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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문지방이 닳도록 드나들던' 삶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있다니!

서천 이하복 고택을 찾아 초가집의 향수를 느끼다.

2023.05.21(일) 07:10:44 | 충화댁 (이메일주소:och0290@hanmail.net
               	och0290@hanmail.net)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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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천 기산면 신산리에 있는 이하복 고택을 찾아갔습니다.
청암 이하복 선생은 전 재산인 8만여 평의 땅을 팔아 학교를 짓고 교육에 몸 바친 서천의 교육 사업가입니다. 일본 와세다 대학에서 경제학을 공부하고 보성전문(고려대학교)에서 동양 경제사를 가르친 이하복 선생은 학생들을 학도병으로 내보라는 일제의 강압에 맞서 교수직을 내려놓고 낙향하였다. 서천으로 내려온 이하복 선생은 학교법인 동강학원을 설립하고 평생 교육 운동과 농촌 계몽 활동에 헌신한 분이다.

이하복 선생은 1970년대 새마을 운동의 거센 물결 속에서도 '앞으로 백 년 후에는 초가집을 보러 오는 사람들이 생길 것'이라는 신념으로 초가지붕을 개량하지 않았습니다.
평소에 쓰던 물건들을 허투루 버리지 않는다는 신조로 평생 모은 물건들로 전시관까지 짓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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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문을 들어서면 어처구니(맷돌 손잡이)까지 그대로 달려 있는 맷돌과 멍석들이 정겨운 초가집 안 풍경을 만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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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형이 그대로 보존된 소달구지와 지게 등의 농기구들이 보입니다.

한 세기 전의 세상으로 타입슬립한 것 같은 풍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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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택이지만, 흔한 기와 지붕이 아닌 초가지붕 고택은 보기 드물지요. 서천 기산면 이하복 가옥은 초가지붕의 둥근 곡선과 짚의 포근함이 느껴지는 곳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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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하복 선생이 혼인할 때 신부가 타고 왔던 가마입니다. 꽃가마 타고 오는 신부를 기다리는 신랑의 마음이 시공을 초월해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4명이 들고 왔던 4인교 가마를 타고 왔던 그 시대가 지금보다 더 낭만적이었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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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에 썼던 물건인고?

짚신과 요강입니다. 신부가 타고 오는 가마 안에 넣어 주는 요강이랍니다. 요강 안에는 짚을 깔아서 소리가 밖으로 새나가지 않도록 했다고 합니다. 
이 가마는 청암 선생 댁에 두고 동네에서 혼인하는 신부가 생기면 빌려 주곤 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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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부가 제비가 물어다 준 박을 타서 부자가 된 후에 놀부가 찾아와 빼앗아 갔다는 그 유명한 '화초장'이 여기에 있네요. 초가집 스테이를 하는 방에 이 화초장이 있네요. 아이들에게 흥부와 놀부 이야기를 해주며 잠드는 밤을 선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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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지방이 닳는다'라는 말은 지금도 통용되는 말이지요. 하지만 그 문턱이 닳은 문지방을 실제로 볼 수 있는 곳이 이곳입니다. 청암 선생의 명성에 항상 손님이 끓이지 않던 이 집에서 손님 대접을 위해 안주인이 

문지방이 닳도록 드나들던 광의 문지방입니다. 오래된 살림살이와 닳은 문지방 등 정겨운 옛것들이 여전히 자리를 지키고 있는 곳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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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댁에서 사용하던 주방 용품들을 모아 놓은 광입니다. 이 집의 생애와 안주인의 살림 솜씨가 엿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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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간에서 사용하던 물건들까지 보관해 놓았네요.

화장실을 사용하는 요즘 사람들은 잘 모르는 물건들입니다. 이런 사소한 것들까지 보관해 놓은 청암 선생의 성품이 엿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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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관을 지어서 보존할 만큼 청암 선생의 생애가 보관된 전시관이 청암 고택 옆에 지어져 있네요.

가마를 재현해서 직접 타보는 체험을 하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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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금입니다. 어린 시절 초등학교 교실마다 있었던 풍금입니다.

지금도 건반을 누르면 소리가 납니다. '고향의 봄'을 부르며 건반을 누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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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집안의 역사와 스토리가 고스란히 담긴 물건들이 유물이 되었네요.

아이들이 가지고 놀던 놀이기구까지 고스란히 있네요. 청암 선생의 선견지명으로 버리지 않고 모아둔 옛 물건들은 현대인들에게 추억을 소환하는 계기가 되게 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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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의 생활사가 고스란히 박물관이 되어 전시되어 있는 곳, 청암 이하복 고택을 다녀왔습니다.

모시 거간꾼으로 재산을 모은 청암 선생의 집안에서는 재산을 자녀들에게 물려주지 않고 교육 사업에 헌신했습니다. 대량 생산의 시대 속에 청암 고택의 물건들은 '사람의 손때'를 그대로 간직한 채 세월을 안고
21세기에도 빛을 발하고 있습니다.
한 집안의 역사와 숨결을 그대로 느낄 수 있는 청암 고택에서는 국가 민속문화재 197호로 지정되어 있으며 2023년 고택 종갓집 활용 사업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초가에서 하룻밤 머물며 모도 심고 옛 물건에 대한 
향수에도 젖어 볼 수 있습니다.

서천의 유명한 관광지 못지않은 볼거리, 생각거리가 많은 청암 이하복 선생의 초가에 들려보지 않으시렵니까?


청암 이하복 고택
충남 서천군 기산면 신막로 57번길 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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