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 한강의 코스모스보다 색감이 선명하고 키도 작아서 사진을 찍어도 잘 나오네."
한 무리의 관광객들이 백마강변에 서서 코스모스를 향해 연신 사진을 찍었다.
백마강변의 코스모스는 전국에서 유명하다. 관광객들은 코스모스 장관을 보러 부여에 온다.
유서 깊은 백마강에는 황포돛배를 타고 강을 유람을 하는 코스가 있다.
강바람을 맞으며 유유히 강을 거슬러 오르기도 하고 물살을 타고 흘러가는 대로 물 위를 미끄러져 가는 기분을 만끽하는 것이 유람이다.
큰 물이 졌던 옛날 옛적 어느 해에 떠내려와서 백마강 가에 안착을 했다는 '떠내려 온 산'인 부산과 쾌청한 가을하늘도 백마강 코스모스 장관에 한몫을 보탠다. 가을 하늘이 있어 코스모스들이 빛이 난다.
가을의 주인공이었던 허수아비가 헛웃음을 흘리며 관광객들을 맞이한다. 새들 보다 사람이 많은 코스모스 밭에 서있다. 사람 구경을 하는 허수아비가 되어 웃고 있다.
코스모스 외에도 다양한 설치물들을 통해 볼거리, 즐길 거리에 충실했다.
백마강에서 불어오는 바람과 가을의 추억은 코스모스 길에서 다 있다.
꽃밭에서 누구나 느끼는 감정의 편린들을 한글로 형상화해 놓으니 덩달아 감성이 살아난다.
누구나 시인이 될 것 같은 코스모스 속에서 지나간 사랑을 외치리. 다가오는 사연을 향해.
백제 시대 백마강은 동아시아 국제 무역항이었다.
백마강 나루에는 동아시아의 사신들과 장사꾼들이 무시로 드나들고 교역을 했다.
해질녘, 노을이 지는 백마강에 달이 미리 떠올랐다. 달의 전설 속에 사는 옥토끼 두 마리가 사람들이 모두 부자가 되는 방아를 찧고 있다.
백마강의 시그니처 모델인 미류나무들 사이로 지는 해와 노을.
백마강에서 이 노을을 놓치면 관광은 무효다. 낙조와 노을이 한 세트로 코스모스 속에서 빛을 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