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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0년간 이어져온 홍성 어촌의 풍어제 - 수룡동당제

[기획] 충남의 장인 9

2013.12.05(목) 11:02:46남준희(skawnsgml29@hanmail.net)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무형문화재 충청남도 지정 제 36호 홍성 수룡동당제. 홍성군 서부면 판교리 수룡동마을에서 해마다 정월대보름에 마을의 안녕과 풍어를 기원하며 지냈던 일종의 풍어제입니다.

약 400년 전부터 시작, 전승되었다고 전합니다.

이곳 마을은 6.25전쟁시 황해도에서 이주해온 어민들이 정착하면서 황해도식 풍어제가 혼합되어진 형태로 발전되어 오늘에 이르고 있다고 하네요.
우리 충청 서해안의 풍어제에 북쪽지방의 풍어제가 유입된 독특한 형태라 할수 있겠습니다.
수룡동당제의 문화재 지정일은 지난 2003년 10월30일이고, 개인이 아닌 수룡동당제 마을보존회가 단체로 지정을 받았습니다.
 

수룡동당제

▲ 수룡동당제가 열리는 당집


수룡동당제 안내

▲ 수룡동당제 안내


수룡동당제가 정확하게 언제부터 시작됐는지에 대한 기록은 없으나 이곳에 사람들이 정착하여 마을을 형성하면서부터 당제를 지냈다고 전해오는데 마을이 형성된 시기가 약 400년쯤 되었을 것이라는 추측과, 조선시대 때 이곳에 수군이 있었다는 역사적 사실로 보아 수룡동당제의 역사를 대략 400년전쯤으로 유추해 볼수 있습니다.
 

수룡동당제 김관은 보존회장님. 자택에서 촬영한 사진인데 오른쪽 뒤편은 선생님께서 받으신 훈장입니다.

▲ 수룡동당제 김관은 보존회장님. 취재 후 자택에 돌아가서 정장을 차려 입으시고 촬영한 사진인데 오른쪽 뒤편은 선생님께서 받으신 훈장입니다.


현재 김관은 선생님이 보존회장직을 맡고 계시면서 수룡동당제를 이끌어 오고 계십니다.
“우리마을 뒤에 용머리 처럼 생긴‘당산(堂山)’이 있어요. 해마다 정월대보름만 되면 누구랄것도 없이 마을사람들 다같이 모여 그곳 제당 터에서 풍어를 기원하고 마을의 평화도 빌었지요. 서해의 용왕신에게 말입니다. 전통적으로 당제가 있었던데다가 6.25때 황해도 사람들이 피난을 와서 그쪽지방의 풍어제와 혼합이 되어 그게 오늘날에 이르렀지요”
 
김관은 선생님이 수룡동당제의 연원에 대해 간략하게 말씀해 주셨습니다.

당제는 용의 머리 부분에 해당하는 마을 뒤편에 있는 당산에서 지냈다고 합니다. 이곳에서는 풍어의 현장인 멀리 천수만 앞바다가 한눈에 내려다보입니다.
제를 지낼 때에는 추위와 눈보라를 피하기 위해 천막으로 임시제당을 짓곤 했답니다.

당제

▲ 1970년도 상당 풍어제 사진을 펼쳐 보여주시는 김관은 회장님


사진을 펼쳐 보여주시는 김관은 회장님

▲ 1968년도 동진아해 개척을 기념하는 사진을 펼쳐 보여주시는 김관은 회장님


2005년 홍성 내포사랑 큰축제 당시 수룡동당제 사진

▲ 2005년 홍성 내포사랑 큰축제 당시 수룡동당제 사진


1800년대 당제 충경을 2003년도에 재현한 사진

▲ 1800년대 당제 풍경을 2003년도에 재현한 사진


당제의 주된 목적은 마을의 안녕과 풍요에 있습니다. 특히 바다를 생업 현장으로 하여 살아가는 이들에게 가장 큰 관심사는 뱃길에서의 무사함과 풍어입니다. 언제 닥칠지 모르는 태풍과 배의 조난 사고 등 여러 재앙으로부터 벗어나고자 하는 마음과 풍요로움에 대한 바람은 이들 어민에게 매우 자연스런 갈망이죠.
마을 사람들은 바다에 고기를 잡으러 나가서도 당산을 바라보며 마음의 평안을 찾았다고 하네요.

현재는 홍성군으로부터 1억원의 지원금을 받아 자연제당 아래 서쪽 방향 산자락 끝에 당집을 지어 여기서 제를 지내고 있습니다.

제당 내부모습

▲ 제당 내부모습


제당 안의 오신 위패 앞에서 절을 하는 보존회장님

▲ 제당 안의 다섯 신 위패 앞에서 절을 하는 보존회장님


제당 안에는 정면으로 선반 위에 마을에서 위하는 다섯 신의 위패가 놓여 있습니다. 마을에서 위하는 다섯 신은 왼쪽부터 당조부신지위(堂祖父神之位), 당조모신지위(堂祖母神之位), 당여신지위(堂女神之位), 당토지신지위(堂土地神之位), 당산신지위(堂山神之位) 순으로 모셔져 있는 것입니다.

한가지 궁금한 점은 다른 단체나 개인에 비해 무형문화재로 지정된 시기가 그래도 최근에 속하는데 지정 당시 어려움은 없었는지 회장님께 여쭈어 봤습니다.
 
“물론 문화재 지정도 쉽게 되는게 아닙니다. 문화재지정 신청을 하게 되면 조사를 하잖아요. 그런데 놀랍게도(아니, 당연한 일이기는 하지만) 1965년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우리 수룡동당제를 지내오는 동안 있었던 당제 준비과정과 시행 내용이 사진과 녹음, 기록으로 전부다 보존되고 있었다는 사실입니다. 왜냐면 당제를 지내려면 돈이 필요하잖아요. 먹을거 시고 여러 사람이 준비해야 하니까. 그럴때 십시일반 추렴한 선주와 마을의 지주같은 사람들의 명단, 준비사항, 행사내용 등에 관한 문헌, 녹음, 사진자료 등이 잘 정리 소장되어 있었어요. 그러니 지난 약40여년동안 한해도 거르지 않고 당제를 지내온 역사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었던거지요”
 
즉 1965년부터 지금까지 한 해도 거르지 않고 당제를 지낼 때 사용한 지출 내역과 건립 내용 등이 상세하게 기록되어 있는 당제 물목기(物目記), 마을의 변천 모습과 당제 진행 과정 등을 담은 사진자료가 전해져 온다는 것입니다.
 

보존회장님 자택에 보관된 수십년전 사진 자료들

▲ 보존회장님 자택에 보관된 60년대 사진 자료들


수십년전 사진 자료들

▲ 수십년전 사진 자료들


80년대 사진

▲ 80년대 당제 사진


90년대 당제 사진

▲ 90년대 당제 사진


2000년대 초반의 고사떡을 바다에 뿌리는 행사 사진

▲ 2000년대 초반의 고사떡을 바다에 뿌리는 행사 사진


도민리포터가 김관은 선생님 자택으로 가서 자료를 살펴 보았습니다.
눈에 띄는 것이 앨범이었습니다. 앨범 안에는 수십년전부터 당제를 지내온 근거인 흑백사진 등이 그대로 전해져 오더군요. 당제의 역사를 한눈에 볼수 있었습니다.
이들 자료는 마을 규모, 어선 현황, 당시의 경제 상황, 당제 참여도, 당제 규모 등 마을 전반에 대한 현황 및 변천사를 파악할 수 있는 역사적인 기록물입니다.
 
충청남도 무형문화재 자료를 살펴보면 수룡동당제에 대한 평가를 이렇게 하고 있습니다.

“수룡동당제에서 모셔지는 오당(五堂)과 그에 대한 제의는 서해안 도서 및 해안지방 당제의 전형적인 한 유형으로서 이 지역 일원의 당제가 지니는 보편성을 강하게 띠고 있으면서도, 홍성 서부 해안지역 나름대로의 지역특성을 원형대로 간직하고 있다.
타 지역에서 찾아볼 수 없는 지역적, 역사적 특성이 살아있는 서해안 당제의 모습을 원형대로 간직한 풍어제로서 역사적·민속학적 가치가 크다.”
 
그렇습니다.
이제 모든 문물이 현대화가 이루어지면서 전통적인 마을의 제례 행사가 대부분 사라졌는데 수룡동당제는 마을 사람들이 빠짐없이 참여하여 전승 유지시키고 있다는 점입니다.

당제를 더욱 정성껏 모시고자 하는 마을 사람들의 열정이 아직도 넘치고, 수룡동 사람들 역시 주변 환경의 변화로 많은 부분에서 변화의 과정을 겪고 있지만 조상 대대로 내려온 전통문화를 계승, 보존하고 있다는 측면에서 수룡동당제의 민속학상 의미를 찾아볼 수 있는 것입니다.
 
우리의 소중한 문화유산, 오래오래 잘 전승 발전시켜 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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