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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역사

대흥슬로시티 여행길에서 만난 대흥봉수산순교성지

2023.09.25(월) 04:04:51 | 경명 (이메일주소:jsh_letter@naver.com
               	jsh_letter@naver.com)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충청남도 내포 일대에는 많은 천주교 성지가 있는데, 예산에 오시면 가장 많이 알려져 있는 여사울성지(신암면)를 비롯해, 배나드리성지(삽교읍), 수철리 공소(예산읍), 그리고 대흥봉수산성지(대흥 슬로시티) 이야기를 만날 수 있습니다. 

대흥봉수산순교성지는 2019년에 새로 조성한 대흥형옥원을 중심으로 당시 순교자 수형생활과 처형을 재현한 곳입니다. 아울러 신유박해 때 처형을 당한 대흥인 복자 김정득 베드로와 여사울인 김광옥 안드레아 이야기를 만날 수 있습니다.
 
대흥봉수산순교성지를 둘러보기 전에, 입구 앞에 마련되어 있는 안내문을 읽으면서 이곳에 대한 기본 정보를 배우는 시간을 갖습니다.  
조선시대 대흥군은 행정시설(동서리), 교육시설(교촌리), 병사·옥사·제사시설(상중리)을 각각 나누어 운영했습니다. 이 중에서 대흥군 옥은 상중리 296번지 일원 옥담거리에, 처형장은 예당호 내천변에, 저잣거리는 동서리 173번지 일원에 있었습니다. 대흥슬로시티는 조선시대 대흥군에 있었던 형옥시설이 당시 역사·문화적 가치, 특히 천주교 박해 역사를 이해하는데 중요하다고 여겨 2019년 이곳에 대흥형옥원을 새롭게 조성하고 재현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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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흥슬로시티 여행길에서 만난 대흥봉수산순교성지▲ 대흥슬로시티 여행길에서 만난 대흥봉수산순교성지

코스모스 가득 핀 대흥봉수산순교성지를 본격적으로 둘러보는 시간을 시작합니다. 대흥봉수산순교성지 입구를 출발해 성모마리아상까지 가는 보행로에는 조선시대 형벌, 고신, 사형제도를 소개하는 안내문을  만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안내문을 읽으면서 이곳이 순교성지로 만들어지게 된 순교자 김정득 베드로와 사촌 김광옥 안드레아에 관한 이야기와 당시 천주교 박해 현장 이야기를 배웁니다.   

1) 조선시대 형벌은 '오형'과 '오형외형벌'이 있었다. 오형에는 태형(회초리), 장형(몽둥이), 도형(곤장-강제노역), 유형(귀양), 그리고 목을 매거나 베는 사형이 있다. 오형외형벌은 효수(목을 잘라 매달기), 거열(말과 소로 머리와 사지를 찢기), 능지처참(살을 저미고 목과 사지를 자르기), 육시(몸을 토막냄), 자자(죄명을 문신으로 새김), 조리돌림을 하는 회시 등이 있었다.

2) 고신은 범죄여부나 여죄를 자백받기 위해 신체에 고통을 가하는 고문이다. 천주교 박해 시기 때 천주교 신자들에게 가해진 고신은 불법적이고 편법적이었던 것이 많았다. 가족을 이용한 심리적 고신을 가했으며, 지방현령과 옥리들이 실적 쌓기와 사사로운 이익 탈취를 위해 탈법적인 행위를 스스럼없이 저지르기도 했다. 

3) 조선시대 사형제도는 사약을 내리는 사사형, 얼굴에 백지를 붙이고 물을 뿌려 숨을 못 쉬게 죽였던 백지사형, 밧줄을 이용해 숨이 막혀 죽게 한 교수형, 머리를 자르는 참형, 살을 저미고 몸을 잘랐던 능지처사형이 있었다. 사사형, 백지사형, 교수형은 형률에 따라 비공개로 진행했고, 참형과 능지처사형은 군율에 따라 공개적으로 집행했다. 복자 김정득과 1801년 8월 25일 사안이 중대하고 시급하다고 여겨 때를 가리지 않고 군기관이 사형을 집행하는 부대시참형 방식으로 공개처형당했다. 그리고 잘린 머리를 장대에 며칠간 매다는 효수경중 의식을 거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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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 형벌제도▲ 조선시대 형벌, 고신, 사형 제도 

대흥봉수산순교성지 중심 장소인 대흥옥을 본격적으로 만나는 시간을 이어갑니다. 대흥옥은 옥사와 참수대가 있는 3칸짜리 한옥 감옥입니다. 대흥옥 입구에는 순조실록 2권에 실린 기록을 소개하고 있는데, 중요한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신유박해 때 대흥인 복자 김정득 베드로와 여사울인 김광옥 안드레아는 공주 무성산에서 잡혀 각각 대흥과 예산에 투옥되었다가, 홍주·청주·포청옥으로 이성되며 긴 옥고를 치루었다. 마침내 두 사람은 대흥옥과 예산옥에서 각각 마지막 밤을 보내고 1801년 8월 25일 정오에 대흥과 예산 형장에서 참수되어 의좋은 순교자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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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수▲ 대흥봉수산순교성지 대흥옥

대흥옥 안에는 당시 옥사 분위기를 고스란히 느낄 수 있도록 옥사 현장을 재현하고 있습니다. 특히 옥에 갇혀 있는 대흥인 복자 김정득 베드로, 여사울인 김광옥 안드레아 이야기를 묘형과 디지털 스크린을 이용해 입체적으로 안내하고 있습니다. 당시 두 사람은 처형을 당하기 위해 귀향하던 중 예산과 대흥의 갈림길에서 만나게 되었고, “내일 정오, 천국에서 다시 만나세!”라는 짧은 작별인사를 나누었다는 뒷이야기도 전해지는데, 이 마지막 인사말은 대흥봉수산순교지에서 여러 번 등장하는 상징적인 문구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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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대흥봉수산순교성지 대흥옥에서 만난 복자 김정득 베드로와 복자 김광옥 안드레아 이야기

대흥옥 관람을 마친 후 밖으로 나와 잠시 무거운 마음을 달래는 시간을 갖습니다. 대흥봉수산순교성지 외곽에는 작은 산책로가 만들어져 있는데,이곳 산책로에는 예수 그리스도가 사형을 선고받고 무덤에 묻히는 전 과정을 설명하는 14개 조각품으로 알리는 조형물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산책로를 걸으면서 '(1) 사형 선고받으심 - (2) 십자가 지심- (3) 첫 번째 넘어지심 - (4) 성모님을 만나심 - (5) 시몬, 십자가를 짐 - (6) 베로니카, 얼굴을 닦아드림 - (7) 두 번째 넘어지심 - (8) 예루살렘 부인들을 위로하심 - (9) 세 번째 넘어지심 - (10) 옷 벗김을 당하심 - (11) 십자가에 못 박히심 - (12) 돌아가심 - (13) 십자가에서 내리심 - (14) 무덤에 묻히심' 이야기를 생생한 조형물을 통해 감상하면서 만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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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흥봉수산순교성지 :  예수 죽음에 관한 14개 조형물▲ 대흥봉수산순교성지 외곽 산책로 조형물 : 예수 죽음에 관한 14개 조형물

대흥봉수산순교성지 관람을 마친 후 바로 떠나는 대신, 잠시 주변풍경을 둘러보는 시간을 가지며 좀 더 오래 이곳에 머무는 시간을 갖습니다. 대흥봉수산순교성지 옆에 마련되어 있는 성당이 코스코스 꽃을 배경 삼아 더 운치 있는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조금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는 대흥동헌 모습도 초가을 농촌풍경과 어우러져 참 볼만합니다. 대흥봉수산 순교성지 곳곳에 그득하게 핀 코스모스를 찾아온 여러 곤충 친구 이야기는 무겁고 아픈 천주교 박해 역사 이야기를 조금이나마 달래주는 그런 순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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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코스모스 가득 핀 대흥봉수산순교성지 이야기


대흥봉수산순교성지
충남 예산군 대흥면 의좋은형제길 2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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