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을이 지는 멋진 바다풍광이 있는 서천 장항해변
2023.03.11(토) 21:24:52 | 지민이의 식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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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dspeed@daum.net)
지구의 곳곳에는 모두 신화가 전해지고 있다. 남아메리카에도 신화가 전해져 내려오고 있는데 그곳에서는 태초에 인간, 동물, 영혼, 신이 모두 불멸이었다고 한다. 이들은 인간 형태를 하고 있었고 조화롭지는 않아도 대지를 공유하면서 살았다고 한다.
여행을 다니다가 숨은 비경을 만나면 마음속에 탄성이 절로 우러나올 때가 있다. 특히 사람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곳은 마치 아무도 없는 듯한 곳에서 홀로 있는 느낌이랄까.
장항국가생태산업단지에서 617번 국도의 합전이라는 곳으로 들어오면 작은 마을이 있었다. 이곳은 잘 알려지지 않은 서천의 공간이기도 하다. 우연하게 안쪽 도로가 있는데 지도에서는 바다가 있기 때문에 그냥 생각 없이 안쪽으로 들어가 보았다.
추운 날씨로 인해 바닷물이 얼어서 둥둥 떠있는 가운데 언제 사용했는지 모를 배가 몇 척이 놓여 있었다. 마치 영화 속의 어떤 오지를 들어간 것 같은 느낌이다. 해가 저물어가면서 붉디붉은색으로 바다를 비추고 있었다.
태양의 지름은 약 139만 1,400km로 지구 지름의 109배쯤이 된다. 비가 오고 바다에서 바람이 불고 날이 춥고 덥고 하는 모든 것이 태양이 지구의 공기를 데워주기도 하고 물을 증발시키기도 하면서 일어나는 자연현상이다. 우리는 태양으로 인해 그 형태를 유지할 수 있는 존재이기도 하다. 저 멀리 있는 태양이 우리의 모습을 유지하게 만들어주는 것이다.
갯벌로 걸어서 나가본다. 썰물이 되어서 저 멀리 있는 섬까지 걸어가 볼 수 있다.
가는 길목에 바닷물을 가두어둔 곳에는 바람으로 인해 계속 물결을 만들면서 앞으로 다가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그러고 보니 요즘에 사회에 다가오는 물결이 무엇인지 궁금해진다. 오래전에 앨빈 토플러가 쓴 제3의 물결을 보고 정보사회의 미래를 생각했던 기억이 난다.
마치 필자를 위해 저 작은 섬까지 길을 내주고 있는 느낌이 든다. 누가 만들어두었는지 모르겠지만 섬까지 끊어지지 않는 길이 놓여 있다.
지구에 태양이 떠 있는 지역에 살면 대체적으로 두 가지 기후를 경험한다. 여름은 푸르고 따뜻하며 먹을 것이 풍부하다. 반면 겨울은 춥고 바람이 많이 분다. 영화에서도 표현된 적이 있지만 북유럽 이야기는 자연재해가 일어나고 풍경이 내려앉은 일련의 종말론적 전투를 의미하는 라그나로크로 끝이 난다.
모든 신화는 바로 태양과 연결이 되어 있다. 과학적으로 설명할 수 없었을 때에도 저 태양이 어떤 역할을 해주는지 직감적으로 알고 있었던 것이다.
다시 돌아오는 길에 사진을 찍어보니 필자가 길게 늘어진 것을 보여주었다. 서천에는 바다가 있고 땅이 있고 역사가 있다. 끊임없이 순환하는 삶과 죽음도 있다. 지역의 삶을 살면서 글을 쓴다는 의미의 바다가 있다.
아직은 온도가 봄과 겨울사이 같지만 따뜻한 느낌과 냉정하지만 어루만지는 느낌이 지금 이곳에 있었다. 궁금한 것이 많아지는 것은 좋아하고 그렇게 살고 싶은 마음의 모습이기도 하다. 태양에서 보낸 빛이 갯벌에 이어오다가 다시 한번 고인 바닷물에 부딪쳐 빛을 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