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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끼해 맞아 별주부전 설화 전해오는 ‘원청리 별주부마을’ 재조명 되나

독살체험지로는 이미 잘 알려졌지만 개점휴업 ‘별주부센터’-자라바위 등 스토리텔링 되살려야

2023.01.06(금) 10:26:58 | 주간태안신문 (이메일주소:east334@hanmail.net
               	east334@hanmail.net)

태안군, 해수부 주관 ‘해드림사업’ 공모에 선정돼 구랍 30일부터 별주부센터 내부 리모델링 시작
 

태안군 남면 청포대해변에 자리한 자라바위. 자라바위 앞 자라 등에 오른 토끼 조형물이 설치돼 별주부전의 유래지라는 상징성을 부여하고 있다.

▲ 태안군 남면 청포대해변에 자리한 자라바위. 자라바위 앞 자라 등에 오른 토끼 조형물이 설치돼 별주부전의 유래지라는 상징성을 부여하고 있다.


검은 토끼의 해 계묘년의 새해가 밝았다. 태안군에는 토끼와 관련된 지명의 두 곳 있다. 한 곳은 남면에, 한 곳은 안면도에 위치해 있다.

먼저 남면에는 일명 ‘토끼섬’으로 불리는 거아도리가 있다. 이곳은 섬이 토끼와 같다 하여 ‘토끼섬’이라 부르게 된 것으로 전해졌다. ‘토끼섬’은 안면도 중장리에도 있다. 이곳도 마찬가지로 섬의 형태가 지명의 유래가 됐다. 

지명 이외에도 태안군에는 토끼와 관련된 대표적인 설화인 ‘별주부전’의 전설이 스며 있는 상징적인 곳이 있다. 바로 남면 원청리 ‘별주부마을’이다. 

별주부전 유래를 가진 곳은 전국에 두 곳 뿐이다. 과거에는 서로 ‘별주부전’의 유래지라며 자존심 싸움을 한 적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한 곳은 남면 원청리이고, 다른 한 곳은 경남 사천시 서포면 비토리(飛兎里)다. 비토리 또한 바다를 배경으로 토끼전(별주부전)의 전설이 스며있는 곳이다. 그곳에는 토끼를 비롯한 거북이와 관련된 유래를 가진 지명이 여러 개 있다. 

별주부전의 유래지이자 스토리텔링이 잘 살아있는 남면 원청리에도 자라바위를 비롯해 용새골, 묘샘 등의 지명이 잘 스며들어 있다. 특히, 별주부마을에 우뚝 서 있는 ‘별주부센터’는 지난 2010년 1월 문을 열었지만 안타깝게도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다. 여기에 별주부센터 앞에 설치돼 있는 태안군 관광안내지도가 민선5기에 머물러 있다는 점도 별주부센터를 찾는 이들을 씁쓸하게 만들고 있다.

토끼전설이 스며있는 남면 원청리 ‘별주부마을’

자라바위 앞 자라 등에 오른 토끼 조형물이 설치돼 별주부전의 유래지라는 상징성을 부여하고 있다.

▲ 자라바위 앞 자라 등에 오른 토끼 조형물이 설치돼 별주부전의 유래지라는 상징성을 부여하고 있다.


독살체험지로는 이미 전국적인 명성을 얻고 있는 남면 원청리의 ‘별주부마을’. 마을 중심에 우뚝 서 있는 별주부센터를 넘어 청포대 해변으로 이동하면 자라바위가 한눈에 들어온다. 자라바위 인근에는 별주부전 설화와 연계돼 한 해 풍어를 기원하는 ‘용왕제’가 열리는 상징적인 공간도 남아 있다.

먼저 자라바위로 연결되는 입구에 지난 2003년 11월 세워진 별주부전 유래비의 내용을 살펴보자. 별주부전 유래비 앞이 바로 용왕제가 올려 지던 곳이다.

「별주부전은 작자와 연대를 알 수 없는 조선 후기 판소리 계열의 동물을 의인화한 '우화소설'로 별주부전, 수궁가, 토생원전 중 약 55종이나 되는 이본이 전해 내려오고 있다. 그 기본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서해 용왕(광덕왕)이 병이 들어 어떤 약도 소용이 없었다. 그때, 세 명의 도사가 왕의 병은 토끼의 생간을 먹어야 병이 낫을 것이라고 처방했다. 문어와 자라(별주부)가 서로 토끼를 잡아오겠다고 다툰 끝에 자라가 토끼를 잡아 오기로 한다. 자라가 토끼의 그림을 가지고 육지로 나와 토끼를 찾아서 육지생활이 위험하니, 용궁에 가면 행복하게 살 수 있다는 감언이설로 토끼를 유혹한다. 토끼는 자라의 유혹에 넘어가 자라등에 업혀서 수궁으로 들어간다. 용왕이 토끼를 잡아서 간을 내오라고 하니 토끼가 놀라 ‘간을 청산녹수 맑은 묘샘에 씻어 덕바위(앞에 위치한 자라바위)에 감추어 놓고 왔다’고 거짓말을 한다. 용왕은 토끼의 말을 믿고는 자라에게 토끼를 육지로 데려다 주라고 한다. 육지에 도달하자 토끼는 ‘간을 빼어놓고 다니는 짐승이 어디 있느냐’며 자라를 놀리고는 노루이재(뒤에 위치한 산) 숲으로 달아난다. 그러자 자라는 자신의 충성이 부족하여 토끼에게 속았다고 탄식하며 용왕을 향해 죽는다. 이후 용왕은 어찌 되었는지 아무도 모른다.

이 별주부전은 용왕에 대해 충성을 다하는 별주부와 이에 대립하는 문어, 위기를 지혜롭게 극복하는 토끼, 무능한 용왕의 모습이 드러나 있는데, 단순한 동물을 등장시킨 소설이 아니라 집권층의 무능함과 권력계층의 상호대립, 투쟁, 그리고 지배계층에 대한 비관적인 서민들의 의식이 잘 반영된 우의적 작품이라 할 수 있다.」

자라바위. 색이 다른 바위가 덕바위다.

▲ 자라바위. 색이 다른 바위가 덕바위다.


별주부전 유래비를 지나 청포대 해안가로 이동하면 자라바위가 눈에 띈다. 자라바위에는 일명 ‘덕바위’가 놓여져 있는데 덕바위에는 이를 설명하는 글귀가 이렇게 새겨져 있다. 

「자라(별주부)의 감언이설로 자라의 등에 업혀 수궁에 들어갔던 토끼가 재치를 발휘하여 구사일생으로 육지에 돌아오게 되자 “간을 빼놓고 다니는 짐승이 어디있냐”며 자라를 놀려대고는 노루미재 숲으로 달아난다. 그러자 자라는 자신의 충성이 부족하여 토끼에 속았다고 탄식하여 용왕을 향해 죽는다. 죽은 자라가 변화한 것이 바로 이 바위이며 그래서 이 바위를 자라바위 또는 덕바위로 불려오고 있다.」 

자라가 죽어 생겨났다는 자라바위에는 설화와는 무관하지만 아픔이 서려 있기도 하다. 지난 2010년 워크숍 차 태안을 찾았던 농수산식품부 공무원들이 탄 승합차가 이곳 자라바위를 들이받고 8명이 사망하는 대형사고가 발생한 것. 당시 청포대 해변은 차량이 운행할 수 있을 정도로 해변이 단단했다. 이 사고 이후로 청포대해변의 차량 출입이 전면 중단됐다.

용새골.

▲ 용새골.


자라바위에서 나와 별주부마을로 이동하는 큰 길가에는 ‘용새골’이라 새긴 큰 바위가 눈에 띈다. 용새골에는 이런 설화가 전해진다.

「자라(별주부)가 토끼의 생간을 구하기 위해 용왕의 명을 받고 처음으로 육지에 올라온 곳이 바로 이곳 용새골로 전해 내려오고 있으며 용왕이 청산녹수 맑은 물을 따라 자주 오르내린 곳이라는 전설도 있다.」

용새골을 지나 별주부센터로 이동하면 토끼가 간을 떼어 놓았다고 속인 묘샘이 나온다. 묘샘은 “토끼가 자라(별주부)의 유혹에 넘어가 자라의 등에 업혀 수궁(水宮)에 들어간 후 용왕이 토끼를 결박하여 간을 내라는 명이 있자 ‘토끼의 간을 떼어 청산녹수 맑은 샘에 씻어 감추어 놓고 왔다’는 샘”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용왕에게 거짓말로 구사일생한 토끼가 자라를 놀린 뒤 사라졌다는 ‘노루미재’가 스토리텔링을 마무리한다. 노루미재에는 이런 설화가 전해온다.

「마치 노루의 꼬리와 흡사하다 하여 불리어진 이름으로 토끼가 자라의 유혹에 빠져 자라의 등에 업혀 수궁(水宮)에 들어갔다가 용왕에게 거짓말을 하여 구사일생으로 육지에 돌아와 “간을 빼놓고 다니는 짐승이 어디 있느냐”고 자라(별주부)를 놀려댄 후 사라진 곳이 바로 이 노루미재이다.」

개점휴업 ‘별주부센터’ 되살아날까… 6억원 예산 투입해 리모델링 시작

개점 휴업 중인 별주부센터.

▲ 개점 휴업 중인 별주부센터.


한편, 별주부마을에는 별주부전의 스토리텔링에 힘을 실어 줄 ‘별주부센터’가 위치해 있다. 별주부센터는 지난 2010년 1월 남면 원청리에 건립된 지하1층·지상9층 규모로, 독살전문 어촌체험 휴양마을이자 고전 설화 별주부전의 발원지로 알려진 별주부마을을 상징하는 건축물이나, 준공된 지 12년이 지나 시설 및 콘텐츠가 노후화돼 리모델링의 필요성이 계속해서 제기돼온 바 있다.

또한 개점휴업 중인 별주부센터는 아직까지도 민선5기에 머물러있다. 관광안내지도에는 민선5기 진태구 전 군수 당시 군정구호인 ‘아름다운 휴양도시 희망태안’ 문구가 새겨져 있고, 안내지도는 다 갈라져 잘 알아보지 못할 정도였다. 민선6기는 물론 현재까지도 전혀 관심이 없음을 입증하는 장면이다.

다만, 구랍 30일부터 별주부센터 내부 리모델링에 들어가 과거의 명성을 되찾을 수 있을지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계묘년 신년을 앞두고 세밑에 찾은 별주부센터에는 오랜만에 활기가 돌았다. 마을 대동회 준비에 여념이 없던 것. 하지만, 높디높게 쭉 뻗은 별주부센터 건물 외벽은 색이 바래 개점휴업한 지 오래되었음을 증명하고 있었다. 녹지 않고 치우지 않아 그대로 쌓여 있는 눈이 별주부센터의 현 상태를 말해 주는 듯 보였다.

별주부마을 출신 김종욱 전 태안군의회의원은 “경로당을 사용하고는 있지만 코로나19 이후 사용률이 저조하다”면서 “별주부센터에 대한 군의 관심이 전혀 없어 어려운 점이 많다. 특히 전기세 등 운영비가 연간 2천만원 정도 들어가는데 마을에서 부담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덧붙여 중단된 용왕제와 관련해서도 “2024년 정도에나 활성화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계묘년에 용왕제를 지내는 것은 아직 미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태안군은 군비를 포함해 6억원이 넘는 예산을 투입해 별주부센터의 옛 명성을 되찾겠다는 각오다.

특히, 지난해 해양수산부의 ‘해(海)드림 사업’에 선정돼 예산 3억원을 확보했다. ‘해(海)드림 사업’은 오래 방치돼 온 어촌 유휴 공동시설을 새로운 공간으로 조성하는 등 어촌 특화사업에 활용하도록 지원하는 사업이다.

태안군 관계자는 “별주부센터 내부 공사를 구랍 30일 착공계를 내고 철거를 한 뒤 내부 리모델링을 시작할 예정”이라면서 “올 3월말까지 공사를 진행한 뒤 4월 경 준공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어 “해드림사업은 예산이 3억원인데 시설이 크고 내부 철거량도 많아서 공사비가 턱없이 부족해 군 자체 사업비로 설계비까지 포함해 3억2천만원을 추가해 총 6억2천만원이 투입된다. 실 공사비는 5억5천만원으로 잡고 있다”면서 “향후 운영은 별주부협동조합을 만들어서 독살체험도 하고, 체험객들이 대기하는 공간이 없었는데 체험객들이 이용할 수 있는 공간도 제공하고 농산물 판매, 커피숍 등도 운영하는 등 별주부전망대를 활용할 수 있게 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스토리텔링과 별주부센터의 리모델링까지 개점휴업에서 벗어나 비상할 준비에 분주한 별주부마을. 올해 계묘년 토끼해를 맞아 별주부마을이 전국의 관광지로서 명성을 높이는 한해가 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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