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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충남 사람입니다

고마운 생수 아저씨

2013.09.11(수) 00:31:08홍경석(casj007@naver.com)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그제의 일입니다. 근무하는 직속 상관 선배님이 말씀하시더군요. “추석도 얼마 안 남았는데 그냥 말 순 없으니 생수 아저씨한테 우리도 약간이나마 성의를 보이면 어떻겠습니까?”
 
내용인즉슨 우리 경비원의 숫자가 모두 일곱 명이니 5천 원씩 모아서 추석 선물세트를 하나 사서 드리자는 것이었습니다. “참 좋은 생각이시네요! 그렇게 하세요. 만날 생수를 공짜로 먹어서 그렇잖아도 미안하던 참이었는데......”
 
그러면서 즉석에서 5천 원을 드렸지요. 생수를 배달하는 소위 ‘생수 아저씨’는 우리 회사에 통상 일주일 내지 열흘 주기로 오십니다. 그러나 우리가 근무하는 경비실에 주시는 생수는 돈을 안 받으시죠.
 
“박봉으로 가뜩이나 어려우실 텐데 제가 어찌 물 값을 받겠습니까? 저, 여러분들과 같은 충남 사람입니다. 더욱이 봉이 김선달은 더더욱 아니고요!” “......!” 다 아는 바와 같이 봉이 김선달은 대동강 물까지 팔아먹은 희대의 사기꾼입니다. 그런데 요즘 세상에도 그러한 사기꾼이 어디 한 둘이던가요?
 
공직에 있다는 걸 미끼로 뇌물을 받아 챙기고 심지어는 말도 안 되는, 또한 결코 있어선 안 되었을 원전비리까지 버젓이 저질러 결국 지난여름에 우리 국민과 기업들은 그 얼마나 지독한 무더위와 싸워야만 했던가요!
 
아무튼 오늘 야근 차 오후에 출근하니 직속상관 선배님이 적은 메모지를 보여주며 설명하시는 것이었습니다. “걷은 돈 3만 5천 원으로 선물세트를 사서 오늘 오신 생수 아저씨한데 드렸습니다. 그랬더니 펄펄 뛰며 안 받겠다지 뭡니까. 그럴 거면 다시는 공짜 생수 안 주겠다며.”
 
“그래서요?” “이번 한 번만 우리들 성의를 봐서라도 받아달라고 제가 되레 사정을 했지 뭡니까. 그제야 겨우 받으시긴 했는데 앞으론 절대로 선물하지 말라고 신신당부를 하십디다.” 순간 저는 그 생수 아저씨의 대동강보다 너른 마인드에 감탄했습니다.
 
“장사꾼은 오 리를 보고 십 리를 간다”는 속담이 있습니다. 5리(厘), 즉 불과 0.5%의 이익임에도 십 리(10里)까지 간다는 이 속담은 아무리 사소한 일도 유익하기만 하면 수고를 아끼지 아니한다는 말로써 장사하는 사람은 한 푼도 못 되는 적은 돈이라도 벌수만 있다면 고생을 무릅쓴다는 뜻을 담고 있지요.
 
더욱이 생수는 그 무거운 무게의 물을 직접 배달해줘야 하는 까닭에 택배와 마찬가지로 여간 힘든 장르의 장사가 아닙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앞으로도 돈을 안 받고 우리에게만큼은 생수를 계속하여 공짜로 주시겠다고 했다니 어찌 감사하지 않았겠습니까!
 
저는 이 말로써 그 생수 아저씨를 더욱 칭찬했습니다. “같은 충남 사람이라서가 아니라 그 분은 정말이지 법 없이도 사실 분이군요. 그리고 진짜로 복 받으실 분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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