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로 들어서니 일 년을 마감하며 정리할 일이 많습니다. 일에 쫓기다 문득 창밖에 펼쳐진 바깥 풍경을 바라보다 이제 곧 겨울이 닥치겠다 싶었습니다. 그래서 올가을이 지나기 전에 잠깐이라도 늦가을의 정취를 느끼고자 이따금 둘러보는 공주 정안천으로 산책 삼아 나가 보기로 했습니다.
▲ 공주 정안천 메타세쿼이아 숲길 1
▲ 단풍이 들기 시작한 메타세쿼이아
정안천을 찾는 방문자들에게 사랑받는 장소 중 한 곳인 메타세쿼이아 숲길을 먼저 찾았습니다. 단풍이 들기 시작하면 연꽃정원에 연꽃이 절정에 달하는 시기 이후에 잠시 뜸했던 방문자 수가 증가하는데, 예상했던 것보다 찾은 분이 적었습니다. 올해 단풍이 늦은 것이 그 이유 중 하나일 듯합니다.
▲ 공주 정안천 메타세쿼이아 숲길 2
▲ 공주 정안천 메타세쿼이아 숲길 3
단풍이 완전히 들지 않았지만 여전히 정안천 메타세쿼이아 숲길은 산책 코스로 사랑받고 있습니다. 아직은 많이 춥지 않아 걷기 좋을 때입니다. 1km가 채 안 되는 산책로에는 가족끼리 온 경우도 보이고, 반려견과 함께 달리는 분도 보였습니다. 젊은 방문자들은 메타세쿼이아 숲길에 들어서면 몇 컷의 괜찮은 인증샷을 건지고 나서 본격적으로 산책길에 오릅니다.
모처럼 찾았더니, 못 보던 의자도 몇 개 더 놓여 있었습니다. 천천히 주변 경관을 조망하며 걷다가 가쁜 숨을 돌리기도 하고, 따로 준비해 온 게 있다면 따뜻한 차 한 잔을 마셔도 좋을 듯합니다.
▲ 정안천 포토존에서 바라본 메타세쿼이아 숲길
▲ 정안천 포토존에서 바라본 생태연꽃정원
메타세쿼이아 숲길을 빠져나와 포토존이 마련된 곳으로 이동해 봤습니다. 멀리서 보니, 석양에 비친 메타세쿼이아 숲길이 매우 근사합니다. 사계절 내내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고마운 힐링 장소입니다.
연꽃이 진 정안천 연꽃정원에는 갈대들이 군락지를 이루고 있었습니다. 정안천 강가에 서식하는 갈대와 억새가 점점 번식하는 지도 모르겠습니다.
올해는 연꽃 명소인 이곳의 연꽃을 못 보았기 때문에 갈대 군락을 보는 내내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내년 6월에는 꼭 많은 사람에게 사랑받던 정안천 연꽃정원으로 만나길 바랍니다.
▲ 정안천
▲ 석양이 지기 시작할 무렵의 정안천 1
보행로에서 정안천을 바라보니, 오리떼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범람 이전보다 개체 수가 많아진 듯했습니다. 방금까지 머물던 정안천에서 수련이 보인 게 우연은 아니었나 봅니다. 큰 도로까지 정안천 물이 넘친 걸 생각하면 달라진 게 없는 것처럼 보여도 정안천 주변에는 많은 환경 변화가 일어난 것 같습니다.
▲ 석양이 지기 시작할 무렵의 정안천 2
▲ 석양이 지기 시작할 무렵의 정안천 3
뉘엿뉘엿 서산으로 해가 질 즈음이라 그런지 군락을 이루고 있는 갈대와 물억새는 몽환적으로 보이기도 했습니다. 살짝 매서워진 가을바람에 나부끼는 모습도 오래 보고 싶을 만큼 매혹적이었습니다.
▲ 석양이 진 후의 정안천 풍경
▲ 정안천의 모래톱
▲ 정안천 보행로 1
▲ 정안천 보행로 2
▲ 갈대와 억새가 갈바람에 춤추는 풍경
11월 말~12월 초로 넘어가면 자연의 섭리대로?정안천 메타세쿼이아 숲길은 아주 짧은 기간 동안 온통 붉은색으로 물들어 있을 것입니다. 지금 한창 예쁜 정안천변의 갈대와 물억새는 자취를 감춰가기 시작할 것 같습니다.
메타세쿼이아 숲길, 생태공원이 있는 정안천은 찾아올 때마다 마음에 위안을 줍니다. 가을이 다 가기 전에 오랜만에 찾아서 깜빡 잊고 지나갈 뻔한 가을 감성에 흠뻑 젖어가며 좋은 추억을 남기고 돌아왔습니다. 달라진 계절에 정안천은 어떤 모습으로 기다리고 있을지 그 역시 기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