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운동회 때마다 단골로 등장하는 인기 프로그램이 밤 줍기였습니다. 운동장에 찐 밤을 뿌려놓고 일제히 달려가 주워 먹는 행사였지요. 응원석에서 대기하고 있다가 재빨리 뛰어가 주워 온 밤 몇 톨, 그게 그렇게 맛있을 수 없었습니다.
동네 뒷산에서 주워 온 알밤 몇 개! 화로에 구워 까맣게 탄 껍질을 벗기며 호호 불던 군밤 생각도 납니다. 그 고소하고 바삭하며 달콤한 맛이란 지금까지 잊을 수 없습니다.


 
생각만 해도 군침이 도는 군밤을 마음껏 골라 먹을 수 있는 군밤축제가 전국 최대, 최고의 알밤 주산지인 충청남도 공주시에서 열렸습니다.
공주시의 마스코트인 고마곰과 공주가 열심히 밤을 굽고 있는 모습이 너무 귀여웠습니다.


 
중부권 대표 겨울 축제의 하나인 제6회 겨울공주 군밤축제가 2023년 1월 6일부터 8일까지 공주시 아트센터 고마 일원에서 열렸습니다.3년 만에 오프라인으로 열리는 군밤축제라서 그런지 거리에 걸린 현수막도 무척 반갑습니다.


 
겨울공주 군밤축제가 열리는 아트센터 고마는 세계유산 무령왕릉과 왕릉원, 국립공주박물관, 공주한옥마을 등 공주의 관광명소가 밀집한 공주시 웅진동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아트센터 고마는 창조와 문화 영역이 조화된 문화예술 복합공간입니다. 전시, 대관, 공연 콘텐츠 제공으로 공주시 문화예술 중심지가 되는 곳입니다.
이곳에서 공주 알밤과 관련된 다양한 프로그램이 운영되었으며, 공주 알밤, 공주 한우를 비롯한 공주 특산물 판매도 이루어졌습니다. 또한, 개막 축하쇼, 프린지 공연, 마술쇼 등 다양한 공연 행사도 펼쳐졌습니다.


 
아트센터 고마, 너른 벌판에 다양한 판매 부스, 체험 부스가 설치되어 복잡한 도시 거리가 펼쳐졌습니다. 평일인데도 많은 사람으로 붐볐습니다.


 
판매 부스에서 사 온 알밤을 뜰망에 담아 대형 화로에 장작불에 올립니다. 알밤이 익어가면서 군밤 냄새가 코를 자극합니다. 내 손으로 직접 밤을 구워 까먹을 수 있으니 신기하고 재미있습니다.


 
탁탁 소리를 내며 껍질이 저절로 벗겨지자 노란 알밤이 드러납니다. 저절로 군침이 도는군요.
    

 
판매점에서 직접 밤을 구워 팔기도 합니다. 노릇노릇 익은 모습이 무척 먹음직스럽게 보입니다.



종이봉투에 잘 익은 군밤이 가득 담깁니다.


 
군밤의 따스함이 온몸으로 전해집니다. 아삭아삭 씹히는 맛이 옛 추억으로 돌려놓습니다. 
    


공주는 알밤뿐 아니라 공주 한우로도 유명합니다. 푸드트럭에는 공주 한우 할인행사를 진행하고 즉석에서 불고기 요리도 하여 먹을 수 있습니다.   
 

 
그릴에서 가래떡, 소시지, 닭꼬치를 구워 먹을 수도 있습니다. 도심 야외에서 음식을 직접 불에 구워 먹으니 맛이 더 좋은 것 같습니다. 이런 맛에 축제 현장을 찾는 것 같습니다. 
    

 
에어바운스 어린이 놀이터도 마련되어 있습니다. 한겨울에 폴짝풀짝 신나게 뛰는 어린이들을 보는 것만으로 마음이 따스해집니다.


 
민속놀이에 열중인 어린이들도 있었습니다. 스마트폰 게임에서 벗어나 윷놀이, 제기차기, 널뛰기, 투호 등 우리 놀이에 빠진 어린이들에게서 밝은 미래를 내다봅니다.


 
곳곳에는 옛 추억을 되돌아볼 수 있는 포토존도 마련되어 있습니다.
"엄마 아빠는 이런 교복을 입고 학교에 다녔단다."
잠시 학창 시절로 돌아가기도 합니다.


 
군밤 뜰망에 앉아서 뭔가 줍고 있는 어린아이는 어린 시절 밤 줍기를 하던 나의 모습을 상기시킵니다.


 
아트센터 고마에 어둠이 찾아들고 아름다운 조명이 수를 놓습니다.
    

 
화로의 불길은 더욱 강렬해지고 군밤 튀는 소리는 더욱 커집니다.


 
장작불에 익어가는 밤(栗)의 뜨거움이 겨울밤(夜)의 추위를 녹입니다.
 
비록 제6회 겨울공주 군밤축제는 끝나도 공주 알밤 행사는 꾸준히 이어집니다. 공주 한옥마을 입구에는 공주 알밤 홍보관이 설치되어 있어 이곳에서 군밤을 맛볼 수 있습니다.
공주시가 운영하는 온라인 쇼핑몰 고맛나루장터에서 언제든 공주 알밤을 만날 수 있습니다.
https://www.gmjangter.com/new/_shop/developer/m_product_data_set/m_board.php?sel_a_no1=1
 
공주 밤은 차령산맥과 계룡산 계곡의 오염되지 않은 청정한 공기와 물, 토양에서 재배하며, 낮과 밤의 일교차가 심하여 고품질의 알밤이 생산됩니다. 밤을 강제로 따지 않고 떨어지는 알밤을 수확하므로 맛과 저장력이 뛰어나다고 합니다.
유난히 추운 올 겨울, 공주 알밤을 구워 먹으며 고소하고 달콤했던 어린 시절의 추억에 잠기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