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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신문뉴스

“농경세시의 정체성 상징하는 유산으로 뿌리내려”… ‘볏가릿대세우기’ 가치 재조명

‘충남볏가릿대세우기 가치발굴 및 전승방안 구축 학술대회’ 열려… 2023년 미래 무형유산 발굴 육성사업 일환

2023.11.23(목) 09:25:56 | 주간태안신문 (이메일주소:east334@hanmail.net
               	east334@hanmail.net)

충남지역 볏가릿대세우기 전승현황 조사 기념으로 기념액자를 전달받은 충남 13곳의 전승마을.

▲ 충남지역 볏가릿대세우기 전승현황 조사 기념으로 기념액자를 전달받은 충남 13곳의 전승마을.


“내포지역의 볏가릿대 민속은 2월 초하루 머슴날 전통과 결합됨으로써 지속가능한 전승력을 확보할 수 있었다. 그 결과 볏가릿대 민속은 내포지역 농경세시의 정체성을 상징하는 유산으로 뿌리를 내렸다. 그 기저를 관통하는 완고한 공동체성은 다른 지역에서 일찍 소멸된 볏가릿대 민속의 전통을 현재까지 전승시켜온 요인이다.”

이날 학술대회에서 ‘볏가릿대 민속의 의미와 전승 가치’를 주제로 기조발표에 나선 충청민속문화연구소 강성복 소장의 볏가릿대 가치에 대한 평가다.

“볏가릿대세우기를 무형문화재로 만들기 위해 볏가릿대농악 정체성을 확립하고 배경으로 영등신앙을 가져온 것으로 추정한다면 답은 명확하다. 볏가릿대농악을 서산농악 활용의 한 부분으로 인식하고 볏가릿대세우기와 무관한 영등신앙을 제외하면 된다.”

기조발표에서 영등신앙과 결합돼 지속가능한 전승력을 확보할 수 있었다는 강성복 소장의 주장과는 달리 전북대학교 무형유산정보연구소 홍태한 교수는 ‘볏가릿대세우기와 영등신앙의 관련성’ 주제발표에서 영등신앙을 제외해야 볏가릿대세우기를 무형문화재로 만들 수 있다는 다소 상이한 주장을 펼쳤다.

볏가릿대세우기 전승현황, 2019년 26곳→2023년 13곳… 원인은 “사회환경변화와 전승주체의 고령화”

충남지역 볏가릿대세우기 전승현황 조사 기념으로 ’태안군 이원면 관1리 볏가릿대세우기‘ 기념액자를 전달받고 있는 이원면 관1리 볏가릿대보존회 주민들.

▲ 충남지역 볏가릿대세우기 전승현황 조사 기념으로 ’태안군 이원면 관1리 볏가릿대세우기‘ 기념액자를 전달받고 있는 이원면 관1리 볏가릿대보존회 주민들.


태안지역에서는 이원면 관1리의 볏가릿대보존회가 전승하고 있는 이원볏가릿대세우기. 태안을 비롯한 서산, 당진 등 내포지역을 포함한 충남과 전남, 강원지역의 볏가릿대 또는 유지지세우기(전남), 또는 살대세우기(강원)의 가치를 발굴하고 전승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학술대회가 서산문화원에서 열려 눈길을 끌었다.

충청남도가 주최하고 충청남도역사문화연구원이 주관하며 문화재청이 후원해 2023년 미래 무형유산 발굴 육성사업의 일환으로 지난 17일 서산문화원 공연장에서는 ‘충남볏가릿대세우기 가치발굴 및 전승방안 구축 학술대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내포문화권의 태안문화원과 서산문화원, 당진문화원을 비롯해 전북대학교, 전남대학교, 세명대학교, 기호문화연구소에서도 참석해 전국에 퍼져있는 ‘볏가릿대세우기’ 가치 발굴과 전승방안에 머리를 맞댔다.

이날 학술대회에서는 특히 태안볏가릿대세우기를 비롯해 충남의 13곳의 전승마을에 마을별 볏가릿대세우기 사진이 담긴 기념액자가 전달돼 의미를 더했다.

이날 학술대회는 충청민속문화연구소 강성복 소장의 기조발표를 시작으로 ▲전북대학교 홍태한 교수가 ‘볏가릿대세우기와 영등신앙의 관련성’을 주제로, ▲전남대학교 이옥희 교수가 ‘전남 일대 유지지 세우기의 전승양상과 특징’, ▲세명대학교 최명환 교수가 ‘강원 살대세우기의 전승양상과 특징’, ▲기호문화연구소 박종익 박사가 ‘충남 볏가릿대세우기의 전승양상과 특징’, ▲충남역사문화연구원 유병덕 연구원이 ‘충남 볏가릿대세우기의 전승 활성화 방안’을 주제로 각각 발표했다. 토론자로는 경주대학교 허용호 교수가 좌장으로 나서 김효경 겨레문화유산연구소장과 정지수 태안문화원 사무국장, 이준호 전 서산문화원장, 당진시 남광현 문화재팀장이 나서 ‘볏가릿대세우기의 문화유산적 가치와 전승 활성화 방안’에 대해 토론을 벌였다.

가장 먼저 기조발표에 나선 강성복 소장이 볏가릿대에 대해 정의 내렸다. 강 소장에 따르면 볏가릿대는 정월 대보름에 세운 볏가릿대를 2월 초하룻날 쓰러뜨리며 풍농을 기원하는 예축적(豫祝的) 의미의 기풍의례이자 농경의례로, 지역에 따라 다양한 명칭으로 불린다.

충남에서는 볏가릿대, 볏가리, 베가레, 노적가리, 낟가릿대 등으로 호칭되고, 강원도 정선과 삼척, 인제 등에서는 풍년낟가리, 살대, 망대라고 부른다. 전남 진도 및 경남 남해안 일대에서는 유지지, 유주지, 유지봉, 오지봉, 유지방, 농사장원기라 부르고, 경북에서는 보리깃대로 부르기도 한다. 

볏가릿대를 구성하는 요소로는 ▲볏가릿대의 기둥인 장대, ▲장대를 지면에 고정하는 세 가닥의 동아줄, ▲장대의 꼭대기에 짚으로 엮은 오쟁이나 주머니에 넣어 매다는 곡식, ▲볏가릿대에 바치는 공물과 폐백, 그리고 ▲장대의 상부에 거는 기치다. 

강 소장은 “충남 내포지역을 중심으로 전승되는 볏가릿대 민속의 가치를 한마디로 이야기 한다면 ‘공동체성’ 또는 ‘대동성’이라 할 수 있다”면서 “내포지역 특유의 공동체성은 다른 지역의 화간(禾竿) 풍속과 확연히 구분되는 특징이고, 이는 볏가릿대세우기가 지금까지 전승되는 동력이기도 하다”고 주장했다.

강 소장에 이어 주제발표에 나선 홍태한 전북대교수는 “내포지역의 볏가릿대가 가지고 있는 공통성만으로도 무형문화재로서의 충분한 가치가 있다. 영등신앙과 관련이 없다해서 볏가릿대세우기의 가치가 떨어지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볏가릿대세우기의 가치가 진작된다”면서 더 나아가 “볏가릿대세우기 본연의 가치를 회복할 수 있고, 내포지역의 볏가릿대세우기의 정체성이 확립된다. 특정 개인이나 단체가 주도하는 것이 아니라 내포의 마을주민들이 주도하는 볏가릿대세우기의 가치를 내세우는 것이 앞으로 나갈 길”이라고 강조했다.

홍 교수는 이원면 관1리의 볏가릿대세우기를 무형문화재로 지정하려는 태안군과 태안문화원을 향해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이원면의 특성을 살려 과거의 독살문화를 복원하면서 볏가릿대세우기가 가지고 있는 마을 전통문화로서의 가치를 제고하는 방안 마련이 필요해 보인다”고 제안했다.

볏가릿대세우기의 전승을 활성화하기 위한 방안은

충남볏가릿대세우기의 전승 활성화 방안에 대해 주제발표한 유병덕 충남역사문화연구원의 책임연구원은 볏가릿대세우기 활성화를 위해서는 ▲전승마을별 또는 지역별로 전형성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를 진행해서 전형성을 이루는 핵심적인 속성 중에서 고증이 가능한 경우에는 적극적인 복원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점과 ▲인위적으로 기록하고 교육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에 대한 방안으로 행정안전부에서 실시하는 ‘생활권 단위 로컬브랜딩 활성화 지원사업’을 활용한다거나 교육청과 연계해 지역 초중고 학생 대상 교육을 꼽았다. 또한 ▲홍보활동 강화와 외연의 확장도 필요하며 ▲미래 무형유산 발굴‧육성 사업을 성공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 연구원은 “충남의 볏가릿대세우기는 미래 무형유산 사업을 추진하는 다른 종목에 비해 예산 대비 전승마을이 많고, 지역이 넓어서 사업추진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분석한 뒤 “미래 무형유산 발굴‧육성 사업이 소기의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전승 주체인 마을주민들과 지역 문화원 등의 적극적인 참여와 도움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한편, 이날 학술대회에 앞서 행사를 주관한 충남역사문화연구원 김낙중 원장은 “문화재청의 2023년 미래 무형유산 무형문화유산 발굴 육성 사업의 일환으로 충남에서 오랜 세월 전승돼 온 볏가릿대세우기의 학술적 또는 문화유산적 가치를 재조명하고 활성화하는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학술대회가 마련됐다”면서 “이번 학술대회가 충남 지역 일대 볏가릿대세우기의 가치를 높이고 체계적인 전승을 위한 밑거름이 될 수 있기를 바라며, 앞으로 연구원에서도 지속적인 연구와 함께 활성화 방안을 찾는 데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을 약속드린다”고 학술대회의 의미를 부여했다.

인사말에 고종남 태안문화원장은 “태안 지역도 전통적인 농경문화가 거의 사라진 가운데도 이원면 관리에서 ‘볏가릿대놀이’가 유일하게 전승되어 그 맥을 이어오고 있다”고 전제한 뒤 “이는 오랜 농경문화의 역사와 정신을 담은 귀중한 유산으로, 이를 효과적으로 보존하고 발전시키기 위해 함께 노력해야 할 것으로 생각하고, 태안문화원에서도 깊은 관심으로 학술 행사에 참여하게 됐다”면서 “오늘 학술대회를 통해 태안의 볏가릿대뿐 아니라 충남지역의 볏가릿대놀이가 정체성을 잃지 않고 원형이 잘 보존되어 충남 문화의 든든한 기둥이 될 수 있도록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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