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쌀값을 50여년간 기록해온 강영순씨
11월 6일 서천군 신송리 어느 촌가를 방문했다.
그곳에는 1959년도부터 충남 서천의 쌀값 시세를 기록하신 강영순이라는 분이 혼자 사셨다. 부인은 치매로 논산 요양원에 있다고 한다.
1959년도 1월부터 매 장날의 서천 쌀값을 아주 찾아보기 쉽게 기록해 놓으셨다.
강영순씨는 아버지가 47세를 일기로 세상을 뜨셨고 1958년 그가 5년 2개월의 군 복무를 마친 후 농사를 지으며 동생들을 보살피게 됐다고 한다. 가장으로서의 역할을 하면서 동생들에게 한 가지씩 임무를 주면서 자신도 서천의 쌀값을 기록하기 시작한 것이 지금까지 이어지게 됐다고 한다.
그 당시 2살이었던 막내동생의 임무는 돌을 하나씩 모으기였는데 그렇게 모은 돌이 나중엔 많이 모아져 집을 고치는데 썼다고 하셨다.
현재 83세. 서천장항농업고를 졸업하셨지만 장남으로서 가장 역할을 할 수 밖에 없었던 상황에서 손해를 봤다는 후회는 없으시냐는 물음에 웃으시면서 “그런 건 없고 덕분에 딸들이 캐나다, 호주 등 8개국을 여행시켜줬다”라며 만족해 하셨다.
강영순씨의 건강에 대해 묻자 디스크 판막증 진단을 받은 것 외에는 건강하시다고 한다.
“혼자 거주하시는 방에는 젊은 날의 추억과 현재의 생활상이 진열돼 있어 적적하진 않으시겠어요”라는 위로의 말을 드리고 손을 흔들어주시는 강영순씨의 집을 떠나왔다.
오늘 아주 귀한 기록을 보고 왔다.
▲ 1959년의 쌀값을 적은 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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