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저의 최애 여행지는 바로 당진시 합덕읍에 있는 신리성지입니다. 가끔 당진을 다녀오는 길에 시간이 되면 들렀던 곳인데 노을을 한 번 보고 나서부터는 하루를 마무리하는 시간을 갖고 싶은 곳이 바로 신리 성지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저는 무교이지만 왠지 이곳 신리성지에서는 마음이 편해지고 여유도 많아지고 힐링이 되는 느낌이 강하게 들어 일상에서 스트레스가 쌓였다고 생각되면 제일 먼저 생각나는 곳이 되었습니다.

일부러 노을을 보기 위해 찾았던 신리성지여서 5시가 넘은 시간 집에서 출발하고 신리 성지에는 6시쯤 도착, 사람들이 있기는 했지만 많지 않아 노을을 보면서 호젓하게 나의 하루를 마무리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니 기분이 좋아지면서 행복해집니다.

동쪽 하늘의 구름이 심상치 않은 것을 보니 오늘 노을도 아름다울 것 같습니다. 갑자기 변하기도 하겠지만 흐리면 흐린 노을을 보는 것도 관계는 없습니다. 혼자 조용히 하루를 보내고 싶은 마음이었기에 천천히 걸으면서 하늘을 바라봅니다.

이제 완연한 가을이라는 것이 느껴집니다. 두꺼운 외투를 입었는데도 해가 떨어지는 시간이 되자 쌀쌀해집니다. 멀리 신리 성당이 보이고 옆의 작은 마을이 노을빛에 물들어 갑니다.
 

연인들이 제일 바쁩니다. 서로 사진을 담아주느라 이리 뛰고 저리 뛰면서도 행복한 웃음소리가 들려옵니다. 얼마나 좋을까요? 사랑은 많은 것들을 아름답게 만들어주는데 보는 사람의 마음도 사랑스럽게 만들어 주는 듯 기분이 좋아집니다.

하늘이 온통 붉게 물들어 가면서 신리성지의 자랑, 잔디밭과 아름다운 조화를 이룹니다. 갑자기 변하는 하늘을 보면서 천천히 기다리는 여유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깨닫게 되는 시간,

제가 제일 좋아하는 스팟에도 노을빛이 스며들기 시작합니다. 사실 노을은 이곳의 왼쪽으로 떨어지지만 노을빛을 머금은 하늘도 아름답기에 크게 관계는 없습니다. 

너무 아름답지 않은가요? 혹시 일이 잘 풀리지 않거나 마음 답답한 스트레스가 머리를 복잡하게 만드는 날, 과감하게 신리 성지로 떠나 보세요! 작지만 따뜻하게 위로해 주는 노을을 만날 수 있을 겁니다.

신리 성지와 거의 붙어있는 작은 마을에도 불이 하나 둘 켜지면서 바쁜 하루가 마무리가 되고 있습니다.
 

흐린 하늘이 퍼져가면서 이미 자리를 뜬 사람도 있는데 기다리길 너무 잘했다는 생각을 합니다. 하늘은 여러 번 모양을 바꾸면서 모습을 바꾸어가기 때문에 더 신비롭다는 생각을 하게 되던 신리성지 노을이 찬란하기 그지없습니다.
 

반대편의 하늘도 역시 아름답습니다. 이런 시간은 온통 하늘이 다 신비로울 정도로 아름다워 탄성을 지르기 마련인데 한 바퀴 빙그르르 돌면서 보내는 하루가 특별합니다.

이제 노을도 막바지를 향해 달려가고 있습니다. 최고로 붉을 때가 그 시간이라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조용하게 걸으면서 혼자만의 시간을 갖기 좋은 신리 성지가 노을 맛집이었다니 아마 올해 저의 노을 구경은 당분간 신리 성지가 되지 않을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