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기온으로 예년보다 일·이주나 일찍 만개한 벚꽃이 전국 동시다발로 만개한 지난 한 주 아니었나 싶습니다. 그동안 남쪽부터 서서히 폈기 때문에 마니아들과 여행사들에서는 매주 위쪽으로 돌면서 벚꽃 여행을 하곤 했는데 올해는 그렇게 돌면서 즐길 수 없었다고 합니다.
▲ 오서산입구벚꽃길
사실 이곳 우리 지역에도 10여 일이나 빨랐던 것 같습니다. 지난해 보니 4월 13일 정도에 만개했던 듯했습니다. 그런데 올해는 4월 2일에 초절정 만개했었습니다. 작년과 올해 공통점은 벚꽃이 초절정 만개한 다음 날 비가 왔다는 겁니다.
▲ 오서산 입구 벚꽃길
그런데 사실 이곳은 전국에서 벚꽃뿐 아니라 모든 꽃의 개화기가 제일 늦은 지역입니다. 그러다 보니 아직도 피지 못한 벚꽃도 가끔 있습니다.
▲ 광천천변 벚꽃길
벚꽃을 볼 때마다 정말 신기하게도 순식간에 확 만개하는 모습을 보게 되는데 어쩜 그렇게 순식간에 피는지 황홀할 정도입니다. 그래서 아마도 전국적으로 그렇게나 많은 벚꽃이 심겨 있는 것 아닐까 싶습니다. 게다가 한번 심으면 순식간에 나무도 한 아름 크기가 되니 심고 오래 기다리지 않아 풍성한 꽃을 보게 되니 가로수로도 그만인 화목이 되는 것 같습니다.
▲ 광천천변 벚꽃길
그런 벚꽃이다 보니 요 몇 년 사이에 금세 벚꽃 명소도 되는 듯싶습니다. 그 대표적인 곳이 바로 제가 매년 포스팅하게 되는 광천 십리벚꽃길입니다. 섬진강 벚꽃길이 부럽지 않을 만큼 그 정도의 길이도 되고 그 정도의 풍성한 벚꽃길이 되었습니다.
▲ 광천천변 벚꽃길
▲ 광천천변 벚꽃길
올해에는 언니와 조카를 데리고 벚꽃놀이를 즐겼는데 둘 다 얼마나 환호성을 질러대든지요. 세상에 이렇게 멋진 벚꽃길이 이렇게나 가까이에 있었는데 생전 처음 와본다면서 돌아오는 길에 갈 때는 벚나무 하나만 보아도 감탄사 연발이었는데 올 때는 눈에도 안 들어온다고 했습니다.
▲ 오서산식당
그렇게 멋진 벚꽃길이 우리 가까이에 완전 유명명소로 자리매김했습니다. 그만큼 유명해졌다는 증거가 오서산 생태체험관 식당에 많은 사람이 몰려있었다는 겁니다. 식당을 꽉 메운 대부분 사람이 벚꽃 보러 왔다고 했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식당이 또 지난 3월 한국인의 밥상에 방영되기도 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겸사겸사 이렇게나 많은 사람이 오서산 근처로 몰린 겁니다.
오서산도 유명한 산인데다가 오서산 입구 길도 유명 벚꽃길이 되었고 오서산 산촌생태체험관 식당 또한 유명 맛집이 되었습니다.
이렇게 삼박자가 맞아떨어진 유명명소 오서산 상담 마을입니다.
2일에 만개한 벚꽃을 원 없이 보았건만 3일에 또 오서산 야생화가 보고 싶어 오서산을 오르게 되었는데 어차피 이 벚꽃길을 지나야 하기에 이틀을 연속해서 벚꽃길을 오르는 행운을 맛보았습니다.
▲ 벚꽃엔딩
그런데 하루 만에 벌써 벚꽃엔딩이 그려졌다는 겁니다. 바람도 많이 불기도 했지만 이것이 바로 벚꽃의 묘미 아닐까 싶습니다.
▲ 금낭화
▲ 진달래
▲ 패모
오서산을 오르면서 집마다 심어진 예쁜 야생화들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여고생 양 갈래머리를 따놓은 것 같은 금낭화와 산에서 보던 진달래와는 차원이 다른 풍성한 진달래와 보기가 드문 중국패모까지 정말 귀한 예쁜 야생화들을 오서산 오르막길에서 만날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오서산을 오르는데 우와 어쩌면 이렇게도 많은 사람이 왔었길래 산악회 리본들이 이렇게나 많이 달려있는지,
주말 지난 평일 월요일 아침이라서 산을 오르는 사람은 없었습니다. 우리 외에 딱 한 분을 만났습니다.
산에 들어서기가 무섭게 '우와~! 와~!' 탄성이 절로 나왔습니다. 저는 그래도 종종 오서산을 왔었기에 어디쯤 어떤 야생화들이 있는지를 알기에 그냥 반가운 마음이었지만 같이 간 복뎅이는 처음 보는지 그저 감탄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 개별꽃
▲ 현호색
▲ 노랑괴불주머니
▲ 노랑제비꽃
처음 만난 개별꽃의 귀여움과 상큼함, 그리고 날씬한 발레리나 같은 현호색, 예전에 아이들 한복에 달아 주었다는 주머니를 닮은 괴불주머니에 이곳 오서산에나 와야 만날 수 있는 노랑제비꽃까지 그저 처음 보는 양 신기해하는 그 복뎅이는 정말 자연학습장에 온 어린이 같았습니다.
진달래도 오서산의 진달래는 우리가 날마다 걷는 솔바람 길의 진달래와는 차원이 달랐습니다. 나무 크기도 컸지만, 산과 바위와의 조화가 얼마나 아름답던지요. 분홍도 다 똑같은 분홍이 아닌 진분홍 연분홍 그 중간색까지 다양한 분홍색의 진달래의 아름다움에 또한 매료되기도 했습니다.
내려오는 길 숲길은 또 얼마나 아름답던지요? 정말 수채화 같은 최고로 아름다운 우리들의 포레스트였습니다. 산벚나무와 일반 벚과 진분홍 벚과 여러 가지 새잎이 나오는 나무들의 다 다른 색 연두 잎들 초록 잎들의 조화는 그야말로 자연이 주는 최고의 선물이었습니다.
내려오면서 오서산을 바라보니 정말 정 중앙에 정암사가 있었습니다. 그 정암사 앞에 또 벚꽃길이 보이고요~ 그야말로 위로 아래로 중앙으로 온통 벚꽃길인 오서산길입니다.
주차장에 도착하니 그 주차장마저 아름다운 주차장이었습니다.
우리도 유명해진 맛집이 된 그 식당 한국인의 밥상에 방영되었다는 그 오서산 산촌 마을 생태체험관 식당에서 국물맛이 시원하고 깔끔한 잔치국수와 이곳에 오면 꼭 먹어야 하는 손두부로 벚꽃엔딩과 우리들의 포레스트 이야기의 막을 내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