 잠시 후 뜨거운 뚝배기에 펄펄 끓는 추어탕이 나왔다. 그 추어탕에 고춧가루와 다진 청양고추, 그리고 들깨가루를 더 넣은 뒤 밥그릇을 열어 밥을 반 공기 넣었다. 그리고 너무 뜨거웠기에 밥 뚜껑에 추어탕을 덜어서 먹기 시작했다.
 
“역시 이집 추어탕은 참 맛있어!” 평소 칭찬엔 인색한 아내의 입가에도 만족의 미소가 줄줄 넘쳐흘렀다. 그렇게 잘 먹고 공짜커피를 타 마실 무렵 식당 주인 아줌마가 다가오셨다. “저기 보이는 단호박 있쥬, 갈 때 가지고 가서 해 먹어유.”
 
보기만 해도 탐스럽고 커다란 노란 단호박이 보였다. “왜 드시지 않고 저흴 주세유?” 말은 그리 했으되 공짜라는데 싫다는 사람은 없는 법이었다. “우리 친정이 있는 금산에서 가져온 건디 참 달고 맛있슈. 자주 오시는 단골손님이라서 고마워 드리는 거니께 부담 갖지 말고 가져 가셔유!”
 
“금산은 인삼만 유명한 게 아니구먼유?” “맞아유~ 호박도 엄청 다니께유.” 아줌마는 커다란 비닐봉지에 단호박을 담아주셨다. “그럼 이건 ‘금산댁 단호박’이구먼유?” 나의 조크에 아줌마는 소녀처럼 웃으셨다.
 
호박 가운데 맛이 달아 식용으로 재배하는 단호박은 요리의 용도와 종류도 다양하다. 호박범벅을 필두로 단호박찜과 단호박죽도 별미다. 단호박전과 단호박 떡볶이는 아이들도 대환영이다.
 
단호박 요리는 또한 탄수화물과 섬유질, 그리고 각종의 비타민까지 골고루 함유하고 있는 최고의 건강 식재료로도 유명하다. 집 근처에 건강원이 하나 있다. 근데 단호박즙을 내려는지 아님 광고 차원인지는 몰라도 입구에 커다란 단호박을 열 개나 쌓아두고 있어 눈길을 끈다.
 
하여간 어제 식당 아줌마가 주신 단호박으로 뭘 해먹을까를 두고 아내는 벌써부터 행복한 고민에 휩싸여 있다.
 
 
제4유형
본 저작물은 "공공누리" 제4유형:출처표시+상업적 이용금지+변경금지조건에 따라 이용 할 수 있습니다.
댓글 작성 폼

댓글작성

충남넷 카카오톡 네이버

* 충청남도 홈페이지 또는 SNS사이트에 로그인 후 작성이 가능합니다.

불건전 댓글에 대해서 사전통보없이 관리자에 의해 삭제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