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으로 출근을 하는 남편을 위해 아침 일곱 시가 넘은 시간 예산역으로 갔습니다.
요 며칠 눈이 내리는 바람에 아침에 눈 뜨자마자 날씨가 어떤지 확인하게 되었습니다. 오늘아침 예산에는 눈이 내렸습니다. 소복소복 쌓인 눈이 자동차를 온통 하얗게 덮어 놓았습니다.
거북이걸음으로 천천히 운전을 하며 예산역으로 향했습니다.
“오늘 눈 와서 장 안 섰겠지?”
“오늘 같이 춥고 눈 오는 날 누가 장 보러 올까?”
내 말에 남편도 맞장구를 쳤습니다. 텔레비전에서는 올 들어 가장 추운 날이라고 하며 출근길 옷 두툼하게 챙겨 입으라고 합니다.
▲제일 먼저 문을 연 순대 족발집이 준비를 합니다.
그런데 예산역이 눈앞에 보이며 몇몇 장사하시는 분들이 준비하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옷을 파는 상인은 옷을 걸기 위해 진열대를 설치하고 계셨고 그 옆에서는 모닥불을 피우고 계셨습니다.
▲ 고마운 모닥불~
부지런한 할머니는 벌써 생선들을 다 진열해 놓고 앉아 계셨습니다
▲ 오늘 저녁 생선반찬 해 잡수세유~
▲ 옷을 진열하기 위해 준비하고 계세요.
아무도 오지 않을 것 같은 추운 날씨에도 아침 일찍 집을 나선 생선장수 할머니의 마음을 알 것 같아 괜히 숙연해 지기까지 했습니다.
▲ 눈 오는 날 아침 예산역전시장길
5분만 더 자자. 1분만 더 자자. 하고 이불속에서 늦장을 피우고 겨우 일어나 출발을 했으니까요.
▲ 아침을 열고 있습니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자식들을 위해 열심히 일했다는 어르신들의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가슴에 와 닿지 않은 게 사실입니다. 하지만 오늘 칼바람 부는 날씨에 아침을 여는 분들을 보니 마냥 저의 생각이 작았음을 알았습니다.
이제 날씨가 좋아지는 오후가 되면 역전장도 북적북적 해질 것입니다.
언제 그랬냐는 듯 장사하는 분들과 손님들은 사람 사는 맛을 만들어 낼 것입니다.
눈 오는 오늘 아침, 우리의 부모님,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아침을 열어 주셨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