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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

아산 현충사 여름 풍경 스케치

2022.08.20(토) 15:00:09 | 경명 (이메일주소:jsh_letter@naver.com
               	jsh_letter@naver.com)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아산 현충사에는 어떤 여름 생태 이야기가 펼쳐지는지 궁금해 길을 나섭니다. 충무공 이순신 기념관 일대를 지나 충무문 안쪽으로 들어서면 생생하고 강렬한 여름 내음 가득한 현충사 풍경을 맞이하게 됩니다. 그중에서 가장 도드라진 건 바로 매미 울음소리입니다. 어지간한 새소리가 묻혀버리고, 제 귀가 얼얼해질 정도로 현충사 곳곳을 가득 메운 매미 합창 소리는 제 평생 들어본 매미 소리 중 가장 인상 깊은 한순간입니다. 

아산현충사여름풍경스케치 1


ㄷㅈㄷ현충사 여름 산책길 풍경 : 매미 소리 가득한 현충사 경내 


매미 소리를 벗 삼아 현충사 구석구석으로 이어지는 산책길을 걷습니다. 길을 걸으면서 주위에 있는 풀과 나무를 관찰하다 보니 이곳 산책길 풍경에 작은 변화가 생겼습니다. 몇 년 전 마지막 이곳에 왔을 때는 보지 못했던 나무 이름표가 곳곳에 매달려 있습니다. 덕분에 생김새가 비슷해 헷갈리기 쉬운 전나무 친구도 쉽게 알아보고, 뜨거운 여름이 지나고 선선한 바람이 부는 가을이 오면 진짜 사과처럼 빨갛게 익어갈 산사나무 열매도 어렵지 않게 그 존재를 확인할 수 있는 길이 열렸습니다. 

아산현충사여름풍경스케치 2


현충사 여름 산책길 풍경 : 산사나무 열매▲ 현충사 여름 산책길 풍경 : 산사나무 열매


사방을 둘러봐도 초록빛 가득한 현충사 풍경이지만, 곳곳에 화려한 색감으로 여름 산책길 정취를 더해주는 여러 꽃나무가 있습니다. 가장 많이 피어있는 배롱나무꽃부터 시작해 언제 봐도 마음이 뭉클해지는 우리나라 꽃 무궁화, 아주 드물게 여름에 모습을 드러낸다고 알려져 있는 귀한 여름 자목련꽃, 돌아가신 어머니 추억이 서려 있는 능소화꽃에 이르기까지 여름에 피는 나무꽃 이야기를 경험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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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현충사 여름 산책길 풍경 : 여름에 피는 나무 꽃


휴식을 취할 겸, 잠시 발걸음을 멈추고 무궁화꽃을 향해 날아든 여러 종류 나비 친구를 관찰하는 시간을 갖습니다. 흰나비, 노랑나비, 호랑나비. 제비나비 등 종류도 다양합니다. 그 와중에 그냥 보통 호랑나비인 줄 알았던 여러 사진 속에서 귀한 산호랑나비 친구가 찍혀 있음을 알아차립니다. 다시 산호랑나비가 나타나길 기다리며 기다린 끝에 산호랑나비가 활동하는 모습을 눈으로 확인하는 멋진 순간을 맞이합니다. 산호랑나비는 앞날개 어깨 쪽에 진한 무늬가 있는데, 이 무늬 유무 여부를 통해 산호랑나비와 호랑나비를 구분합니다. 어느덧 11년 동안 계속하고 있는 생태 탐방길 와중에 이번이 두 번째 산호랑나비 만남이니 정말 반갑기 그지없는 멋진 만남의 순간입니다. 

23▲ 현충사 여름 산책길 풍경 : 무궁화꽃과 산호랑나비


충무공 이순신 장군이 생전에 살았던 고택에 잠시 머물렀다가는 시간을 갖습니다. 주변을 둘러보던 중 고택 뒷마당에 예쁘게 무리 지어 피어 있는 상사화 군락을 발견합니다. 상사화는 꽃이 필 때 잎이 피지 않는 생태적 특성이 있기에, 이를 빗대어, 잎과 꽃이 서로를 그리워하면서도 만나지 못하는 상사화로 부릅니다. 일반적으로 매년 가을이 되면 세상을 빨갛게 물들이는 꽃무릇도 상사화로 알려져 있지만, 꽃무릇과 상사화는 엄연히 다른 꽃입니다. 조금 더 자료를 찾아보니 가을에 피는 꽃무릇은 일본이 원산지이고, 상사화는 여름에 피는 우리 토종 꽃이라고 나와 있습니다. 수백 년 된 오랜 고택 문을 액자 삼아 피어있는 자태 고운 상사화 군락 모습에 잠시 취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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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충사 여름 산책길 풍경 : 충무공 고택에 핀 상사화 군락▲ 현충사 여름 산책길 풍경 : 충무공 고택에 핀 상사화 군락


현충사 가장 깊은 곳으로 이어지는 산책길에서는 이름 모를 여러 종류 버섯이 푸른 잔디밭 사이에서 꽃처럼 막 피어나고 있습니다. 어느덧 가을이 우리 곁에 오고 있음을 알려주듯 서서히 보라색으로 물들 채비를 하는 좀작살나무 열매도 볼 수 있습니다. 고개를 들어 나무 위를 살피는 도중에는 제 인기척도 느끼지 못한 채 무한정 낮잠을 청하느라 정신없는 청서 친구도 만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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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산현충사여름풍경스케치 7▲ 현충사 여름 산책길 풍경 : 야생버섯, 좀작살나무 열매, 청서

모든 산책 일정을 마친 후 충무문으로 되돌아옵니다. 충무문 옆쪽에 조금 특별한 방문자 쉼터가 있어 유용하게 이용할 수 있습니다.
작은 도서관을 표방하는 이곳에 머무르며 시원하게 목도 축이고, 사진 확인도 하고, 이곳에 비치되어 있는 책 구경도 하면서 현충사 여름 생태 나들이 이야기를 마무리합니다. 언제나 그렇듯 길 위에서 자연과 생명을 만나는 순간은 늘 즐겁고 경이롭습니다. 평범하지만, 결코 평범하지 않은 의미 있는 현충사 여름 산책길 추억입니다. 

23▲ 현충사 여름 산책길 풍경 : 충무문 인근에 있는 방문자 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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