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 여러분, 새우깡을 먹다가 생쥐머리를 발견했다면 어느 정도의 보상을 받아야 타당할까요? 이에 관한 관련 법규로 소비자분쟁해결기준이란 게 있는데, 여기에는 동일제품 교환으로 되어 있어요.

여러분 생각하시기에 타당하다고 생각되시나요? 물론 참치를 먹다가 커터 칼날에 입안을 베었다면 병원치료비를 보상받도록 되어 있지요. 그러나 그로인한 심리적 피해 등 부수적 피해에 대한 보상은 법규상으로는 안 해도 되게 되어 있어요.

물론 기업에서는 자사 제품에서 이물질이 발견되었다고 연락이 오면, 담당자들이 달려나가 섭섭지 않게 보상하고 증거물들을 회수해가려고 애쓰지요. 그러나 섭섭지 않은 정도가 기업과 소비자의 생각이 다른 경우도 많아요. 혹시 여러분이 식품에 이물질을 발견했다면, 여러분 마음 속으로 이건 몇백만원 아니 몇십만원 받을 건이라고 생각하시지 않으실지요?

업계에서는 상습적으로 민원을 제기하거나 과도한 보상을 요구하는 소비자를 블랙 컨슈머 혹은 식파라치라고 해요. 이들은 기업이 보상요구를 거절하면 ‘인터넷이나 언론에 제보하겠다’ ‘식약청 혹은 소비자고발센터에 신고하겠다’고 협박하고, 식품 이물질 피해의 경우 원인 규명에 관계없이 인터넷이나 언론에 보도될 경우 업체는 치명적인 이미지 손상을 입고 매출손실로 이어진다는 거지요.

따라서 소비자들이 과도한 보상을 요구할 경우 오히려 상품의 문제점은 감추어지고, 기업을 협박한다는 식으로 매도될 가능성도 커요. 기업을 괴롭힌다, 망하게 한다며 침소봉대하는 것이지요. 사실 블랙 컨슈머는 전체 소비자 중 아주 극소수거든요. 진정으로 우리 소비자들이 바라는 것은 건강한 먹거리, 결함없는 상품을 만나는 것 아니겠어요?

따라서 상품으로 인한 피해를 경험할 시는 이를 기업에 알린 후, 원인 규명이 정확하게 되고 해결이 제대로 이루어지는가를 감시하고 설명을 요구해야 해요. 그러나 기업이 해결노력을 제대로 보이지 않으면요? 관계기관에 알리고, 관계기관이 역할을 제대로 하는가 감시하는 시장감시자의 역할을 하셔야지요.

이번 일로 N사는 당장 주가가 떨어지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어요. 참치업체D사도 마찬가지겠지요. 경제를 살려야 하는데, 기업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으니 답답하기도 해요. 물론 분노의 감정은 더 크지만요. 그러나 이번 사건이 당장 대충 넘어가고 기업 내부의 문제점이 해결되지 않는다면, 종국에는 기업을 망하게 할 정도의 폭발력을 가진 문제점이 터질 수도 있겠지요.

소비자 여러분, 외국에 수출된 우리 나라 식품에서 생쥐머리 나오고 커터 칼날 나오는 상상을 해보세요. 비단 식품뿐만 아니에요. 수출되는 어떤 상품에서도 큰 결함이 발견되면, 이건 그 기업만의 문제가 아니고 국가적 문제가 되는 거지요.

따라서 소비자의 역할이 매우 중요해요. 소비자는 기업과 함께 경제를 이끌어가는 두 주역이지요. 우리 나라 경제가 발전하는 데는 기업의 역할도 크지만, 현명하고 창의적인 소비자들이 좋은 상품 만들게 유도하고 기업의 경쟁력을 향상시키게 유도하지요. 책임 있는 소비자시민으로서 기업이 결함 없는 상품, 더 좋은 상품을 만들어 경쟁력을 높일 수 있도록 감시자와 유도자의 역할을 다하셔야 해요.

이웃나라 일본의 경우 이와 유사한 사건이 발생했을 때, 임직원들이 눈물로 사죄하며 기자회견을 하는 것을 본 적이 있어요. 이번에 사건이 발생한 기업의 임직원들께서도 소비자들에게 사죄하는 눈물을 마음속으로 흘리실 거로 생각해요. 그리고 뼈를 깎는 노력으로 환골탈퇴하신다면, 이게 오히려 약이 되어 국민의 사랑받는 기업으로 거듭나시지 않겠어요?

이은희 <소비자정책교육학회회장, 인하대 소비자아동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