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남도 사람들의 삶과 얼이 담겨 있는 충청남도역사박물관은 2006년 충남 공주시 중동에 자리하고 있는 도립 박물관입니다. 조선시대부터 근현대에 이르기까지 역사 자료와 유무형 문화재와 민속품 등을 소장 보존하고 전시하고 있는 곳입니다.


 
낮에는 자주 와 보았지만, 밤에는 처음 왔는데 야경이 참 아름답네요. 마침 공주문화재야행 기간이라서 연계해서 야간 개장을 하고 있었습니다.


 
충남역사박물관에서는 지난 4월부터 8월 말까지 ‘충청인의 문을 열다’라는 주제로 특별기획전을 열었습니다. 그런데 축제 기간이라서 연장 운영을 하고 있었지요. 굳게 잠겨 있는 것 같은 문이 손으로 밀자 스르르 열렸습니다. 안에 들어서자 커다랗고 육중하게 생긴 금고가 눈에 뜨였습니다.

이 금고는 1928년에 제작되어 충남 공주 청사 시절부터 대전, 내포까지 약 120년간 도청에 남아 있었습니다. 특히 1932년 도청이 공주에서 대전으로 이전할 때 금고의 무게가 너무 무거워서 옮기는 데 애를 먹었다는 일화가 전해옵니다.


 
공주에는 조선말 충청도 관찰사가 집무를 보던 공주감영이 있었습니다. 지금의 도지사에 해당하는 관찰사가 말을 타고 부임하는 행렬이 어마어마하네요.
 

 
충청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지도와 자료들이 가득하네요. 승정원이기에는 충청도는 국가의 요충지로, 왕경을 보위하고 전라도와 경상도를 잇는 곳이라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금영측우기도 실물과 똑같이 제작되어 전시하고 있네요. 측우기는 비가 오는 양을 재는 기구로 세종대왕 때 처음으로 제작되었는데, 서양보다 200년이나 빨리 만들어진 자랑스러운 우리의 발명품입니다. 조선시대에 여러 차례 측우기를 제작하였으나, 1837년(현종 3년)에 청동으로 제작한 금영측우기만 공주 충청감영에 보존되어 오다 일본에 유출된 후 반환을 받아 현재 기상청에 보관 중입니다. 금영측우기는 2020년 국보로 지정되었습니다.


 
우리 어린 시절을 되살려주는 각종 물품과 사진 자료들이 질서정연하게 정리되어 있습니다. 축음기, 벽시계, 벽걸이 다이얼 전화에서 가스통까지 우리가 살아온 지난날을 재조명해주고 있었답니다. 
 


충청남도 옛 도지사실도 그대로 꾸며져 있었습니다. 그 안에는 집무실의 모습이 재연되어 있고, 도지사들의 행적이 담긴 사진 자료들이 벽면을 장식하고 있었지요.


 
이제 밖으로 나와서 조명을 받은 분수가 번쩍거리는 정원을 걸어봅니다. 가을이면 이곳에서 대규모의 국화전시회가 열리기도 합니다.


 
충남역사박물관 바로 옆은 효심공원입니다. 효심공원으로 이어지는 곳에는 효열문이 세워져 있는데 낮에 보는 것보다 조명을 받으니 더 아름답네요. 공주 효심공원은 효(孝)의 가치와 의미를 널리 알리기 위해 공주 지역의 효자로 전해지는 향덕과 이복의 이야기를 담아 조성한 공원입니다.


 
자그마한 조형물 효원탑(孝元塔)도 밝게 빛나고 있어서 더욱 멋지게 보였답니다.
 


충남역사박물관 축대 벽에는 충청인들의 생활 모습이 담겨 있는 부조가 있고 그 모습을 일가족이 보고 있는 듯한 조각상이 세워져 있습니다.


 
정면에서 보니 한 가족의 행복한 모습을 담은 ‘행복가족상’이로군요. 여러 세대가 모여 살면서 보살펴주고 효도하는 모습이 무척 행복하고 단란하게 보이는군요.


 
공주가 낳은 효자 향덕을 기리는 비석이 들어 있는 비각입니다. 공주 소학리에 가면 원형이 보존되어 있고 이곳 향덕비는 그것을 본떠 만든 것입니다.

이 비석에는 향덕이 신라 경덕왕 때 병으로 신음하는 부모를 살리기 위해 자신의 살을 베어 봉양했다는 이야기가 실려 있습니다. 이 사실을 전해 들은 왕이 향덕에게 벼 300석을 하사하고 비석을 세워 효행을 널리 알리도록 하였다고 합니다.


 
다른 한쪽에는 효자 이복비가 비각 속에 세워져 있습니다. 이 비석은 고려 말엽에 세워진 것으로 효자 이복의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효자이복비 앞에는 이복의 이야기가 담긴 효행상이 십장생 동물들과 함께 세워져 있습니다. 이복은 병석에 누운 홀어머니를 보필하기 위해서 이웃 마을 부잣집에서 일하면서 국을 한 그릇 얻어서 집으로 오다가 넘어지는 바람에 국을 쏟고 말았습니다. 후세 사람들은 이복이 국을 쏟고 울고 있는 이곳을 국고개라고 부르게 되었다고 합니다. 
 

 
이제 공주 3.1중앙공원에 있는 유관순열사상으로 가봅니다. 밤에도 빛이 나는 유관순 열사상 뒤로 불빛이 밤하늘을 장식하는군요.


 
유관순 열사는 어린 시절 공주 영명학당에서 공부하며 독립 운동가로서의 꿈을 키웠습니다. 영명 중고등학교로 이름은 바뀌었지만, 교문에 공주독립운동기념관이 세워져 있고 교내에는 유관순 열사를 비롯한 이 학교 출신 독립운동가들의 자취가 남아 있습니다. 
    

 
영명고등학교에는 큰 나무가 서 있는 공주역사전망대가 있습니다. 이곳에 오르면 공주 원도심을 내려다볼 수 있습니다.



공주역사전망대에서 내려다본 공주 원도심의 야경입니다. 이곳에서 백제시대부터 근현대에 이르기까지 공주의 찬란한 문화를 창조하고, 어려움을 극복해 나갔다고 생각하니 감동적인 느낌이 들었습니다.
 
일시적이지만 야간개방을 했던 충남역사박물관의 특별전시와 주변 효심공원과 유관순 열사의 얼이 살아 있는 3.1 중앙공원과 영명학당의 야경을 감상하면서 충청인들의 삶과 애환, 정신을 되새겨 보았습니다.
    

충청남도역사박물관
충남 공주시 국고개길 24 충청남도역사박물관
041-856-8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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