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눈이 내린 지난 11월 17일(금), 공주시 의당면 두만(斗滿)리에 있는 '예하지마을'을 다녀왔습니다. 추수를 끝내고 마을 주민이 함께하는 축제가 열린다고 해서 찾아가 보았는데요, 천태산 기슭에 자리한 무지개와 노을이 아름다운 마을로 함께 가 보실까요?
▲ 공주시 의당면 두만리 예하지마을(공주시 의당면 요당길 324-1) 초입 전경
예하지마을 초입에는 잡귀와 액운을 막아 준다는 장승과 돌탑이 보입니다. 장승은 매년 1~2개씩 보수를 하고 있다고 합니다. '서당골 두메마을'이라고 적힌 표지석도 보이는데요, 2001년 한학자 2명이 운영하는 '도령서당'이 세워져 서당체험을 원하는 어린이들과 한학자들이 많이 찾고 있다고 해요.
또한 두만리는 의당면 요룡1리 마을과 공동으로 2015년~2022년(8개년) '도깨비권역 종합개발사업'을 벌였기에 사업의 일환으로 입구조형물이 세워져 있었습니다.
▲ 예하지마을 전경;두만리 예하지마을은 무지개 예(霓) 자와 노을 하(霞)' 자를 쓰고 있다.
▲ 예하지 녹색 농촌체험관
▲ 예하지마을을 찾은 의당면 수촌초등학교 학생들
공용주차장 옆으로 2층의 콘크리트 건물이 보였는데요, 예하지 녹색 농촌체험관이었어요. 빔프로젝터를 갖춘 강의실, 샤워실, 예하지 식당 등으로 이용되고 있다고 합니다. 이날은 건물 1층에서 2023 두만리화실 전람회, 토털공예 전시회, 캘리그래피 전시회 등이 열리고 있었습니다. 마을 주민들이 일 년 동안 여러 방면의 예술 활동을 통해 갈고닦은 실력을 유감없이 보여주는 날이었어요.
녹색 농촌체험관에서 바로 옆에는 예하지 박물관이 있습니다. 300m 위쪽에는 생태놀이 체험장도 조성돼 있는데요, 마을축제가 오전 10시부터 시작되기에 시간에 쫓기어 둘러보지는 못했습니다.
▲ 두만리 마을회관
▲ 농경문화공연장 입구
녹색 농촌체험관 위쪽에 자리한 마을회관을 지나 공용주차장 쪽으로 내려오니, 마을 초입에서 봤던 것과 같은 돌탑과 장승이 서 있는 공간이 나타났습니다. 예하지마을의 마을축제가 열리는 농경문화공연장의 입구였습니다.
▲ 마을공동체전통문화행사 '집터다지기'
축제장으로 오르다 보니, 보행로 왼쪽으로 충청남도 무형문화재로 지정된 '의당집터다지기'에 대한 안내판이 여러 개 보였어요. 예하지마을에는 의당집터다지기의 선소리꾼 전용주 이장님을 비롯해 10여 명의 구성원이 공연팀에서 활동하고 계시다고 합니다.
안내판에 의하면 예로부터 의당에서는 출가한 아들이 새로 집을 짓게 되면 마을 장정들이 힘을 합쳐 집 짓기를 도왔다고 합니다. 동아줄을 연결한 묵직한 다짐돌을 들었다 내려치며 집터를 단단하게 다질 때 그 과정이 힘들고 지루하여 풍물과 선소리꾼의 사설을 더해 흥을 돋우었다고 해요. 선소리꾼이 '에헤이 지달구~' 선소리를 하면, 장정들도 '에헤이 지달구~' 라고 받는 소리를 하면서 다짐돌을 높이 들었다 내치는 과정을 수도 없이 반복했다고 합니다.
▲ 행사준비
▲ 체험프로그램1
▲ 체험프로그램2
▲ 체험프로그램3
▲ 제14회 두마니내고향 지~달구축제 행사
2023년 11월 17일(금), 공주시 의당면 두만리 예하지마을에서는 제14회 두마니 내 고향 지~달구축제 행사가 열렸습니다. 코로나19로 축제를 열 수 없었던 시기를 제외하고 2007년 5도 2촌 마을로 지정되면서부터 매해 마을축제를 이어와 어느덧 14회를 맞게 되었다고 합니다.
2009년~2014년에는 김장축제를, 2015년~2016년은 우렁텃논 축제를, 2018년~2019년에는 '빵!빵! 대나무 달집 축제'를 해 왔다고 해요. 그리고 2020년부터는 마을의 공동체전통문화행사인 집터다지기를 테마로 마을 주민의 화합을 도모하고자 "두마니 내 고향 지달~구! 축제'를 계속해 올해로 마을축제는 14회째를 맞게 되었다고 합니다.
▲ 축제장 전경
▲ 수촌초등학교 풍물패의 식전행사
본 행사가 시작되기 전, 공주시 의당면 소재의 수촌초등학교 학생들로 구성된 풍물패가 식전 공연에 나섰습니다. 9명으로 구성된 풍물패 외에도 응원을 온 학생들이 여럿이어서 모처럼 어린이들의 웃음소리, 떠드는 소리가 산골짜기에 울려 퍼졌습니다.
객석에 앉아서 듣자니 "가면 사람들 엄청 많을 줄 알았는데...."라고 학생들끼리 수군거리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 도령서당 정민호 훈장님과 제자들
▲ 도령서당 학동의 강경시범
뻥튀기 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하시던 '도령서당'의 정민호 훈장님과 제자들이 다음 순서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리플릿에는 이규빈, 박건우 학생이 『추구』와 『소학』 강경시범을 보인다고 적혀 있었습니다.
주희가 아동들에게 유학을 가르치기 위해 편찬한 『소학』은 알겠는데, 『추구』는 처음 듣는 서책이라 검색해 보니 오언(五言)으로 된 좋은 대구(對句)들만을 발췌하여 저술한 책으로 초학(初學)들이 『천자문』, 『사자소학』과 함께 가장 먼저 익힌다고 하네요.
책 이름조차 생경한데 내용은 더군다나여서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려야 했지만, 전국 강경 대회에서 1등 한 실력이라 그런지 낭랑한 목소리는 너무나 듣기 좋았습니다. 예하지마을이라 섭외 가능한 출연진이었고, 인상 깊은 행사였어요.
▲ 마을합창단
▲ 두만리화실 전람회장 전경
▲ 두만리화실 전람회1
▲ 두만리화실 전람회2
전날 비가 많이 내려 두만리 예하지마을에서 준비한 축제가 제대로 열릴지 걱정했는데, 오전에는 맑은 날씨를 보여 다행이다 싶었습니다. 다음 일정이 정해져 있어서 나빌레라의 우리춤 공연, 공주실버악단의 관현악 연주 등은 보지 못하고 축제장을 떠나왔습니다. 못내 아쉬워 녹색 농촌체험관 1층에 준비된 전시회를 둘러보고 서둘러 이동했는데, 오후에는 첫눈이라고는 하나 진눈깨비까지 내려 얼마나 가슴을 졸였는지 모릅니다.
비록 악천후 속에 오후 프로그램이 진행됐겠지만, 그 숱한 어려움 속에서 단합된 힘을 보여준 예하지마을 주민들이기에 즐거운 행사로 마무리되었으리라 예상해 봅니다.
2018년과 2019년 2년 연속 체험객 1만 명 달성, 2020년 깨끗하고 아름다운 농촌 마을가꾸기 은상 수상 등의 성과를 이룬 공주시 의당면 두만리 예하지 마을! 언제나 예쁜 꽃 피는 산골로 승승장구하길 바라며, 건강한 먹거리와 다양한 볼거리, 체험 행사가 다양한 예하지마을에 많은 분의 관심이 모여지길 응원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