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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에 대한 단상

2011.02.24(목) 도정신문(deun127@korea.kr)

나는 언제부터인가 사람들을 만나면 장 지오노의 소설 ‘나무를 심는 사람’ 읽기를 권하는 습관이 생겼다.

옛날, 프랑스 프로방스 지방의 어느 헐벗은 고원에서 엘리아르 부피에라는 늙은 양치기가 혼자 묵묵히 나무를 심고 가꾼 결과, 황량했던 산이 울창해져 온 마을 사람들이 숲이 주는 혜택을 누릴 수 있게 된 이야기의 감동을 함께 나누고 싶은 까닭이다.

난 이 책을 읽을 때마다 숲이 황폐화될 때 우리 삶도 척박해질 수 있지만, 숲이 제 기능을 다할 때 우리의 삶은 풍요로워질 수 있다는 것을 새삼 느꼈다.

또 소설 속의 그 양치기처럼, 비록 지금의 시작은 미미할지라도 우리가 먼 앞날을 내다보고, 꿈을 잃지 않고 희망의 씨를 뿌리는 일을 게을리 하지 않는다면, 언젠가는 꿈을 이룰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곤 한다.

그렇게 나무를 심고 숲을 가꾸는 일이, 희망을 심고 가꾸는 일이라는 것을 다시금 깨닫게 된 것은 내게 큰 기쁨이라고 생각한다. 숲과 사람은 일종의 보완재로서 공생할 수 있지만, 그 균형이 깨지면 서로 간에 깊은 상처를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한 번 어긋난 숲과 사람의 관계는 산림 훼손과 척박한 경제적 악순환을 되풀이하게 만든다. 최근 인기리에 방영된 TV 다큐멘터리 ‘아마존의 눈물’에서도 알 수 있다.

가축 사육을 위해 원시림의 나무들을 무차별하게 베어낸 결과 ‘지구촌의 허파’에 해당하는 아마존의 열대우림이 크게 줄어들었다. 비단 아마존뿐만이 아니다. 이런 무분별한 벌목 행위는 지구촌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다.

때문에 우리는 무분별한 남획과 벌목은 인류와 자연의 현재와 미래에 돌이킬 수 없는 큰 불행을 초래한다는 것을 유념하고, 산림보호와 보존을 위해 다함께 지혜와 역량을 모아 나가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이런 악순환의 사슬을 끊을 변화의 힘도 결국은 '사람'에게서 나온다. 숲은 단순히 있는 그대로를 감상하는 '보존'의 대상이 아니라, 자식을 키우듯 나무를 심고, 풀과 잡목을 제거하고, 가지치기를 하는 등 끊임없이 관심을 갖고 관리해야 할 '보전'의 대상이다.

콜럼버스가 미 신대륙을 발견했을 때보다 오늘날 미국인들이 숲을 더 많이 이용하지만, 효율적인 산림경영에 힘입어 현재 미국 대륙에서 자라고 있는 나무의 숫자는 그 당시보다 훨씬 더 많다.

실제로, 급격한 산업화와 도시화로 망가졌던 숲이 인간의 피나는 노력 끝에 울창한 산림으로 회복돼 인간과 자연이 조화를 이루며 살고 싶은 도시로 거듭나고 있는 데서도 잘 알 수 있다.

내가 어릴 적에 다니던 학교에는 넓은 운동장과 숲이 우거진 언덕이 있었다. 화창한 봄날이면 바람에 흩날리던 아카시아 꽃, 햇빛을 받아 잔물결처럼 눈부시게 빛나던 은백양나무 잎의 은빛물결은 지금도 아련한 추억으로 남아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지금 우리의 아이들은 숲이 없는 학교에서 자라고 있다. 우리가 다음세대를 위해 할 일은 우리 아이들이 육체적 및 정서적으로 건강하게 자랄 수 있도록 학교 주변에 나무를 많이 심고 잘 가꾸는 일일 것이다.

나도 고향의 텃밭에 나무를 심어 가꾸고 있다. 주말을 이용해 그곳에 들러 잘 자라고 있는 나무들을 보노라면 일주일 간 쌓였던 피로가 눈 녹듯이 사라지고 말로 표현할 수 없는 행복감이 느껴진다.

이처럼 숲과 나무는 우리가 어떻게 대하고, 가꾸고 사랑하느냐에 따라 인간에게 무한한 혜택을 베풀지만, 무관심과 훼손으로 대할 때는 홍수와 산사태, 가뭄 등으로 인간에게 위협을 가하거나 고통을 주기도 한다.

이제 우리는, 더 늦기 전에 숲의 중요성과 고마움을 인식하고 숲을 사랑하고 가꾸는 데 더 많은 관심과 노력을 쏟아야 한다. 숲이 없는 삶은 희망이 없는 것과 같다.

우리와 후손들의 행복한 삶을 위해 올 한해도 ‘나무를 심는 사람’에 나오는 양치기처럼 울창한 숲을 만들기 위해 나무를 심고 가꾸는 데 도민들과 함께 노력해 나갈 것을 굳게 다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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