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통합검색 바로가기
메인메뉴 바로가기
화면컨트롤메뉴
인쇄하기

사는이야기

공주시 신풍면의 성모 신심 발상지, '수리치골 성지'

2023.02.19(일) 22:51:59 | 희망굴뚝 ‘友樂’ (이메일주소:coke4856@hanmail.net
               	coke4856@hanmail.net)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1

▲ 용수봉갑길


공주시 신풍면에 직접 빵을 만들어 판매하는 베이커리 카페가 핫하다는 소문을 듣고, 지인들과 민물새우 수제비로 점심 식사를 한 후 들러봤습니다. 공주시 신풍면 봉갑리에서 발원해 용수리에서 대룡천으로 흘러드는 지방 2급 하천, '갑파천(甲波川)'을 따라가다 보니, 천변으로 예쁜 카페가 나타났습니다. 제법 따뜻해진 볕이 통창으로 들어오는 카페에서 느긋하게 차와 베이커리를 먹고 마시며 지인들과 정담을 나누다 보니, 시간이 금방 지나갔습니다.


카페를 나오니 아직 산 위에 해가 걸려 있어서 근처에 가볼 만한 곳이 있는지 검색해 봤습니다. 카페에서 멀지 않은 곳에 '수리치골 성지'가 있었습니다. 수리치골 성지는 박해시대의 교우촌이었으며, 한국 천주교 최초로 성모성심회라는 신심 단체가 조직된 성모 신심의 발상지라고 합니다. 한국 천주교회사에 있어 의미 있는 사적지이지만, 함께한 일행 모두 신앙인이 아니다 보니 계제가 될 때 찾지 않으면 일부러 시간 내서 올 것 같지 않아서 잠깐 둘러보기로 했습니다.
 

2

▲ 수리치골 성모성지(공주시 신풍면 용수봉갑길 544)


카페에서 채 1 km를 못 간 곳에서 「이곳은 수리치골 성모성지입니다」라는 표지말을 발견했습니다. 근처 주차장에 내려서 안내판을 보니, 세 개 순례길 중 1코스(1 Km, 성모성심의 집→페레장골→타작마당→마당재→성모당)의 시작 지점이었습니다.

3

▲ 성모성심의 집은 연면적 3,666㎡ 규모로 성당과 경당, 강의실, 회의실, 침실을 갖췄다고 한다.
 

성모성심의 집 입구의 성모상

▲ 성모성심의 집 입구의 성모상


안내판 뒤편으로는 큰 건물이 보였는데, 2019년 문을 연 '성모성심의 집'으로 순례자들의 기도와 영적 쉼을 위한 공간이라고 합니다. 마침 미사가 끝났는지 많은 사람이 한꺼번에 밖으로 나오는 모습이 보여서, 인파에 섞여 잠시 성모성심의 집 야외에 세워진 성모상 주변을 둘러보고 나왔습니다.

4

▲ 데크길
 

5

▲ 휴게실


그러고 나서 성모성심의 집에서 수리치골 성지의 중심부로 이동해 봤습니다. 오르다 보니 나무 테크길이 조성돼 있었고 그 맞은편으로는 휴게실도 보였습니다. 카페에서 나온 지 얼마 안 됐기에 휴게소 안까지는 안 들어갔지만, 인근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천천히 걸어 올라가 둘러보고 내려와 휴게실에서 차 한잔하면서 기념품 등을 둘러봐도 좋을 것 같았습니다.

6

▲ 수리치골 성지는 1846년 11월 2일, 한국교회가 처음으로 성모성심께 봉헌된 곳이라고 한다.
 

7

막다른 길에 다다르니, 거대한 성모상이 나타났습니다. 성모상을 기준으로 오른쪽은 '미리내 성모성심 수녀원'으로 가는 길이고, 왼쪽은 '성모당'으로 가는 길이었습니다. 성모당으로 가는 길은 차량 진입이 금지되어 있어 인근 주차 공간에 차를 대고 걸어가야 했습니다.
 

8

▲ 미리내성모성심수녀원
 

9

▲ 기록에만 남아 있던 수리치골은 1985년, 미리내성모성심수녀회 설립자인 정행만 신부에 의해 위치가 확인되어 본격적으로 성지로 개발되었다고 한다.


미리내성모성심수녀원 모퉁이에 서서 성모당 쪽을 보니, 상당한 거리를 걸어야 성모당과 그 뒤쪽에 있는 십자가까지 둘러볼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처음에는 미리내 성모성심 수녀원에서 주변을 둘러보고 귀가할 생각이었는데, 다시 성모당까지는 올라가 보자는 데 의견이 모아졌습니다.


성모당으로 올라가려고 미리내성모성심수녀원을 내려오다 '수리치골 성지'의 안내도와 안내문이 보여 잠시 읽어 보았습니다.
안내문에 의하면 1846년,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가 순교하는 병오박해가 발생하자 당시 교구장이던 페레올 주교와 다블뤼 안토니오 신부는 심심산골인 수리치골 교우촌으로 피신하게 되고, 박해받는 한국 교회를 위해 성모성심회가 발족되었다고 합니다. 성모성심회는 1836년에 프랑스에서 데쥬내트 신부가 창설한 단체로 성모성심을 공경하고, 성모성심의 전구를 통해 죄인들의 회개를 위해 하느님께 기도하는 신심 단체라고 합니다.
 

10

▲ 성체조배실
 

11


성모당으로 오르는 길에 가장 먼저 들른 곳은 2018년에 세워졌다는 성체조배실이었습니다. 어디를 둘러봐도 안내문이 따로 없어 내부에 들어가지는 못했습니다만, 검색 사이트에 들어가 보니 성체조배실에는 성모상이 모셔진 기도실도 갖춰져 있는 곳이라고 합니다. '십자가의 길'이 시작되는 곳에는 골고다 언덕에서 십자가에 못 박힌 예수상과 그 장면을 지켜보는 성모 마리아상이 있어 경건한 마음을 갖게 했습니다.
 

12

▲ 십자가의 길

13▲ 십자가의 길에는 제1처~제14처가 있다.


'십자가의 길'을 걷기 전, 아무것도 모른 채 돌아볼 수 없어 잠깐 검색을 해보았습니다. 두산백과에 의하면 '십자가의 길'은 '슬픔의 길' 또는 '고난의 길'이라고 불리며, 빌라도 법정에서 골고다 언덕에 이르는 예수의 십자가 수난의 길을 말한다고 합니다. 십자가의 길에는 각각 의미를 지닌 14개 지점이 있다는데, 올라가며 보니 각 처소마다 알기 쉽게 설명이 적혀 있었습니다.
 

14

▲ 수리치골 성지의 성모당


십자가의 길에서 몇십 보 더 걸어올라 '성모당(聖母堂)'에 도착했습니다. 신앙인은 아니지만, 십자가의 길을 걷고 와서 성모상 앞에 서니 경건해지고 엄숙해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성모당에서 잠시 머물다 보니 순례길 제3코스인 성모당에서 위쪽의 십자가까지 올라가 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왕복 1.4 km를 걸어갔다 오기에는 시간적 여유가 없어 아쉽게 귀갓길에 올랐습니다.

15

▲ 수리치골 성지의 영상실과 쉼터


수리치골 성지의 전체 등산로는 3.5 km에 달하고, 성모당에서 마당재를 거쳐 휴게소로 내려오는 0.7 km의 순례길 2코스는 30분 정도가 소요된다고 합니다. 우연히 둘러보게 된 '수리치골 성지'는 신실한 신앙심을 가진 분들은 물론이고, 조용히 사색할 시간이 필요한 분들은 꼭 한 번 다녀가 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희망굴뚝 ‘友樂’님의 다른 기사 보기

[희망굴뚝 ‘友樂’님의 SNS]
댓글 작성 폼

댓글작성

충남넷 카카오톡 네이버

* 충청남도 홈페이지 또는 SNS사이트에 로그인 후 작성이 가능합니다.

불건전 댓글에 대해서 사전통보없이 관리자에 의해 삭제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